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제2인자인 김정일 노동당 서기가 오는 3일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북경 소식통을 인용,
2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김서기의 이번 중국 방문은 내정면에서 김일성 주석을
보좌해온 그가 외교면에서도 후계자로 등장하는 것을 중국측에 통고,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의 후계체제가 내정 및 외교
양면에서 사실상 본격화된다는 사실을 의미하게 됨으로써 한반도
통일문제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진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오는 15일 김주석의 79회 생일을 앞두고 최대 우호국인
중국에 인사를 함으로써 후계체제 강화를 대외에 선언하는 의미도 들어
있다고 말하고 김서기는 지난 83년 고 호요방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으로
북경을 방문, 등소평 중앙군사위 주석(당시) 등 중국 지도자들과
회담했으나 그런 사실이 수개월간 공표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김서기는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이
모스크바로 돌아간 직후 북경에가 3일 정도 머물 예정인데 그가 바로 이
시점을 잡은 것은 한국의 유엔 단독가입 신청 움직임에 이해를 보이고
있는 소련의 속셈과 이에 대한 중국측 반응을 탐색, 북한의 외교전략을
재구축하는 한편 오는 5일 북경을 방문하는 나카야마 일본
외상에게 중국이 "압력"을 가해 난항을 겪고 있는 대일수교회담을
타개주도록 요청하기에 적절한 시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중국의 소식통
은 밝혔다.
이 소식통은 특히 북한이 최대 관심을 갖는 유엔가입문제를 둘러싸고
올 가을 유엔총회에서 남북한 동시가입을 주장하는 한국과 남북 공동의석을
내세우는 북한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한국이 단독가입을
신청할 경우, 중국의 거부권 행사여부가 초점을 모으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은 소련이 중국에게 기권을 종용하지 않을까 바짝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서울의 소식통을 인용, 한.소 국교수립, 한.중
접근, 북한.일수교교섭등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속에서 북한이
김서기를 무대에 등장시켜 새로운 외교적 전개를 노리려하고 있다면서
이달 29일부터 평양에서 국제의회연맹(IPU) 총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적
고립 탈피에 안간힘을 쓰는 북한은 이번 김서기의 중국 방문을 통해
국제사회 복귀를 위한 지침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