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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의학이 맨발걷기에 회의적인 이유

    내가 팔고 있는 신발은 맨발신발이다. 신발을 최대한 신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애쓴다. 발이 찔리는 것만 막아주는 정도의 두께 3mm의 고무로 된 밑창이 전부다. 내가 맨발신발을 시작한 이론적 근거는 스포츠과학이었지만, 최근에는 발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스본스도’와 맨발로 땅위를 걸음으로써 몸의 정전기를 없애 건강을 지키는 ‘어싱’으로 우리 신발이 주목받고 있다.그런데 스본스도나 어싱, 둘 다 의학계에서는 거의 인정하지 않는 대체의학이다. 5,000여 년 역사를 가진 한의학조차도 잘 인정하지 않는데, 최근에 새로 생겨난 대체의학을 양의학이 선뜻 인정할 리가 없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몸을 잘게 잘라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데 중점을 두는 ‘환원주의’적 치료 방법을 쓴다. 반면에 한의학, 스본스도, 발 지압 요법(foot reflexology)과 같은 대체의학은 몸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 ‘전체론 (system)’적 치료 방법을 추구한다. 환원주의적 의학 치료는 사람의 몸을 팔다리, 몸통을 따로따로 잘라서 이상이 있는 부분을 수리하고 다 고쳐지면 다시 자동차 조립하듯이 조립하는 방법이다. 반면에 전체론적인 관점에서는 머리가 아픈 것은 발바닥에 있는 작은 점이 몸의 균형을 깨 생길 수도 있어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를 살펴야 한다는 관점이다. 1. 관점, 환원주의사람의 몸을 미세한 단위로 나누어 이해하는 의학적 관점은 일반적으로 '환원주의'라고 불린다. 환원주의는 복잡한 현상이나 시스템을 그 구성 요소로 분해해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의학에서 환원주의적 접근은 신체를 개별

  • Slow health

    현대인이 걷는 이유와 우리의 선조들, 불과 50~60여 년 전의 세대들이 걷던 이유는 다르다. 이전에는 생존하기 위하여 걸었지만, 이제는 건강하게 살기 위하여 걷는다. ‘걷기의 종말’이 오기 직전에 인간이 걸어야 할 세 가지 이유와 맞닥뜨렸다. 1 본원적 기능 – 종말 나는 걷기의 기능을 둘로 나누었다. 본원적 기능과 파생적 기능. 본원적 기능은 말 그대로 걷기의 근원적 이유, 인간이 태곳적부터 걸었던 이유는 생존하기 위하여서이다. 달리 이곳에서 저곳으로 갈만한 수단이라고는 절대 다수의 사람에게는 두 다리가 유일했다. 맹수로부터 도망가기 위해서, 논밭에 농사짓기 위해서, 전쟁하기 위해서, 장사하기 위해서 인간은 걷고 뛰었다. 걷지 않으면 죽음이던 시절에는 잘 뛰고 잘 걷는 것이 생존의 절대적 조건이었다. 이처럼 생존을 위하여 걸을 수밖에 없었을 때는 걸어가는 그 자체에 대한 의식이 끼어들 여지는 거의 없었다. 근세 이전의 문헌에서 걷는다는 행위에 대하여 특별하게 언급되는 것은 ‘사유하기 위한 도구’로서 걷기일 뿐이었다. 이처럼 걷는 것 자체가 주된 행위의 목적이 된 적은 없다. 군인에게는 전쟁하기 위하여 걸었고, 농부는 농토로 가기 위해 걸었고, 장사꾼은 장사하기 위하여 걸었다. 비록 ‘걷기’의 가장 본원적인 행위가 바로 장소이동, 즉 교통기능이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목적성을 가졌다거나 의미를 부여받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한국이 근대화되고 자동차, 버스, 기차가 대중교통 수단이 되면서 우리는 굳이 잘 뛰거나 잘 걸을 필요가 없어졌다. 걷기란 인간에게 계급이 생긴 이후로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사람이 하는 일은 아니었다. 힘이 있는 자는 서민은 함

  • 마케팅과 홍보, 나는 진심을 담은 홍보가 더 좋다

    마케팅은 포괄적 의미로 쓰면 기업의 영업활동 전반을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좁은 의미의 마케팅을 말한다. 좁은 의미의 #마케팅은 돈이 드는 영업활동, 홍보는 돈이 들지 않는 영업활동으로 정의한다. 마케팅은 주로 광고를 통해서 하고 대가를 지불한 SNS 활동이고, 홍보는 언론 활동이나 SNS를 통해서 사업주가 직접 한다. #코트라에 있을 때 홍보부에 있었기 때문에 이 두 차이를 어느 정도 알고, 그 중요성도 잘 안다. 그런데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난 홍보를 택한다. 그래서 지금 내가 #발볼넓은운동화, #접지신발, 무지외반증구두라는 독특한 시장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난 주로 #홍보를 통해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사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 경영의 기본적인 기능은 단 두가지, 마케팅과 혁신이다. 마케팅과 혁신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만 다른 활동들은 모두 비용을 만들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장사를 하다보면 자기 제품을 널리 알려서 고객을 늘리고 싶어 하는 게 사장의 마음이다. 그래서 사업가는 늘 마케팅과 혁신을 꾀한다.  그런데 혁신하지 않는 혁신도 있다. 음식점의 오래된 점포들이 전형적으로 혁신을 하면 안 된다. 아니 설령 혁신하더라도 드러내놓고 하지 않는 게 좋다. 과거의 취향을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움은 오히려 어색함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장사하면서 혁신하지 않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세상은 자꾸 변하는데, 우리 가게. 우리 제품만 변하지 않는 것 같은 불안감이 쌓이기 때문이다. 자기 제품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으면 남들이

  • 신발은 땅에 넓고 단단하게 붙어야 건강을 지킨다

    차를 타거나 엘리베이터 탈 때도 낮은 사람이 먼저 타고, 가장 나중에 내린다. 그리고 땅에서 떨어진 거리가 멀수록 위험하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공군 전투비행기 조종사나 공수부대원을 위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고 대우해준다. 신발도 마찬가지다. 땅에 닿는 면적이 적을수록 위험하고 건강에 나쁘다. 우스개 소리로 집 떠나면 고생이고, 땅에서 발 띄면 위험하다고 했다. 그래서 의전을 할 때도 가장 높은 사람이 가장 나중에 땅에서 발을 띄게 되어 있다. 그 상관관계를 수평과 수직으로 나누어서 설명해보려고 한다.우선은 신발의 수직도이다. 땅에서 얼만큼 떨어져 있는 가의 문제이다. 3사분면의 신발을 보면 신발이 땅에 닿는 면적은 그럴 듯하게 넓지만, 땅과 높이 떨어져 있다. 마치 높은 건물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우선 안정적이지 못하고, 높은 쿠션의 출렁임, 그리고 땅을 닿는 순간과 느낌의 오는 시간과 거리의 차이가 있다. 계단이나 비탈길에서 위험하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땅에 닿는 면적이 넓어도 뒤꿈치가 있어 키를 높게 보이는 신발이 있다. 이런 키높이 신발은 또 몸과 지구의 중력선과 수직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 신발굽의 높이만큼 몸이 앞으로 기울게 되고, 그만큼 발목, 무릎, 고관절 그리고 허리와 목디스크의 각도도 부자연스럽게 꺾어지게 되어, 장시간 사용할 때 관절에 이상이 오게 된다.다음으로 신발의 수평도는 앞꿈치와 뒤꿈치의 높이 차이로 구분하는데 보통 제로드롭이라고 하면 발앞과 뒤굼치의 높이가 같은 신발을 말한다. 1사분면의 비바미 신발이 전형적인 제로드롭신발로 발바닥 전체가 안정적으로 땅에 닿는다. 밑바닥의 면적이 말 그대로 땅에

  • 신발전문 구멍가게의 2022년 위기분석 SWOT

    요즘 어딜 가나 한숨에 걱정 섞인 말들만 오간다. 구멍가게를 가고 코로나와 우크라이나전쟁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비바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조금 늘었다. 그렇지만 재고량과 비교하면 영업효율은 다소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불안하다. 무엇을 해야 하나? 다가오는 위기 상황을 잘 회피하고, 기회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장돌뱅이는 늘 걱정이 앞선다. 유튜브를 보면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도 아닌 미국 중앙은행의 누구누구 하는 총재가 뭐라 뭐라고 했다고 하며 그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 상황에서 마음이 편할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SWOT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  기회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 찾았다기보다는 그 시장이 나에게 왔다. 현재하고 있는 신발 시장과 유사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해서 처음에는 신제품 개발에 망설였다. 그 시장을 뒷받침하는 대체 의학적 이론도 최근에 나와 믿지 않는 사람도 있고 콧방귀 뀌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효용에 대한 실증 자료는 꽤 많다. 거의 1년에 걸쳐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기대가 크다. 게다가 중국 협력사가 대단히 협조적으로 되었다. 이는 미국 바이든 형님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많은 가격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구매가격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환율 때문에 수입 가격이 높아졌을 뿐이다. 위기 :위기는 늘 위기니, 특별하게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위기가 아닌 적이 없으니 위기 상황이다. 우선 경쟁자가 나타났다. 꽤 강력하다, 나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상대는 규모, 인력, 자금, 그리고 신발 시장 경험에서 나보다 훨씬 앞선다.

  • "환율 상관 없는 옛날 장돌뱅이들이 좋았어"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같은 거대 기업처럼 짜장면 집, 칼국수 집도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밀가루의 원료인 밀을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장사하는 사람치고 환율에 민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발볼넓은, 베어풋 신발을 수입 판매하는 비바미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고급 신발은 한국에서 만들지만 가죽을 수입하는 관계로 국내 제조 신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불과 1년 사이에 원달러 환율이 거의 15%나 올랐다. 이 정도면 왠만한 제품의 마진율을 다 깎아 먹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 나도 고민 중이다. 가격을 올려야 하나, 올리면 얼마나 올려야 할까? 도매와 소매 판매망이 별도로 있는데 모두 올려야 하나, 유통망에 따라 차등을 두고 올려야 할까?IMF때였다. 어느 무역회사의 친구가 수리남의 바이어와 30만불어치 철강 제품 수출 계약을 하였다. 계약 환율은 890원 내외. 우리 돈으로 약 2억 6천 7백원이다. 그런데 IMF가 터지고 석 달 뒤엔가 신용장을 네고해서 환불할 때는 무려 1400원 까지 올라갔다. 4억 2천만원이 되었다. 원래 계산했던 마진에 무려 1억 5천 3백만원이 더 입금되었다. 기분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같았다. 그리고 그 바이어와 다시 30만불어치 동일한 제품을 계약하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환율이 3000원까지 올라간다고 했지만 그는 안전하게 1900원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서너달 후 물건이 선적되고 수출 대금을 받을 시점에서 환율은 1300원 내외가 되었다. 결국 벌었던 돈을 도로 뱉어내고 6-7개월 동안 기분좋게 애만 쓴 꼴이 되었다. 그 때 떼돈 번 수출회사들 많았다. 그런데 수출회사이니 망정이지 수입회사들은 그 때 무너진

  • 소기업의 국제 가격 전략

    국제 가격전략은 국내 가격전략과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비바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우선 생산국이 중국과 한국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상수는 FTA과 관세제도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미국이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25%의 관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중요한 요소이다. 게다가 국경을 넘는데 따르는 추가 비용, 즉 중국-->한국, 한국--> 미국, 유럽, 카나다 수출/수입에 따른 운송비용, 현지 유통비용, 글로벌 환병동 추이, 현지에서의 경쟁 구조,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 해외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등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가격결정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다. 실제로 정산할 때도 국내 영업기업보다 챙겨야 할 서류도 많고 복잡해서 회계 사무실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다. 때로는 귀찮아 하기도 한다. 특히 여러 나라와 여러 통화로 거래하는 소기업은 더욱 그렇다.비바미는 시장선도 기업은 아니고, 시장선도 제품도 아니다. 그렇지만 시장 진출 계획은 크고 담대하게 세웠다. 벤츠나 현대자동차가 구사하듯이 낮은 가격의 소형제품에서부터 초고가의 최고급 제품까지 만드는 것처럼 비바미도 처음 맨발로 걷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 입문용부터 눈덮인 산을 맨발로 걷는 사람을 위한 고가의 다기능 신발을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서도 발볼넓은 구두까지 만들면 고급 고가의 제품 구성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비바미는 어떤 가격을 취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국제 시장에서 통용되는 가격 전략은 다음 4가지이다. 1) 수요 지향 가격 책정 – 이는 국내 또는 해외 시장 가격을 말 그대로 수요-공급 곡선에 맞추어 정한다. 경영학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 누구와 걸을까 – 혼자 걷기

     누구와 걸을까 – 혼자 걷기 “평화롭게 걸으세요. 행복하게 걸으세요. ……. 걷는 매 순간마다 평화의 감촉을 느껴보세요. 걷는 매 순간마다 행복의 감촉을 느껴보세요. ……. 당신의 발바닥으로 대지에 키스하세요. 대지에 사랑과 행복의 자국을 남겨주세요.” (탁닛한의 걷기명상 중에서) 걷기에 좋은 신발, 그 것도 신발의 느낌을 최대한 제거하고 맨발로 걷는 것처럼 발바닥의 감각을 최대한 살리는 신발을 파는 장사를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많이 걸으려고 한다. 걸어도 그냥 걷는 게 아니라 걸음 걸음마다 신발과 발바닥의 느낌 사이의 어떤 고리를 찾으면서 걸으려고 한다. 그 감각을 찾기 위해서 그냥 걸을 때도 있지만, 걷는 의미, 내 신발이 건강과 삶에 주는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제까지는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여기에서 저기로 가기 위한 수단을 뿐이었다. 그런데 일부러 산길을 걷는다거나, 도심의 새로운 것을 찾아서 걷는 것은 또 일상적인 걷기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걷기’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여행’이나 ‘건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탁닛한의 책들은 ‘걸으면서 명상을 하는 내용’이다. 일종을 ‘걸으면서 도 닦기’이다. 이 책을 처음펴면서 ‘아, 내가 찾던 책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책은 동대문 도서관에서 빌렸었는데, 꾸준히 봐야 할 책이라 샀다. 걷기명상은 걸으면서 하는 명상이다.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 천천히, 편안하게 걷다보면, 마음 속 깊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탁닛한 스님에 의하면 걷기명상의 주된 목적은 걷는 경험

  • 걷기의 재해석 (9)  - 걸어서 좋은 정신적 이유

    걷기의 재해석 (10)  – 걸어서 좋은 정신적 이유 “분노를 다스리거나 용서를 하기 위해서도 걷기를 활용할 수 있다. 걷기가 현실을 기반으로 생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우의 마흔넘어 걷기 여행 중에서) “언제까지나 안정적이고 확실한 삶을 살 것이라 믿었던 책의 저자 크리스티네는 갑작스레 모든 것을 잃게 되자 미국 서부를 횡단하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크리스티네 튀르머의 생이 보일 ...

  • 걷기의 재해석(7) - 사교를 위한 걷기(1)

    사교를 위한 걷기 ‘사교 걷기’라는 말은 내가 만들었다. 사교나 오락을 목적으로 두 사람이상이 단체를 이루어 걷기 모임을 하는 것이다. <사교 걷기의 의미> ‘사교 춤’이라는 게 있다. 사교나 오락을 목적으로 무도회에서 남녀 한 쌍이 추는 춤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개화기였다. 개화기부터 조선에 파견되었던 서양의 외교관이나 선교사, 사업가 등이 참여한 무도회를 통해 사교춤이 도입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의하면 서양에서 들어온 사교춤은 소셜 댄스(Social Dance)로서, 유럽의 귀족이나 왕족인 상류층들이 사교를 위해 궁중무도회나 개인 무도회에서 추었던 춤으로 예의범절이 분명한 춤이었다. 20세기에 들어 소셜 댄스가 다양해지자, 1924년 영국왕실무도협회가 댄스파티에서 추는 왈츠(waltz), 탱고(tango), 퀵스텝(quickstep), 폭스트로트(fox-trot), 비엔나 왈츠(Vienna Waltz)를 볼룸 댄스(ballroom dance)라는 말로 공식화했다. 한국인으로 처음 사교춤을 춘 이는 이하영(李夏榮)이었다. 그는 1890년에 미국공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보스톤 왈츠(Boston Waltz)를 배웠고,이후 귀국하여 손탁호텔에서 사교춤을 추었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사교걷기는 ‘골프’이다. 가만히 있는 작은 공을 툭치고는 서너명이서 같이 걷다가, 또 툭치고는 걷는다. 치는 게 목적인 지, 같이 걷는 게 목적인지 애매하지만, 프로선수와 도박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같이 걸으며 사귀고 비즈니스를 도모하기 위한 일이다. 정말로 ‘걷기 위한 걷기 모임’은 2007년 제주 올레길이 개장되면서부터라고 보면 될 듯하다. 제주사람 서명숙이 제주도의 걷기 좋은 길을 선정하여 2007년 9월 8일 제1코

  • 걷기의 재해석 (5) 인간의 유일한 육체활동이 될 걷기

    걷기의 재해석 5 – 신체의 변화 이제 걷기는 교통이라는 본원적 기능보다는 치료 및 예방, 운동 그리고 명상이라는 파생적 기능이 더 큰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이 선택한 것이 아닌 유일한 육체적 활동이게 되기 때문이다. 1. 신체와 건강의 불균형 수명연장 B.C 8세기 고대 그리스 시대 인간의 평균 수명은 19세, 16세기 유럽의 평균 수명은 21세, 20세기 초 미국의 평균연령은 47세였다. 사서에 기록된 조선시대 국왕 27명의 사망 평균 연령은 46.1세다. 영조의 경우 만 81세 5개월을 살면서 조선시대 국왕 중 가장 장수했지만 전체 왕 중에 만 60세를 넘긴 왕은 20%도 안 된다. 조선시대 사람의 평균수명을 35세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일제시대인 1925~30년에는 37.4세에 불과했다. 그러다 1960년 52.4세, 1980년 65.8세, 2007년 79.2세, 2012년 81.44로 늘었다. 2018년 한국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은 79.7세이고 여자는 85.7세이다. 반면에 건강 수명은 신체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다. 건강 수명이란 건강기대수명(健康期待壽命)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인 수명과 달리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서의 수명을 의미한다. 건강수명손실은 각종 질병이나 사고, 또는 환경오염 등 위험요소나 건강유해요소들과 그로 인한 생명단축과 그 장애 등으로 인해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애를 보내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심하게 저해가 일어났는지를 판단하여 계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체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2018년 기준으로 약 18.3년의 차이가 난다. 신체수명과 건강 수명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생애 마지막 20여년은 어딘가 아픈 상태로

  • 걷는 비즈니스와 걷기 위한 비즈니스

    걷기와 경제 환경의 변화 1. 비즈니스를 위한 걷기 “더 높게, 더 빠르게, 더 힘차게”는 올림픽 구호이다. 수렵 채집시대 원시인들의 생존 조건이었다. 빨리 달리고 더 높이 나무 위로 올라가고 힘이 센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다.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는 바로 육체 노동이었고, 이 결과물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 위하여 옮기는 수단 역시 인간의 두 다리였다. 온전히 짊어지고 이고 걸어가서 부락까지 옮겼어야 했다. 수렵채집의 다음 시대는...

  • 코로나로 다시 생각하는 '걷기'

    지금부터 약 300만 년 전쯤 아프리카 남부에 인간과 극히 유사한 원숭이 혹은 원숭이에 유사한 인간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류(類)가 출현했다. 그리고 런던에 지하철이 생기기 전까지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늘 걸어야 했다. 이후 인류는 먹거리를 구하기 위하여 걷지 않고도 멀리까지 출근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왔다. 걷는다는 것, 걷기를 강요당하는 것은 비천함이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서서히 걷기로부터 멀어졌다. 이제 누구나 차를 타고 다니며 힘들게 두 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걷기의 종말’이 오는 듯했다. 그런데 걷지 않게 되면서 발은 부실해졌고 온갖 발과 연관된 질병이 새로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걸으면서 사색하던 철학자들은 새로운 철학 사조를 만들어 내지 못하였다. 그저 열심히 걷던 사람들의 생각을 되읊을 뿐이다. 그 혼독 속에 갑자기 모든 사람의 마음의 공허함과 육체의 허약함을 해결해주는 천사가 나타나 ‘걸어라~ 걷고 또 걸어라!’를 속삭이고 다닌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치 신들린 듯이 ‘그래 걷자~’를 복창하며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천사 덕분에 ‘걷기’는 갑자기 ‘부활의 날개 짓’을 훨훨 폈다. 천사의 이름은 누굴까? 바로 마케터이다. 나 역시 2007년 이래 대략 15년 정도 맨발 신발이라는 시장의 통념을 역행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온갖 재료 역학, 인체 역학, 운동 역학과 스포츠 마케팅이 녹아들어 있는 신발 과학으로 무장한 것이 현대의 신발공학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모든 과학적 기능을 빼고 두께 2-3mm의 부드러운 신발로 마케팅하고 있다. 사실 처음 몇 년 빼고는 공격적 마케팅이라기 보다는 그저 버

  • 코로나19로 흔들리는 맨발 신발 장사의 가격결정 전략

    코로나19로 흔들리는 맨발 신발 장사의 가격결정 전략 잘 굴러가도 골치 아픈 인터넷 구멍가게가 코로나19로 더 골치 아프게 생겼다. 가장 먼저 신발 구멍가게 홍사장을 열 받게 한 것은 중국 공장의 납기 미준수이다. 처음에는 중국 파트너에게 클레임 걸고 가격도 깎는 등 강경 대응을 생각했었다. 널리고 차이는 게 중국 공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월이 지나면서 납기는 둘째치고 중국 파트너가 건강하게 돌아와 주기만 기대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1월 말에 오기로 한 무지외반증 발볼 넓은 맨발 신발은 2월 말에 왔다. 너무 늦어 비행기로 받으려 했지만 불규칙한 항공 스케줄로 인해 오히려 배로 받는 게 더 빠를 수 있다는 운송사의 말에 따랐다. 그런데 막상 받고 보니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커다란 사업이든 작은 사업이든 간에 모든 마케팅 활동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그거 얼마야?’ 1. 환율의 불안정 그 ‘얼마야?’를 정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우선 환율의 변동 폭이 더 커졌다. 수출을 하건 수입을 하건 간에 무역에 있어서 환율의 변동은 수익률을 변동시킨다. 환율은 늘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초인 1월 말에 만해도 1,170원대로 움직이더니 6월 초 1,29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1,200원대 언저리에서 움직인다. 경쟁이 심해 이익률이 높지 않은 전형적인 굴뚝 산업제품인 신발을 수입해 여기저기 근근히 파는 입장에서 환율 변동은 매우 부담스럽다. 3개월 사이에 환율 변동 폭이 10%가 넘었다. 운송비 물고, 관세 물고(신발은 한-중 FTA 품목이 아니다), 부가세 내고, 인터넷 오픈마켓 수수료 내고도 겨우 3-4만 원하는 신발이다. 마진폭이라는 게 뻔할 뻔자인데

  • 불확실성 증가한 언택트 비즈니스 환경

    장사를 하다보면 평탄할 날이 거의 없다. 그래도 요즘 코로나19로 인하여 요동치는 언택트 비즈니스 환경은 너무 심하다.  언택트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은 나같은 신발장사에게도 만만치 않은 변화로 다가왔다.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이 현실 세계에 스며들면서 많은 것이 바뀌기는 하였지만, 이제까지가 서막이었다면 본 무대가 시작하고 있다. 사람들 간의 접촉을 가급적 줄이자는 언택트(untact)는 앞으로도 언제까지 정부에 의해서 권장될 지는 의문이다....

  • 코로나19와 소상공인의 신제품 출시 전략

    장기화되고 글로벌화된 COVID19와 소상공인의 신제품 출시세계는 연결되었다. 나의 비즈니스도 한국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일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불안정적일 수도 있다. 안정적일 수 있다는 말은 한국이라는 좁은 사회에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시장은 좁고 거래 선은 많지 않고 유행은 빨리 지나간다. 그렇지만 세계 시장을 노리면 이런 어려움이 줄어든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보지 않고 늘 얼굴 마주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장사란 내가 모르는 변수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19처럼 전 세계의 일들이 나의 일로 어느 순간 다가와서 생각지도 못한 영향을 끼친다. 이제 곧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신제품을 출시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기존의 제품보다 더 얇게 더 가볍게 더 높게 만들었다. 맨발의 느낌을 최대한 주면서 발 볼 넓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이 신발로 떼돈을 벌자고 하는 것도 아니다. KSNS라는 대체의학을 신봉하는 사람들, 산악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주된 시장이다. 아주 작은 틈새시장 품목이다. 그래서 광고도 하지 않는다. 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버텨온 볼 넓은 맨발신발의 필맥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는다. 빨리 코로나19가 끝이 나면 좋겠지만, 점점 그럴 희망은 엷어진다. 길어질 것 같다는 불안한 전망과 함께 신제품 출시에 대한 불안감도 깊어진다. 만일 중국 공산당이 우한 지역의 폐쇄를 적절한 시간에 완전히 실행하였다면 60%의 우한 사람들이 감염되고, 우한 지역은 충분히 면역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지역으로의 감

  • 볼넓은 맨발신발의 역발상 마케팅 - 경영인가, 도박인가?

    볼넓은 맨발신발의 역발상마케팅 나의 마케팅은 '역발상 마케팅'이다. 남들과 거꾸로 간다는 말이다. 각 개인의 판단은 각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다들 비슷한 결정을 내리고, 그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역발상적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성공했을까? 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못할까? 그건 그런 역발상적 생각을 하고 투자를 하거나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흔치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지는 않다. 그런...

  • 무지외반증 신발업체의 코로나 이후 살아남기

    우리가 코로나 이후는 보게될 세상은 어떨까? 하도 경제 상황에 급격하게 변해서 이런 저런 통계를 인용하기가 어렵다. 불과 두어달 사이에 세상이 바뀌었다. 그냥 바뀐게 아니라 천지개벽을 하였다. 그 시작은 2020년 초이다. 코로나가 실제적으로 언제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사람들이 코로나를 알기 시작한 것은 1월 초순부터이다. 그건 구글 트렌드를 보면 안다. 위의 그래프는 구글에서 'corona virus'가 검색되는 추세를 보여준다. 1.1...

  • 소상공인의 사업 아이템 발굴과정

    소상공인의 사업 아이템 발굴 방법   누구든지 장사의 기본을 물으면 ‘아이템’이다. 나에게는 볼넓은 맨발 신발이다. 나에게는 맨발 신발이고, 브랜드로는 ‘필맥스(Feelmax)’와 ‘푸트맥스(Footmax)’이다. 어떤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건 간에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바탕은 물건이다. 그 물건을 내가 만들면 제품이고, 남이 만든 물건을 팔면 상품이다. 사업을 하면서 처음부터 자기가 물건을 만들어서 시작하기 보다는 남의 제품을 받아다 파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보통의 경우는 상품으로 시작해서 상품으로 끝나지만, 나처럼 상품으로 시작해서 제품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이 아이템을 선정하는 방법이 상당히 감성적이다. 일반적인 교과서에 의하면 기업은 신상품을 개발할 때 철저한 시장조사는 물론 자기의 능력까지 검증해야 한다고 한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이다. 사업을 맨 처음 시작할 때는 나름대로 성공하기 위한 교과서적인 검증을 시도한다. 겁이 나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전략은 물론이고 마케팅 전략에 대한 기본 이론을 섭렵하고 나름대로 왜 자신이 사업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논리적 체계를 세우려고 한다. 그리고 어느 한 상품을 선택한다. 물론 그 상품의 기술적 특성, 국내 시장의 특성, 그리고 해외 시장의 특성까지 철저히 조사한다. 음식 업이라면 요리법은 물론이고 매장이 들어설 해당 상권의 장단점을 모조리 알아본다.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철저히 그대로 할 것을 굳게 작심하고 시작한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예외 없이 우연의 점철이다. 어느 한 제품을 온전히 자신의 생각대로 개발하거나 발굴해

  • 소상공인의 경영은 실시간 복잡적응계

    소상공인의 경영은 실시간 복잡적응계 우리 소상공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보자. 코로나19를 예측한 사람이 있어도, 우리의 일상에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는 몰랐을 거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최근들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일, 하얀 줄 알았던 백조에도 검은 백조가 있다는 걸 자꾸 알게 된다. 심지어 이제는 검은 백조라는 말에 놀라는 사람도 없어졌다. 문제는 기업 외적인 환경들이 기업, 특히 맷집이 약한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복합적으로 끼쳐진다. 오프라인 환경으로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거리’가 늘어났다. 잘 만나지도 않지만, 만나도 마스크를 쓰고 만나거나 악수도 꺼려한다. 후배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넓은 식당에 우리 둘만 있어서 마치 전세내고 먹는 기분이었다. 도매상들로 가득찼던 동대문 야시장은 적막감이 나돈다. 날벼락같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집 밖은 위험해’하면서 돌아다니지도 소비하지도 않는다. 덩달아 식당이 한산하고, 길거리 소매상들이 죽을 맛이다. 나도 덕분에 매출이 많이 줄었다. 중국에서 제조업이 중단되어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되었다는 기사도 있고, 배와 비행기가 한국에 들어오기를 싫어하고 중국에 가기를 꺼려해서 운송 기간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중국에서는 한국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오프라인 환경의 변화는 바로 온라인 환경의 변화로 되먹임한다. 인터넷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옷이나 생활 필수품도 인터넷으로 사들인다. 세상 소식도 아날로그 방송보다는 디지털 방송으로 더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자기 의견을 알린다. 코로나19를 둘러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