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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석유를 중국 위안화로 지불한다면…

     지난 12월 8일 사우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국가수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궁에서 회담하고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석유와 가스를 위안화로 구매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이 원유 거래 시 미국 달러화로 결제하는 관행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아직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위안화 결제 시행에 동의하진 않았다. 이미 수십년간 달러로 지불해왔고, 지구상의 모든 금융시스템이 달러화 위주로 되어있는데다, 미국-사우디 관계가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실제 실행에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깝든 멀든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없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어떻게 될까?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일단 전제는 아직은 달러기축 통화제도가 운영되는 상태에서 사우디석유를 중국 위안화로 지불한다고 보는 것이다. 뭐든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으니 달러에서 위안화로 지불통화가 바뀌어도 나머지 시스템은 유지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사우디가 받은 위안화로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중국에 대한 신뢰와 위안화의 글로벌 무역지급 수단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와 중국 간의 지불 시스템을 만든다면 4가지 방법을 우선 상상해볼 수 있겠다.1.인덱스지금 지구상의 모든 화폐가치의 기준은 달러이다. 그래서 석유의 가격도 달러로 매긴다. 그런데 그 기준을 위안화로 바꾼다면 위안화이 가치를 어디에 두는 지

  • 20차 당대회 앞둔 중국…꼭 챙겨볼 '6가지' 관전포인트

    9617만명의 당원과 230만명의 인민해방군을 거느린 중국 공산당이 오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20차 당대회를 엽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 대회는 연도에 2자와 7자가 들어가는 해에 5년에 한번 개최됩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 대회는 5년마다 한번씩 권력의 분배잔치가 이루어지는 장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6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첫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문제가 아니라 '후계자 지정' 여부입니다. 중국의 주석의 임기는 5년에 한번 연임해 10년을 통치하는 것이 장쩌민 주석 이후 지난 30년간의 헌법에서 정한 주석의 임기 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8년 헌법을 개정해 주석의 연임조항을 삭제해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2022년의 20차 당대회는 개정된 헌법의 주석 임기 신규정이 적용되는 첫 당대회입니다.그간 중국은 차기주석을 임기 5년전에 지정해 국가 부주석과 당교 교장을 맡겨 공산당 핵심간부들을 파악하고 주석을 보좌하면서 통치수업을 받게 했습니다. 이번 20대 당대회에서 최대관심은 포스트 시진핑, 즉 후계자 지정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50대 연령 지도자중에서 국가 부주석이나 당교 교장이 지정되지 않고 60대 후반 및 70대의 원로나 당의 조직부장이 자리에 앉게 된다면 후계자 지정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시진핑이 향후 15년을 더 집권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살펴야 할 것은 시진핑의 호칭입니다. 당장(党章: 당헌)에 지도자의 통치사상을 명기하는 것과 지도자의 호칭을 정하는 것이 또 다른 권력의 크기를 알 수 있게 하는 좋은 시그널입니다. 중국은 지도자의 통치사

  • "방역에서 경기부양으로"…노선 바꾼 중국

    중국 상하이시가 이달 들어 봉쇄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이 펼친 '제로 코로나' 정책은 경제·사회에 미친 영향이 적잖이 컸습니다. 방역을 뒤로 하고 중국은 경제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방향이 방역 강화에서 경기 부양으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습니다.지난 1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 회의를 주재하고, 심각해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시장 주체와 인민대중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 민생을 현지에서 챙기라고 지시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방역제로 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과 고용 충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단 뜻입니다.국무원은 상무 회의에서 '6방면 33종 경제안정조치'를 조속하게 시행하라고 다그쳤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인프라 건설프로젝트에 8000억위안(약 150조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입니다.중국 인민은행과 재정부는 성장을 위해 강도 높은 통화정책도 예고했습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중국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되려 금리를 내리는 결단을 한 것입니다.중국은 최근 급속한 좌경화를 보였습니다. 이에 당과 정부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탈(?)세계화를 완성하고 에너지, 기술, 식량, 군사 부문의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치명적인 결함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앙정부 플랫폼 사업에 대한 규제의 완화와 철도와 교통, 에너지, 수리 건설 등 인프라 관련 대출 확대, 부동산 매입에 대한 모기지 금리 인하 및 지원 확대는 신속히 집행되고 있습니다.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

  • "새 정부, 중국을 알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그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현대차 오너도 만나 미국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중국 부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경제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우리도 참여를 공식화했습니다.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THAAD(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한 데 따라 중국은 여전히 오만한 보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중국은 공식·비공식적으로 뒤끝 있는 보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우리가 IPEF에 참여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자유로운 선택입니다. 중국이 반발한다고 해서 크게 의식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철저하게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 구조상 중국산 원부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 상당합니다. 물론 우리가 반도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등을 무기로 날카롭게 대응할 경우 중국도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우리는 한중간 산업과 품목 간 동조화(커플링) 정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다양한 출구 전략과 대응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작년 요소수 사태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중국은 1978년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성공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에서 핵심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국은 넓은 국토 면적과 15억명에 달하는 인구, 군사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조종하고, 우리 안보와 경제적 운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

  • "한-중 기업인 '패스트트랙' 신속히 재개해야"

    한중 기업인 '입국절차간소화 제도'(패스트트랙)는 2020년 5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양국 정부가 내놓은 '상호 윈윈' 방안입니다. 중국과 한국을 방문하는 양국 기업인들이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으면, 양국 내 '14일간 의무 격리'를 면제하는 등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한 제도입니다.양국 정부는 세계 최초로 시행됐던 이 제도와 관련해 성공적인 국제협력 모델이라고 입을 모아 칭송했습니다. 향후 기업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중국의 일방적인 협력 파기로 사라졌습니다.세계는 중국보다 더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의 이동에 따르는 장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최근 상하이의 전면적인 봉쇄에서 보듯이, 중국이 얼마나 강압과 통제에 능한 나라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독 중국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과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세계는 중국의 봉쇄 조처에 대해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정책이라고 비난합니다. 중국 정부의 통제는 단기간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세계적 추세와 달리 중국의 정상 회복은 늦어지게 될 것이 뻔해 보입니다. 중국 내 정치 일정상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기업인들의 정상적이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이동조차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글로벌 공급망인 중국의 봉쇄가 길어질수록

  • 중국은 왜 '물질만능주의'가 되었나

    중국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물질을 숭배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부자가 되면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사치와 탐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돈을 위해서 부정과 비리에 쉽게 빠져들며, 목숨을 걸기도 합니다. 짝퉁을 만들거나 기술을 훔치고 남을 속이는 짓을 서슴지 않는 것도, 전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입니다.중국 속담에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는 나라입니다. 돈이 없으면 일이 안 되고, 돈이 적으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성공했다고 말하며, 성공의 척도도 그 사람이 가진 돈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심합니다. 한 사람의 성공 여부를 돈으로 판단하는 사회인 셈입니다.돈의 위력은 학교나 병원에서 대단한 영향을 미칩니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나 교장에게 봉투를 건네는 것은 비밀도 아닙니다. 병원에서 실력 있는 유명의사에게 제때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으려면 돈을 먼저 주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중국인들은 상대가 자기에게 쓰는 돈의 액수로 신뢰나 정(情)의 깊이를 재는 사람들입니다. 경조사나 승진, 입학, 졸업, 생일, 이사, 개업 등에는 돈을 주고 받습니다. 뇌물도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 사회에서 돈이 가장 큰 힘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중국인들은 돈을 매우 중시하면서도 부자를 미워하는 마음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기까지 과정에, 반드시 도덕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돈을 중시하는 것은 부자가 되

  • 우리는 중국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인은 우정을 중시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우정은 가장 장려되고 칭송되며 존중받는 문화입니다. 중국인들은 인생에서 지기(知己)를 사귀는 것만큼 소중한 일은 없으며, 세상 어디서든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은 '집에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밖에서는 친구에게 의지한다'고 말합니다.중국 사회에서 수천 년간 우정은 관계형 사회의 기초를 형성하는 신념 체계로 굳어져 왔습니다. 따라서 우정은 중국 문화 구조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신중국 탄생 이후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을 때,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우정은 사회적 자본으로 자원과 권력의 배분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중국의 고전에는 우정을 지키는 고사가 많이 나옵니다. 우정은 인간관계의 백미라고 할 만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춘추전국시대의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의 사귐을 표현한 '관포지교', 조(趙)나라의 인상여(藺相如)와 염파(廉頗) 장군 간의 친구를 위해 목을 내놓을 정도의 사귐을 말하는 '문경지교'를 꼽습니다.공자의 논어에도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며, 중국인의 우정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대(唐代)의 시인 두보(杜甫)도 친구의 사귐이 어때야 하는지 빈교행(가난 할 때의 사귐)에서 친구 간의 변절을 손바닥 뒤집듯이 하는 세태를 개탄하며, 관중과 포숙의 우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난한 때의 우정이 진짜 우정'입니다.삼국지의 도원결의(桃園結義)나 수호지(水滸誌)에 나오는 108명의 영웅호걸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우

  • 최부의 '중국 견문록'엔…"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표해록'은 조선 성종 때인 1488년 최부(崔溥)가 쓴 중국 견문록입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과 함께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평가받습니다. 이 견문록에서 조선 성종 19년(1488)에 종5품의 중앙관리 최부는 추쇄경차관(推刷敬差官)으로 제주로 공무를 집행하러 갔습니다. 그랬다가 부친상을 당해 급히 돌아오던 중 풍랑을 만나 중국에 표류하게 됩니다. 최부의 배는 풍랑에 휩쓸려 제주로부터 13일간 표류해 중국 저장성 태주부 바닷가에 도착합니다. 최부의 표해록은 중국의 저장성을 출발해 닝보, 쑤저우, 항저주, 양저우, 시저우, 창저우, 텐진, 베이징, 산하이관, 랴오둥, 압록강, 의주를 거쳐 136일만에 생환하여 기록한 보고서의 기행문입니다.옛날에는 배가 표류를 당하면 배가 부서지지 않더라도 바다에 빠지거나 기갈에 들리거나 병으로 절반은 희생을 당했습니다. 변방의 군인들에게 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히고 매를 맞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최부 일행은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으면서도 일행 43명 중 한 사람의 낙오나 희생 없이 생환했다는 겁니다.최부는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으면서도 조선 사대부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수준 높은 문장력으로 중국 지방 관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최부에게 공경을 표하고 배불리 먹게 하고 여러 가지 도움을 줬습니다. 아마도 그의 뛰어난 지적 수준과 인품 그리고 사대부의 기개가 엿보였기 때문에 얕잡아 보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조선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明)왕조도 쇄국정책을 펴는 바람에 사신을 제외하고는 외국인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보면 사신 일

  • 중국이 세계적 패권 국가가 되기 어려운 이유

    미국은 100년간 과학과 기술문명을 선도, 유럽과 아시아에 대한 과감한 원조와 미국식 소프트파워로 패권의 정당성을 확보해왔습니다. 하지만 2030년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총량은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패권국으로 올라서면 과연 세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요.현재 시점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중국이 국제 정치와 군사적으로 미국보다 열세일 뿐만 아니라, 무형의 '사회적 자본'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체제의 경직성 문제로 발목을 잡혀 내부적으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사회적 자본이란 사회구성원들의 공유된 제도, 규범, 호혜성, 사회적 네트워크, 신뢰 등 모든 사회적 무형 자산의 총합을 말합니다. 사회적 자본이 잘 확충된 나라일수록 국민 간의 신뢰가 두텁습니다. 이를 보장하는 법 제도가 잘 구축돼 있어, 거래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중국은 이 부분에서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중국은 인구도 많고 지리적으로 넓어, 사회적 자본의 범위와 형태도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사회체제가 견고한 통제로, 자유나 민주 같은 소프트파워가 매우 약합니다.중국 사회는 배금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자발적인 시민사회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체제의 경직성이 매우 심한 나라입니다. 중국에도 인간관계의 형태인 '관시(關係)' 같은 사회적 자원이 존재하고 있으나, 주로 개인의 이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배타적이고 폐쇄성이 강하고 쉽게 부패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자본 역할에는 한계가

  • 돈 싸들고 중국 증시로 가는 사람들

    서방 언론에선 중국위기론이나 금융위기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중국증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4일까지 중국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743억 위안(약 13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4년 11월 후선강통 개통 이후 월별로 최대 순유입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별 직전 최대 유입액은 2019년 12월의 730억 위안입니다.내년 세계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한 무한대의 돈 풀기의 후유증입니다. 월가에는 '돈 뿌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각국의 정부는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막았습니다.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돈풀기를 했고, 덕분에 경기회복은 시켰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자 이제 미국을 필두로 통화단속과 금리인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악마는 약한 놈부터 잡아 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금융의 역사를 보면 미국이 금리 인상하고 돈줄 조이면 재정상태가 취약한 나라, 외환수급이 원할하지 않은 나라부터 금융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미국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작으로 내년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돈줄'을 조이면 전 세계가 따라 갈수 밖에 없습니다. 이미 터키에서 화폐가치 폭락사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젠 무한대로 풀어둔 '돈의 저주'가 도래할 시기입니다. 미국, '돈' 수도꼭지 잠그고…중국은 풀어최근 중국증시로 외국인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만 돈은 반대로 낮

  • 시진핑의 적은 시진핑?…中, 40년 만에 '역사결의'

    사회주의 신중국의 역사는 '역사적 결의'에 따라 구분됩니다. 중국 공산당은 9515만명의 당원을 가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거대 정당입니다. 그래서 5년에 한번 당대회를 개최합니다. 공산당의 최고의결기구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지만 대표들이 자주 모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국대표회의가 개회되지 않았을 때에는 전국대표회의에서 뽑은 205명의 중앙위원이 결정권을 가지고 중요사항을 의결합니다. 중앙위원회는 5년의 임기중에 7번의 전체회의를 개최합니다.이달 8일~11일 중국에서는 '19대 6중전회의'가 열렸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19대 6중전회의는 5년 단위의 당대회가 19번 열렸는데, 20대 당대회전까지 5년간에 열리는 총 7번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중 6번째 회의가 열렸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5년주기의 정치사이클에서 7번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1중전은 당의 인사, 2중전은 행정부 인사 등 이런 식으로 매 회의마다 의결하는 내용이 정해져 있습니다. 유독 6중전은 명확히 규정된 게 없어서 회의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19대 6중전은 40년 만에 1981년 6월에 개최된 11기 6중전에 이어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중국역사에 단 3번밖에 없었던 '역사의 결의'(历史的决议)가 나왔기 때문입니다."과거를 잊는다는 것은 배신이다" 라는 말이 있지만 역사에는 종결자가 없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과거의 역전'을 '미래를 위한 교훈'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역사는 계속적인 전진 방향과 목표를 잡고 미래 발전을 계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중국은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에 역사

  • 중국은 왜 또 베이징에 증권거래소를 만들까?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자본시장을 또 하나 만들었습니다. 중국은 1990년 12월에 상하이증권거래소를 만들었고, 이듬해인 1991년 7월에 선전증권거래소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9월2일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을 발표했습니다.요즘처럼 온라인으로 뭐든 다 하는 시대에 증권거래소가 상하이에 있든 베이징에 있든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이미 상하이와 선전에 2개의 증권거래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베이징에 증권거래소를 또 하나 더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왜 설립지가 베이징인지는 신설되는 베이징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이 요즘 얘기하는 공동부유론의 '균형'과 상관성이 있습니다. 베이징에 만들어지는 증권거래소는 '서비스혁신형 중소기업(服务创新型中小企业)'이 주 상장 대상입니다. 현재 베이징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장외거래시장인 신산반(新三板; 신삼반) 시장이라고 있습니다. 여기엔 7440개 기업이 등록돼 있습니다. 이 장외시장은 기업규모와 특성에 따라 정선층(精选层), 혁신층(创新层), 기초층(基础层)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이중 정선층에 상장된 기업 66개와 1268개 혁신층에 상장된 기업 중 상장요건을 맞춘 기업들이 베이징거래소로 이전 상장하는 것입니다.신설되는 베이징거래소의 상장은 중국말로는 '전반(转板)'이라고 하는데 반(板:board)을 신산반에서 베이징반으로 옮긴다는 것입니다. 초기에 베이징거래소로 이전 상장할 수 있는 기업은 대략 86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신산반에 상장된 기업 수를 보면 베이징에 소재한 기업이 가장 많습니다.

  • 중국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중국에서 '중국경제의 설계사'로 칭송 받는 등소평이 주창한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중국의 '선부론(先富论)'은 성공한 것일까요? 경제데이터를 보면 "능력 있는 자 먼저 부자 되라"는 중국의 선부론은 일단 성공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일취월장으로 경제성장을 한 중국이 20년만에 확실한 G2로 올라섰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컸습니다.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21년 전세계 억만장자의 수를 보면 미국이 724명으로 1위입니다. 중국은 626명으로 2위를 차지해 경제규모에 이은 부자 수에서도 중국은 G2를 달성했습니다.2021년 8월31일 기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계100대 부자 랭킹을 보면 중국은 놀랍게도 20명이 등극해 있습니다. 중국 최고부자는 세계 부자 순위 18위입니다. 세계 1인당 국내총생산(GDP)규모로 보면 한국이 26위이고, 중국은 56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 100위 안에 들어가는 부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한국의 1위 부자는 세계 부자순위 156위에 그치고 있습니다. 가관인 것은 '공유제'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상위 1%의 부자들의 재산 입니다. 중국의 소득계층 상위 1%의 재산은 하위 50%의 5배나 됩니다. 공동으로 생산해서 공동으로 나눈다는 공산주의의 이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사회주의'라 하지 않습니다. 그 앞에 '중국 특색'이라는 말과 뒤에 '시장경제'라는 말을 붙여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로 포장을 합니다. 하지만 사회주의 공유제의 관점에서 보면 좀 요상합니다. 소득과 부

  • 코스피 폭락은 어디까지?

    1.  코로나19에 녹다운된 코스피 지난 2008년 10월 24일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고 코스피 지수는 1,000을 뚫고 938.75를 기록한 바 있다. 바닥을 친 코스피는 조금씩 회복되어 2011년 4월 2,200을 터치하며 신고점을 뚫는가 했는데 채 6개월이 안된 시점에 그리스 사태로 9월23일 지수는 1,700을 살짝 깨버린1,697.44를 기록했다. 그 후 2017년 4월28일 지수 2,200을 돌파할 때까지 무려 5년반 동안 1,850과 2,100 사이의 좁은 구간을 오르내리는 ‘박스피’라는 별명을 얻으며 오랜기간 횡보했다. 결국 국내 주식 투자의 재미를 못 느낀 많은 투자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 및 해외선물 투자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지금은 국내 투자자의 상당수가 낮과 밤을 바꿔가며 해외 금융상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늘(2020년 03월12일) 증시는 1,808을 찍으며 아슬아슬하게 1,800선 붕괴를 막았지만 필자의 촉(觸)으로는 지수 1,500은 물론 어쩌면 지수 1,000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다. (이 글을 쓴 후 밤사이 미국증시의 10%대 폭락의 여파로 03월13일 오후 1시1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700을 깬 1,687.41을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여러 차례 전쟁과 대공황, 그리고 경제위기를 겪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2차 석유파동을 비롯하여, 1997년 IMF,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그리스 사태 거쳐 이번에는 미증유의 ‘COVID 19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달도 차면 기울 듯 금융시장은 항상 오르내림과 플러스 마이너스를 오가며 출렁거리면서 인류의 투자 역사를 만들어 왔다.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영원한 챔피언은 존재할 수 없듯이 인류 역사에서 영원한 패권국가 역시 존재

  • 블랙의 트럼프와 멜라니아 VS 회색의 시진핑과 펑리위안의 패션외교-박영실박사 칼럼

    드레스코드까지 트럼프코드로 맞춘 숨은 뜻 방한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아시아 순방 세 번째 국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은 ‘트럼프 코드’ 맞추기에 주력하는 느낌이다. 드레스코드까지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단연 북핵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을 방문한 ...

  • 중국은 왜 오바마 대통령에게 레드카펫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지난 9월 3일 주요 G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항저우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평소 이용하던 기체 앞쪽 문을 통해 내려야했지만 공항엔 밟고 내려갈 트랩이 준비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오바마 대통령은 뒤편으로 이동해 다른 문을 통해 내려야 했다. 이 통로는 아프가니스탄 등 위험 지역에서만 보안을 위해 사용하는 출입구였다. 앞서 도착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박근혜 대통령 등은 통상적인 의전에 따라 레드카펫을 깔린 트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