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대형 여행업체 세기항공의 부도사태가 국내
관광업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여행업체의 하나인 세기항공이 지난
20일과 23일 두차례에 걸쳐 1억3천5백만원의 부도를 냄에 따라 이 여행사에
선수금을 지불하고 관광객 송객을 받아온 관광관련 이용시설업체들도
자금난으로 인한 영업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세기항공의 부도액수는 일차적으로 1억3천5백만원에
머물고 있지만 이 여행사가 호텔, 항공사와 외상거래한 액수와 토산품점,
면세점, 관광사진업체 등으로부터 관광객을 송객해 주는 댓가로 받은
선수금을 합칠 경우 실질적인 부도액수는 수십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특히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토산품점, 사진업체, 면세점 등
관광이용시설업체로부터 세기항공이 받아놓은 선수금이 적어도 2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 업체들의 영업위기가 심각한 상태다.
세기항공이 연쇄부도로 망할 경우 이들 관광이용시설업체들은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이 여행사에 지불한 선수금을 전혀
회수할 수 없게돼 극심한 영업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최근 세기항공 부도사태 관련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수습방안에 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항공의 부도사태는 관광이용시설업체들이 여행사에 지불하는
선수금 문제의 부당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영업규모가 큰 호텔과 항공사는 여행사로부터 보증금을 받아놓고 있는
반면 영세업체인 이용시설업체들은 오히려 송객의 댓가로 선수금을
여행사에 지불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어 여행사가 망할 경우 선수금
회수가 불가능,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는 관광이용시설업체들이 여행사가 보내주는 관광객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여행사의 횡포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세기항공의 부도사태를 계기로 국내 여행사들이
이용시설 업체를 상대로 받아놓은 선수금에 대한 교통부 등 관계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당국의 단속이 미흡해 여행사가 관광이용시설업체에 요구하는
선수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 여행사의 도산이 이와 관련된
이용시설업체들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져 관광선진화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 업계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