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적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원화
환율을 대폭 조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 하면서 달러화 매물이 나오지 않아 외환거래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상오 외환시장이 개장되자
외국환은행들이 일제히 달러화 매입주문을 냈으나 매도세력이 거의 나서지
않아 환율이 급격히 상승, 개장당시 달러당 7백31원20전으로 전날의
매매기준율 7백29원90전보다 1원30전이나 올랐다.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상승, 상오 11시경
7백32원선을 돌파한 뒤 폐장당시에는 규정상 하루 최고상승폭인 2원90전이
오른 7백32원80전에 달했다.
특히 오후에 접어들면서 매도세력이 거의 자취를 감추어 상한가인
7백32원80전에서 호가만 될 뿐 거래는 중단됐다.
장이 끝난 뒤에도 일부 외국환은행들이 상한가보다 달러당 1원가량
높은 7백33원대로 주문을 내기도 했으나 이같은 높은 호가에도 불구,
매물이 없어 거래가 성립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날 외국환은행간에 거래가 체결된 환율을 가중평균하여
고시하는 매매기준율은 13일 달러당 7백32원20전에서 30전에 달해 지난해
3월 시장평균 환율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환은행들이 이처럼 일제히 달러화 매입에 나선 것은 국제수지
적자가 확대됨에 따라 정부가 조만간 방어대책으로 환율을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소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8월들어 수출이 부진한데다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입대금
결제를 위한 외환수요가 크게 늘어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이론적으로도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앞으로 당분간 외국환은행들의 달러화매입
러시현상이 계속되고 그 결과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수요초과로
대미달러환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국제수지 방어대책으로 원화의 평가절하를 추진할 경우
환율 상승폭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욱 큰 폭으로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원화의 환율은
달러당 7백60원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