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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폭락론은 왜 귀에 쏙쏙 들어올까?

    4·10 총선이 끝났습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듣기 부담스러운 말들이 난무했습니다. 내가 좋고 능력 있으니 뽑아달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더 나쁘니 나를 뽑아달라는 선거운동입니다. ‘차선(次善)’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라고는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막말에 짜증부터 납니다. 이를 확대해서 재생산하는 방송이나 유튜버들도 마찬가지입니다.인지심리학자들은 이런 심리적 특성을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부정성 편향 또는 부정성 효과(negativity Effect)는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에 더 주목하고 평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은 인간의 인지적 특성으로 생존을 위해 위험을 회피하려는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정보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경고로 작용해 우리가 위험을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중요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예를 들면 미디어에서는 부정적인 정보가 더 많이 보도되고, 광고나 마케팅에서도 부정적인 정보가 더 효과를 발휘하는 겁니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장점과 단점이 동일한 비중으로 제시돼도 사람들은 단점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을 악용하는 겁니다. 선거운동이 대표적입니다.비단 선거운동만이 아닙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폭락만을 주장하는 전문가들과 자칭(?) 전문가들이 넘쳐납니다. 현재 주택시장을 예측하는 다양한 지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정적인 숫자들도

  • 벌써 5억 '껑충'…"GTX만 믿고 있다가 큰일 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소식에 집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30일 운행을 시작한다고 하니 수서 역세권은 집값이 2억~3억원 급등했고 동탄 역세권도 5억원 이상 폭등했습니다. 기존 90분이 걸리던 거리를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하니 이용자가 몰릴 것으로 보입니다.그런데 열차가 생각보다 자주 오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출근 시간 배차간격은 17분, 기타 시간대는 20분이라고 합니다. SRT 노선을 공유하기에 배차간격이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고 합니다. 한 번에 탈 수 있는 인원이 1000명가량이니 GTX를 타고 출근하려면 한 시간 전에 가 있어야 할 전망입니다.출근길에 자칫 한 두 번 놓치면 지각할 수 있으니 동탄에서는 동탄역 주변 초역세권 아파트만 효과를 볼 것 같습니다. 출근 시간 수서역에서 동탄역으로 가는 이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수서역 주변은 아파트보다 퇴근 후 GTX를 타러 몰려드는 직장인들을 상대로 한 F&B 사업이 잘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그러면 GTX A노선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은 어떨까요. 역시 파주 운정역에서 탑승객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이들은 최대한 GTX를 이용할 테고, 그러면 중간에 있는 킨텍스역이나 대곡역, 연신내역 등에서는 출근 시간대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될 것입니다. 주변 호재도 금방 사그라들 겁니다.GTX B노선도 송도에서 신도림역이나 여의도를 오가면서 출근 시간에 큰 도움을 받겠지만, 인천시청이나 부평역 주변이라면 그냥 지하철을 이용할 겁니다. 마석에서도 청량리로 가는 분들이 주로 이용하면서 평내호평, 별내, 망우에서는 이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GTX C노선도 덕정에서 대부분

  • 서울 인구 줄어드는데 집값 떨어질까요?

    통계청에서는 매월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발표합니다. 2023년 국내 인구의 이동자 수는 총 612만9000명으로 2022년과 비교하면 조금 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구 이동률은 12%로 높은 편입니다. 전체 인구의 10분의 1보다 많은 인구가 1년 만에 이사를 하니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과 비교해봐도 우리의 인구이동 통계는 놀랍습니다. 미국은 8%대, 일본은 3%대의 이동률을 보입니다. 미국의 주나 일본의 도도부현을 벗어나는 이동은 1%에 그치지만 우리나라는 시도를 벗어나는 이동률도 4%대로 미국과 일본의 3배 수준입니다. 국토가 좁으니 시도를 벗어나는 이동률이 높은 듯도 합니다. 완전히 다른 곳에서 생활 터전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좀 놀랍다는 생각도 듭니다.주택의 수요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단위는 인구입니다. ‘수요의 양’이라고 언급되는 인구가 줄어들면 수요의 질인 소득, 수요의 범위인 외지인 매입 그리고 고령화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계층별 인구 등 여타 주택의 수요가 늘어나도 다 부질없습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은 장기적으로 주택수요가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입니다. 따라서 인구의 사회적 증감인 인구이동에 주목해야 합니다.전 연령층에서 인구가 순 유입된 시도는 인천과 경기입니다. 수도권의 인구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서울은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2018년만 하더라도 무려 11만명이 순 전출하면서 인구가 줄었는데 작년에는 3만1000명이 순 전출해 인구 감소는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은 전국에서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많이 순유출이 발생하는 시도 1위를 고

  • 1월 거래량 늘었다는데…집값 상승 조짐일까?

    주택시장의 선제지표로 흔히 거래량을 꼽습니다. 주택은 정가가 없기에 거래가 활발해지면 매물이 감소하고, 오히려 수요는 증가하게 되면서 가격이 오른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과거 주택 거래량과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시차를 두고 비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주택 시장도 이런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회복세에 이어 상승 전환했던 주택 시장은 4분기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거래량이 맥을 같이 했는데,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월에는 4000건을 넘어서며 매매가격도 상승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9월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연말 1790건으로 마무리됐고, 주택 매매 가격도 하락했습니다.그렇게 줄었던 거래량은 올해 1월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미 2300건을 넘었는데, 신고일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0건에 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1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주택 가격 상승의 징조로 볼 수 있을까요? 거래량으로 가격 향방을 가늠한다는 논리가 현재 주택 시장에서도 유효할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분석했습니다.거래량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노원, 송파, 성북, 강남, 강서 순으로 거래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5개 구가 전체 25개 구 거래량에서 32%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지역의 첫번째 특징은 아파트 가구 수 자체가 다른 지역구 대비 많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구 수는 약 170만 가구인데, 해당 5개 지역의 세대수를 합하면 약 60만 가구로 전체의 36%를 넘게 차지합니다. 그만큼 거래가 많을 가능

  • "月 4500만원씩 내고 산다"…초고가 월세, 왜 계속 오를까?

    금리가 높아지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차시장의 비중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그래도 전세가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1~7월) 서울의 비(非)아파트 임대차시장의 월세비중은 이미 60%를 넘었습니다. 비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세금 미반환의 문제로 전세의 안정성과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보입니다. 아파트의 월세가격은 하락 중입니다. 작년 7월 전국 평균 월세가격은 82만4000원이었으나 올해 7월에는 81만6000원으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세가격이 하락해 전세에서 월세로의 환산금액이 줄어든 탓이 큽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월세가격은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월세는 금리가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초고가 월세가 더 큰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초고가 월세는 주거선호지역의 선호단지라서 거래가격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주변지역, 외곽으로 그 영향이 미치기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1월부터 7월까지 거래된 초고가 월세아파트 10개를 살펴봤습니다. 2020년 평균 보증금은 3억원, 월세는 1120만원이었던 초고가 월세 아파트가 2023년이 되자 평균 보증금은 무려 8억4000만원에 월세는 252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2022년 보증금이 전년과 비교해 아주 조금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월세가격은 오히려 더 많이 올라 시간이 지나면서 월세가격은 더 많이 올랐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초고가 월세 아파트는 면적이 큽니다. 2023년에는 평균 255㎡(약 77평)이나 됩니다. 2022년에는 평균 284㎡(약 86평)이었습니다. 2023년(1~7월) 서울에서 거래된 가장 높은

  • "한 푼 두 푼 모아 내 집 마련?…말도 안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면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바빠지는 듯합니다.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즉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고 상승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슈가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주택가격 상승이 일시적이고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논리 중 가장 강력한 것은 현재 집값이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주택가격이 높은데 어떻게 이 가격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이들의 주장을 강력하게 반영하는 통계지표는 PIR(Price Income Rate) 입니다. PIR이란 소득대비 주택가격의 비율로서 연소득을 모두 모아 주택을 구입하는데 걸리는 기간을 이야기합니다. 가구의 주택구입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주택가격의 수준을 평가할 때 많이 인용됩니다. 예를 들어 PIR이 10점이라고 한다면, 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 동안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IR은 가정의 불합리성과 이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소득을 모두 모아 집을 사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소득으로 저축도 하지만 소비도 합니다. 따라서 소득을 몽땅 모아 집을 사는 경우는 현실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확히는 소득보다는 가처분소득이 더 현실적입니다. 소득수준별, 주택가격별로 PIR을 분석해보면 소득1분위보다 소득5분위(고소득자)가 집을 사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물론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고소득자가 높은 가격의 집을 구입하더라도 자가보유율이 훨씬 더 높습니다. 이는 고소득자가 소비지출 이후에도 남아있는 소득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처분소득, 더 정

  • 수능 '킬러문항' 없애면 강남 집값 떨어질까

    이른바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곳은 명문 고등학교와 대형 입시학원이 몰려있습니다. 자녀를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고 학교 근방인 대치동 학원 거리에 수월하게 가기 위해 집을 근방에서 찾습니다. '강남불패'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연례행사로 불릴 만큼 관심이 집중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된 얘기입니다. 학생들의 변별력을 기르기 위해 생겨난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강남 3구 집값과 전셋값이 흔들릴까요. 강남구 압구정동은 최근 재건축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단지를 조성하고 한강을 걸어갈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보행교를 이용하면 서울숲도 걸어서 다녀올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서울 한복판에 가장 멋진 주거단지를 만들겠단 겁니다. 강남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이유 가운데 분명히 '교육'이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강남은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주거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게다가 강남엔 정보기술(IT)과 금융사들이 몰려 직주근접으로도 최고입니다. 교육의 역할이 줄어도 집값이나 전셋값이 내릴 이유가 없단 얘기입니다. 최근 몇 년 새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가 최근 주목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제주도'입니다. 서귀포시에 있는 '영어교육도시'엔 국제 학교가 여럿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잘 산다는 사람들은 물론 중국 부유층 자녀들도 이곳으로 몰려온다고 합니다. 대부분 아이들이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 학원에서든 집에서든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합니다. 그런데 국제학교에선 '킬러문항'에 대한 고액 과외를 받지 않아도 미국 명문

  • 미분양보다 '미입주'가 더 큰 문제입니다

    주택시장에는 다양한 지표가 있습니다. 이 지표들은 시장을 예측하거나 정책적 의사결정을 하는데 중요합니다. 주택이라는 상품은 기획부터 시작해서 입주에 이르는 절차를 차근차근 밟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의 결과물을 우리는 주택이라고 생각하지만 법률적으로 주택이 되는 시기는 입주 이후입니다. 이 전까지는 분양권(입주권)이며 준공 후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일 따름입니다. 주택공급을 분석할 때도 분양보다는 입주를 우선시합니다. 분양하면 대부분 입주로 이어지지만 둘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차가 존재압니다. 그러므로 공급량을 파악해서 주택시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입주물량이 더 중요합니다. 최근 특정지역에서 주택미분양이 집중돼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있는데 이는 3년전 분양했던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하기 때문입니다. 대구를 예로 들면 주택경기가 활황이었던 2017년 이후 4년 남짓한 기간동안 11만가구 이상이 분양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입주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공급과잉은 미입주로 이어지면서 미분양물량을 해소하는 것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과 전세가격 하락으로 미입주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할인분양과 전세전환이라는 마케팅을 통해 미분양물량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같은 금융시장의 규제로 인해 자금을 맞추기도 어렵고, 전세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입주 잔금을 맞춘다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분양과 달리 미입주는 사회적 파급효과가 훨씬 큽니

  • 요즘 MZ세대가 집을 사지 않는 이유

    집을 가진다는 것은 모든 이들의 꿈이지만 평생 계획하는 가장 큰 투자 중 하나입니다. 주택가격이 올라가고 금리가 낮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시장으로 몰려듭니다. 주택수요가 늘어나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는 당장 집을 사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주택수요자들이 많지 않습니다. MZ세대들은 더욱 그러한데 이들은 첫 주택구입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미국과 같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바로 독립하는 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 함께 집에 머물면서 유주택자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 세대보다 유주택자 비중이 높지 않다는 얘깁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이전세대와 비교해 소득이 높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MZ세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이전세대보다 가난합니다. 2022년말 현재 서울의 주택구입물량지수(주택구입능력을 측정하는 지수)는 3.0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서울의 중위소득 가구가 보유한 순자산과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받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100채 중 3채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2012년에만 해도 이 수치는 32.5로 30이 넘었습니다. 두 번째는 혼인율의 저하입니다. 결혼하지 않으니 집을 구입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겁니다. 1992년 9.6명이던 조혼인율은 30년 후인 2022년 현재 3.7명으로 떨어졌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960년대 배우자 또는 파트너와 함께 사는 25~34세 인구의 비중은 80%였습니다. 2020년에는 이 비중이 6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결혼이나 자녀계획과 같은 인생의 굵직한 이벤트는 주택구입의 전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늦은

  • 세계 주요도시 집값, 예상보다 빠른 반등 이유는?

    영국건축협회(National Building Society)에 따르면 영국의 주택가격은 7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올해 4월에 0.5% 상승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낮은 수준입니다.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주택시장이 '완만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가계의 재정이 여전히 어려움에 처해있고 평균 소득 또한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도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영국의 모기지 금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훨씬 낮아졌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금리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반기에 급격히 떨어지면 주택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더 긍정적으로 바뀔 겁니다. 추락하던 호주 집값도 두 달 연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바닥을 찍고 반등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주의 주요 부동산지표인 코어로직 전국주택가격지수(CoreLogic’s monthly Home Price Index)가 4월달에는 0.5% 상승했습니다. 시드니가 1.3%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시드니는 팬데믹 기간동안 집값이 30%가량 폭등했다가 금리인상으로 가장 빠르게 하락했던 곳입니다. 호주 또한 중앙은행(Reserve Bank Board)의 금리정책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지난 3월부터 반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민자들이 증가하고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대료가 폭등한 원인도 큽니다. 호주 최대은행인 커먼웰스뱅크(Commonwealth Bank)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들의 집값이 올해와 내년 각각 3%와 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미국 주요도시의 집값도 8개월만에 반등했습니다. 올해 2

  • 전매제한 완화됐다고 시장이 살아나진 않습니다

    지난 7일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됐습니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및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전매제한 기간이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줄었습니다.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됐더라도 곧바로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분양권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는 부족할 전망입니다. 제도개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추가적인 법령개정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우선 국내에서 청약 아파트 인기가 높은 이유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서입니다. 청약에 당첨되는 순간부터 사실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겁니다. 분양권 자체에 차익을 붙여 타인에게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이렇게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파는 행위를 불로소득 또는 실수요가 아닌 자들의 이익 창출 수단, 즉 투기로 본다면 이를 규제하는 것도 합리적입니다. 그렇기에 분양권, 더 나아가 주택 전매 기간을 설정해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의도를 정책으로 구현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최초 입주하지 않는다면 실수요가 아닌 것으로 보겠다'는 실거주 의무기간입니다.물론 명분도 있고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규제는 과하게 적용할수록 문제의 소지나 반발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과도한 규제의 정상화'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전매제한 완화도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사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다만 이번 조치로 분양권 시장 등이 가시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정책목표와 수단은 시장 활

  • 다시 들썩이는 집값, 지금 사야 할까?

    직장인 이 모씨(41세)는 3년 전에 매입한 아파트를 작년 연말에 팔아 현재 무주택입니다. 팔고 나니 집값이 뚝뚝 떨어져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뿌듯했습니다. 근데 갑자기 한달 전부터 거래량이 살아나더니 집값도 오르기 시작합니다. 올해 6월에 늦은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 다시 집을 사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데이터만 보면…"지금은 집값 상승중"6개월 이상 계속 떨어지던 서울 서초구와 강동구 아파트값이 하락을 멈췄습니다. 지난해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세종시 아파트가 1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경기 용인은 아파트값 하락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곳곳에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 주(2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떨어져 전주(-0.16%)보다 하락 폭이 소폭 줄었습니다. 지난달 첫째 주(6일 조사 기준) 이후 7주째 하락 폭이 감소하고 있습니다.반값 아파트도 거래 이후 가격이 반등하면서 바닥 신호라는 얘기를 하고 있죠. 세종시 다정동 ‘세종e편한세상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말 신고가(11억2000만원·2020년 11월)보다 48% 내린 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후 5건의 매매 계약 모두 6억원대 후반에 체결됐습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그린스퀘어’ 전용 125㎡는 올해 1월 5일 13억5000만원(41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직전에 지난해 6월에 거래된 12억5000만원(13층)보다 1억원이 뛴 가격입니다. 거래량도 늘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3월 23일까지·계약일 기

  • 서울 아파트값으로 포도밭 딸린 유럽 대저택 살 수 있다는데…

    넓은 들판에 펼쳐진 포도밭(vineyard)과 와이너리(winery)가 딸린 대저택 매물들이 쏟아지고 있답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금리 상승과 원가 폭등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입니다. 일단 가격이 저렴합니다. KB국민은행의 2월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12억5000만원)보다 낮은 곳이 수두룩합니다.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살 돈이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은 물론 미국과 아르헨티나 같은 세계 유명 와인 산지의 그림 같은 집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이에 따른 혜택도 큽니다. 대부분의 와인생산국들은 외국인이 이런 부동산을 매입할 경우 장기거주비자 신청이 가능합니다. 영리사업 또한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주요 와인생산국가의 와이너리 매물 시세가 떨어지는 추세랍니다.서울의 아파트 한 채 가격도 되지 않는 이 저렴한 매물을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렴한 초기 투자비용만을 생각하기엔 매입 이후의 운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을 활용한 사업은 끊임없는 협상을 하면서 운영해야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허가와 직원고용, 라이선스, 보험 같은 사업 수행이 뒤따르게 됩니다. 따라서 12억5000만원이 아닌 몇배의 자금이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최근 와이너리들이 와인 생산 대신 전원풍경을 중심으로 한 숙박사업으로 방향을 트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큽니다.한때 중세시대의 고성이 매물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 가격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홍콩의 방 한 칸 아파트 가격이면 중세시대 이탈리아의 고성을 무려 두 채나 살 수 있었습니다. 유로존 재정위기 당시에는 폴란드가 중세 고성 140채를 시민권을 부여하

  • 공사비도 땅값도 오르는데…아파트값이 떨어질까요

    미국 단독주택의 건축비가 전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습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가 최근 건설비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평균 주택판매가격의 60.8%가 건축비용으로 구성됐다고 합니다. 나머지 구성 요소 중에는 토지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겁니다.2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은 6.0%로 1월의 6.4%에서 조금 하락했습니다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 중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주택가격입니다.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주택비용은 현재 인플레이션의 70% 이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은 주택의 건축비용이 좌우하고 있습니다.한국의 경우 전체 주택판매가격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보다 더 높습니다. 이는 미국은 대부분의 주택유형이 단독인데 반해, 한국은 아파트이기 때문입니다. 단독주택은 땅이 넓기 때문에 건축비보다는 토지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대지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서울의 경우 땅값이 높기 때문에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미국보다는 한국이 공사비의 상승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공사비만이 아닙니다. 주택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땅 값도 오르는 중입니다. 2022년 수도권의 아파트 실 거래 가격은 무려 20%가 넘게 하락했지만 땅값은 3%대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도인데 작년(4.31%)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줄었지만 3.11% 상승했습니다.공

  • 주택보급률 떨어졌다는데…공급은 충분할까요

    주택보급률이란 주택공급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양적지표로서 국내 주택수급 사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이 수급지표가 계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주택공급 물량은 충분하다고 했지만 1~2인 가구 분화 등 수요증가를 예측하지 못한 결과로 판단됩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가구별 맞춤형 주택공급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등록센서스 기준으로 살펴본 2021년 전국 주택보급률(일반가구 수 대비 주택 수 비율)은 102.2입니다. 수도권은 96.8, 서울은 94.2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4만가구 이상의 아파트 입주물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천도 97.5에 불과합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 평균과 비교해도 낮은 비율입니다. 더 큰 문제는 주택보급률의 추이입니다. 당연하게 2019년까지 주택보급률은 늘었습니다.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이 동일한 추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주택보급률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주택보급률이 하락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가구수가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규모의 주택이 공급되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2020년 전국 기준으로 가구 수는 2.87%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주택수는 1.71% 증가에 그쳤습니다. 이는 2019년과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2021년은 더욱 심각합니다. 가구수는 2.49% 증가했는데 주택수는 1.12%만 늘었습니다. 수도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던 지방의 경우에도 2021년 주택수 증가율은 0.75%에 그쳤습니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주택보급률 통계는 가구 수에 대한 기준과 집계방식의 문제로

  • 좀 떨어졌는데…이제 집 사도 될까요

    "지금 내 집 마련을 해도 될까요?"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주택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판단과 기준으로 하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의사결정에 참고자료나 도움을 주는 정도의 역할에 그칩니다. 내 집 마련을 결정하는 3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판단은 오롯이 주택수요자 여러분의 몫입니다.첫 번째 판단기준은 “아파트 가격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인가?”입니다. 2022년 실거래가 기준으로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은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미래겠죠. 앞으로도 아파트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관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니라는 판단이라면 급매 등 조건이 맞는 주택을 지금 매입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바닥을 알아채는 것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릎 정도에서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두 번째 판단기준은 “당분간 더 싸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를 학계에서는 재조달원가라고 표현합니다. 재조달원가의 구성비율은 토지와 건축비입니다. 이 구성원가가 내년에 더 떨어진다면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면 안되겠죠. 청약 등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토지와 건축비 모두 내년에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가 여전하고 심지어 중국의 경제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두 번째 판단기준은 첫 번째 판단기준인 가격과도 연결되는 변수입

  • "금리 하락·대출규제 완화…아파트 거래량을 주목하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559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이전 10년 월별 매매거래량 평균이 1만건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거래절벽도 이런 절벽이 없습니다. 이후 매매거래량은 계속 증가해서 12월에는 835건으로 2022년2월(821건)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의미 있는 움직임은 2023년부터입니다. 1월 거래량은 1417건으로 집계돼 작년 가장 적었던 거래량과 비교하면 2.5배를 넘어섰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시기는 아직 실거래건수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2월의 거래량입니다. 3월6일 현재 1506건으로 1월의 거래량을 이미 추월했습니다. 경기도도 유사합니다. 작년 9월 최저거래량(2606건)을 기록한 이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드디어 2023년 1월 거래량이 4588건으로 집계되어 최저거래량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3월6일까지 집계된 2월 거래량은 5180건으로 이미 1월 거래량을 추월했습니다.최근 증가하는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계약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로 보여집니다. 새정부 초기의 공급완화 정책에서 최근 대출과 청약제도를 중심으로 한 수요완화 정책이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주택수요자들을 다시 주택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든 주요 원인입니다. 크게 하락한 아파트 가격 또한 이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2022년 서울, 경기, 인천을 가리지 않고 실거래가는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통계 집계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가격이 치솟던 수도권 아파트를 보고

  • "많이 떨어진 아파트에 주목하세요"…부동산에도 '기저효과'

    기업들의 실적 시즌입니다. 이때 자주 들을 수 있는 경제용어가 기저효과(Base Effect)입니다. “기저효과로 좋은 실적이 나왔다”,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등의 해설이 나옵니다. 기저효과란 기준시점에 따라서 경제지표가 원래의 상태보다 크게 부풀리거나 혹은 위축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기준을 잡는 것에 따라서 결과가 바뀌는 것인데요. 일종의 통계적 착시입니다. 현재 갈팡질팡하는 부동산시장의 데이터들도 기저효과를 대입하면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와 정반대의 뜻을 가진 역기저효과도 있습니다.기저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착시효과가 주가나 부동산가격에 심리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자산시장에 투자할 때는 실제 기업이나 부동산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보고 판단해야 하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더 나쁘게 인식되기도 합니다.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폭이 줄었다고 합니다. 주간단위로 1%대씩 하락하던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8%(2월 2째주)의 하락으로 줄었습니다. 하락폭이 줄어든 것이지 하락이 상승으로 반등한 수치는 아닙니다. 최악의 부동산 시장이었던 작년의 경제상황을 기준시점으로 비교하면, 가격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 때문입니다. 0.28%의 하락도 연간 기준으로 집계하면 15%에 가까운 하락률입니다. 심각한 변동폭이지만 매주 1%대의 하락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겁니다.부동산 시장의 데이터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집계하는 방식과 표본 그리고 발표하는

  • 부동산 경기 좋을 때 중개업소 개업하면…

    지난해부터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힘든시기를 겪었습니다. 거래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보니 거래가 말라붙은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요. 그런데 최근들어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회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560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계속 증가해 비수기이지만 작년 12월 거래량은 836건으로 2022년 2월(820건) 수준을 넘어섰습니다.1·3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2023년 1월 이후의 거래량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2월10일 현재 1066건으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습니다. 실거래 건수가 한달 늦게 집계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1월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이후 최고 거래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됩니다.거래가 회복되는 지역은 서울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또한 유사하게 거래가 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최저거래건수(2607건)를 기록한 이후 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3151건을 기록한 이후 1월 들어 현재까지 집계된 2023년 1월의 거래건수는 3893건이었습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2022년 이후 가장 많은 거래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와 금리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부동산 시장은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중입니다. 물론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고 시장이 회복된다면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마냥 좋기만 할까요?부동산 중개비즈니스는 경기의 부침이 큰 산업입니다. 이런 경기산업은 호황일 때 돈을 벌어 불황일 때 버티는 패턴이 필요합니다. 호황일 때

  • 폭등한 택시비, 집값 좌우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택시비가 올랐습니다. 이달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1000원 올라 4800원이 됐고 기본거리도 2km에서 1.6km로 줄었습니다. 심야 기본요금은 시간대에 따라 6700원까지 뛰었습니다.예를 들어 대낮에 택시를 타고 서울 강남구 강남역에서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까지 이동하면 대략 3만6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오지만, 밤 11시 이후가 되면 4만원이 넘어갑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에서 성남 분당구 정자역까지 이동할 때도 대낮에는 3만7000원 정도 나오지만 밤 11시가 넘어가면 5만원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여기에 더해 시간당 요금과 거리당 요금까지 덩달아 올랐습니다. 31초에 100원이던 시간당 요금은 30초당 100원으로, 132m당 100원이던 거리당 요금은 131m당 100원이 됐습니다. 이렇다 보니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체감 택시비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하소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밤 11시 넘어 서울에서 택시를 타면 수도권까지 4만~5만원 정도는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야버스 운행을 늘리고 지하철도 연장 운행 해달라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물론 대중교통 적자를 생각하면 대중교통 연장 운행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간 국내 택시요금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저렴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택시요금 인상이 부담으로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야근이나 원치 않는 회사 회식 등으로 늦은 시간까지 일터에 있다 집에 돌아갈 때 할증이 잔뜩 붙은 택시비마저 내야 한다면 경제적 부담은 물론 감정적으로도 불쾌할 겁니다.여기에 더해 택시가 운행을 꺼리는 지역이라면 더 막막해집니다. 택시 플랫폼에서 호출하면 응답이 없고, 수요에 따른 탄력요금제를 운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