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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쓰레기가 될 뻔 했어

    IMF 때 직원들을 해고하고, 같이 사표를 쓰고 나와 관악산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술을 퍼 마시며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굳이 인사과장이 직원들을 내보냈다고 그만 둬야 할 것도 아니고, 회사 구조조정을 하고 나면 인사과장이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함부로 쫓아 내지도 못한다. 고용보험 신고해야 하고, 인사발령 다 다시 내야 하고, 조직 개편해야 하고, 명예 퇴직금 줘야 하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의리가 있는 사람처럼 사표를 던지고 욕을 먹었다.  공고를 졸업하고 취직이 되지 않아 영등포에서 술 마시고 깡패들과 싸우면서 몇 명 죽일 뻔도 했다. 아무리 공장이 많다고 해도, 내로라할 기술 기능도 없는 공고생을 환영할 곳은 많지 않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날마다 술을 마시며 푸념을 하고 돌아다니다가 못된 애들과 패거리가 져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도 했지만, 그 후 아직까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대학 입시에 두 번이나 떨어지고 충무로에서 취했을 때는 정말,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다. 공장에서 일을 하며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공부를 했는데, 연거푸 2년이나 입시에 떨어지고 나니 희망을 걸 곳이 없었다. 물론, 공장에서 그냥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주변의 땅이라도 샀으면 지금보다 더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당시에도 그 놈의 대학이 뭔지 목을 매달고 있었다.그럴 때마다 도와 준 친구들이 있었고, 읽어서 위로 받은 책이 있었으며, 아름다운 음악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썼고, 스트레스와 긴장을 글로 풀면서 음악을 들었다.  그래서 책이 탄생한 거 아닐까?그림도 그렇고 음악도 그런 거라고 한다. 힘들고 어려울 때 예술이 탄

  • 나는 인간일까 돼지일까 기계일까?

    미래의 어느 날 사고가 난 어떤 사람이 팔과 다리에 기계를 달고 다니게 되었다. 그래서 속이 상해 술을 마시다가 간이 상해서 돼지 배아로 만든 간, 폐, 심장과 신장을 달았다. 그 후에 감기가 걸려 병원에 갔더니 인간 신체의 비율이 50%가 되지 않아 의료 보험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 나는 인간이 아닐까? 인간으로 태어났는 데 돼지가 되는 경우도 있나? 그럼 어느 날 나는 돼지 세포의 비율이 높으니 ...

  • 섣부르게 타인을 판단하지 마라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 아무리 지혜로운 말을 해 주어도 도대체 자기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 생각과 자기 판단에 맹종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또 다른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은 번거롭고 이성적으로 보아 확실한 정보라 해도 수용하지 못한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너무나 잘 알아 익숙한 것, 자기가 실패와 오류를 경험하여 답을 갖고 있는 것, 그래서 누구보다 확고한 믿음으로 보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