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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기심을 잃지마라

    우물에 빠졌을 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다. 평생토록 잊히지 않아 지키고 산다. 초등학교 다닐 때다. 정확히는 우물 파는 공사장에 떨어졌다. 외갓집에서 아버지 담배 심부름을 하고 대문을 들어서자 마당 한복판에서 소리가 들려 들여다봤다. 그리고는 깊게 파고들어 간 우물 속으로 떨어졌다. 깨어나 안방에 누워있는 나를 보고 놀랐다. 분명히 우물 파는 공사현장을 들여다보려 한 것 같은데 방에 누워있으니 말이다. 떨어진 거는 기억나지 않았다. 안에서 땅 파던 인부에게 떨어져 살았다고 했다. 그 인부가 더 놀라 옆방에 아직 누워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화난 외삼촌은 거의 다 파 들어간 우물을 메워버리라고 했다. 야단칠 게 뻔한 아버지를 얼른 쳐다봤으나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재를 하나 넘는 5킬로 남짓 되는 길을 걸어 돌아오는 두 시간 내내 맘을 졸였다. 언제 야단맞을지 몰라서였다. 고개를 넘어 집이 내려다보이는 데서 앉아 쉴 때 아버지가 느닷없이 “오늘 참 잘했다. 그런 호기심을 평생 잃지 마라. 궁금하면 그렇게 꼭 가서 직접 봐라”라고 했다. 태어나 처음 듣는 칭찬이기도 했지만 야단맞을 각오를 하고 있던 터여서 기억이 생생하다. 아버지는 지팡이 잡은 손을 바꿔 오른손으로 내 머리를 가볍게 두어 차례 두들겨줬다. 이어서 아버지가 지팡이로 풀을 툭툭 치며 가르쳐준 고사성어가 ‘타초경사(打草驚蛇)’다. 나중에 커서야 자세히 알았지만, 그날 어둑해질 때까지 길게 말씀하신 거는 유독 기억이 새롭다. 타초경사는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이다. 을(乙)을 징계해 갑(甲)을 깨우치는 것을 비유하거나 변죽을 울려 적의 정체를 드러나게 하거나 공연히 문

  • 구글과 아마존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것?

    빠른 속도로 기술이 진화하고,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뷰카(VUCA)의 시대에 창의력보다 그 원천이 되는 ‘호기심’이 비즈니스 역량과 성공에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되고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심리학 토드 카쉬단(Todd Kashdan) 교수가 20년 이상 호기심과 조직생활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호기심이 높은 상위 38퍼센트의 사람들은 근무하는 기업의 업력이 높고(26년 이상), 글로벌 조직에 근무하며, 더 풍부한 관리 경험(10년 이상)과 더 많은 부하 직원을 적극적으로 관리(11명 이상)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기심이 적은 하위 18퍼센트의 사람들은 주로 제조업이나 로컬 기업에 근무하며, 상대적으로 짧은 관리 경험(10년 이하)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발적인 대량 퇴직과 고용 열풍 속에서 전 세계 기업들이 호기심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리더가 갖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성장과 호기심’을 강조했고, 애플의 CEO인 팀 쿡 역시 애플의 인재상이 ‘Wicked Smart’라고 언급하면서 직원들에게 호기심 역량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의 호기심을 높일 수 있을까?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질문을 통해 더 깊이, 그리고 더 넓게 탐구한다. 이들은 네이버나 구글 검색어에 바로 뜨는 답에 대해 머물지 않고 숙고해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이 인간이 기억력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줄여 줌으로써 사고 능력을 더 창조적인 곳에 쓰도록 해 준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인간의 정신 작용에 대해 과학계가 밝혀낸 모든

  • 다시 신입사원이 된다면?

        “요즘 아주 똑똑한 친구들이 입사하여 매우 기쁩니다. 아마 저보고 지금 입사하라고 한다면 합격된다는 보장이 없지요.” 모 전문 경영인의 코칭 대화 중 이야기다. 그러면서 “ 20-30년이 지나 그들 중에서 CEO가 나올 겁니다. 이들이 어떤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좋을까요.” 했다. 필자가 “어떻게 그들을 성장시키고 싶으세요?” 물었다. 그는 “회사라는 운동장에서 마음껏 재미있게 뛰어놀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