유럽 북미 중남미등에서 경제블록화움직임이 거의 확정된 구도를 가지고
추진되고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만의 외교부책임자가 중화공동시장창설을
제의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세계최대의 인구를 포용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 홍콩을 한데 묶어 한어권을 경제블록화하자는 구상이다. 그
실현성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우선 그 공동시장의 거대성과 잠재력에 관심을
쏟지않을수 없다. 대만과 홍콩의 기술과 자본,그리고 중국의 막대한
천연자원과 저임노동력이 결합하게 되면 거대한 자체시장과 대외경쟁력을
함께 갖출수 있기때문이다.
우리가 범중국어권 경제시장구상에 대하여 그대로 지나쳐버릴수 없는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다른지역에 비하여
경제블록화추진이 논의만 있을뿐 구체성이 없는중에 이런 발상이 나온것이
첫째 이유이다. 두번째는 경제블록이 일반적으로 배타성을 지녀 우리의
해외시장활동에 제약을 가할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대만 홍콩
중국이 모두 우리와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비록 이 구상이
아직 임신도 안된 상태이지만 그것이 태동했을때 몰아칠 파장이 크기
때문에 예의 주시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중국 대만 홍콩간에는 지금도 홍콩을 중개로 하여 간접적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측이 통상 통행 통우라는 3통을 주장하고 있으나
본토에의 예속을 겁내는 대만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측이 공동시장 제안을 했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다. 또한
홍콩이 97년에는 본토에 귀속되게 되어있고 시장경제체제는 그대로
유지하게 된 점과 상관된 포석일수도 있다. 중국측에서도 정치적
중국통일에 앞선 경제적 중국통일로서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측의 중국통일 10개항원칙에는 "대륙은 사회주의체제를 실시하고
대만은 자본주의 제도를 실행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장기간 공존,함께
번영을 누린다"는 조항이 있다. 한편 중국자체도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어 공동시장형성은 기술적 장애가 있을 뿐이지 원칙에선 문제가
크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구상에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대한 대응은 기술의 우위를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 어떤
경제블럭이 배타적 장벽을 높인다해도 우월한 기술이나 제품은 그들이
스스로 필요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같은 장벽을 뚫고 들어갈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