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철을 맞아 심부름 대행업체들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의뢰를
받아 불법으로 응시생에 대한 신원조회 업무까지 해주고 있어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기업,경찰컴퓨터조회 말썽나자 편법활용 ***
기업들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노사분규 원천봉쇄책의 하나로
위장취업자나 시위 전력자등 이른바''성분특이자''를 가려내기 위해 경찰의
범죄경력 컴퓨터조회를 활용 해 왔으나 이에 따른 금품수수및 응시생들의
항의사태등으로 물의가 발생하자 올해 부터는 심부름센터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H그룹의 인사담당 김모대리(32)는"지난해까지는 부서원이 직접 경찰
관계자에게 신원조회를 부탁해 왔으나 성적이 우수한데도 시위전력등으로
떨어진 응시생들의 진 정등 항의사태가 급증하고 경찰 컴퓨터이용에 따른
금품수수가 사회문제화 돼 올해는 심부름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부름센터는 민원서류대행,행방불명자 소재파악,각종물품및
우편물배송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으나 신입사원을 모집하기 시작하는
10월말부터는 기업들의 신원조회 요청이 쇄도,직원들이 조회 업무에 거의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 심부름센터도 경찬관계자통해 신원파악 ***
대부분의 심부름센터는 기업으로부터 서류전형이나 필기시험에
합격,최종면접을 남겨둔 응시생들의 주민등록증 번호와 이름을 넘겨받아
담당직원이 평소 친분이 있 는 경찰관계자를 통해 알아 낸
컴퓨터조회결과를 기업들에게 통보해 주는 식으로 영 업을 하고 있다.
이같은 조회방법은 현재 치안본부,경찰국,전국경찰서등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경찰 관계자라면 누구나 신원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현재 경찰의 컴퓨터조회건수는
모두 1천만건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기업이나
심부름센터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컴퓨터조회는 범죄수사및 검찰송치시 범죄경력조회등으로
사용목적이 제한돼 있으며 무단 사용자에 대해서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처벌사례는 극히 드문
실정이다.
민주화변호사모임의 박원순변호사는"심부름센터들이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나 신 원조회 업무까지 대행하고 있는 것은 전과조회 법규등 개별
법률을 위반한 불법영업 행위"라고 지적하고"이같은 불법조회는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컴퓨터조회가 지금처럼 계속
남행될 경우 불신사회를 조장할것"이라고 말했 다.
국제인권옹호 한국연맹 이종목상임위원(58)은"연맹에 찾아온
응시생들의 불합격 사유를 알아본 결과 대부분이 신원조회를 통한
성분심사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은 때 문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불법조회는 일종의 국민에 대한 도청행위로서 대 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