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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시티서울, 우주원리와 같다

    중력, 팽창, 원심력은 우주론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도시도 기업경영도 인간 삶도 마찬가지다. 약 138억 년 전 빅뱅 후, 우주는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팽창하면서 우주는 점점 냉각되고, 에너지가 높은 입자들은 서로 결합하여 원자를 형성했다. 수소와 헬륨이 가장 흔한 원자였다. 원자들은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겨 덩어리를 형성하면서  점점 더 커지고 밀집한다. 반면에 덩어리의 중심부는 엄청난 압력과 온도에 도달하며 핵융합 반응이 시작되었다. 핵융합 반응은 가벼운 원자핵을 결합하여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며,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팽창한다. 지구 등 별의 내부온도가 너무 뜨거워 팽창력이 크면 폭발하고, 끌어당기는 중력이 너무 크면 수축하여 백색왜성, 중성자별, 블랙홀로 진화한다.원심력은 회전 운동을 하는 물체가 중심축 방향으로 밀려나는 힘이다. 지구 등 행성은 중력에 의해 태양 주위를 도는 동시에, 원심력에 의해 태양으로부터 멀어지려 한다. 만약 중력이 더 강하다면, 행성은 태양에 빨려 들어가게 되고 반대로, 원심력이 더 강하다면, 지구 등은 태양에서 멀리 날아가게 된다. 행성 궤도는 중력과 원심력의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팽창과 끌어당기는 중력의 조화로운 작용을 통해 별이 탄생했고 원심력으로 우주 질서를 유지한다. 별은 우주 진화의 중요한 요소이며, 우리 삶의 근원이다.기업은 대내외환경 등 변화에 따라  성장과 위험 관리를 위해  다각화(분산)와 집중 전략을 수시로 선택한다. 문어발식 확장을 하다가 대내외여건이 안 좋다고 판단하면 핵심역량이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만 남기고 매각한다. 때로는 다각

  • '인생 파업'…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다가 우연히 주인공의 '인생파업'이라는 말이 가슴에 확 꽂힌다. 수없이 많은 파업(전면파업, 동정파업, 총파업, 지명파업) 등이 존재하지만 ‘인생파업’은 노동전문가인 필자도 처음 들어보는 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화물연대파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면 노사 간 단체행동 과정에서 사용되는 투쟁수단인 파업이 노동문제가 아닌 우리의 인생에서 사용되는 것이 과연 적절할까? 인생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원칙적으로 파업(strike)은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절하거나 작업을 중지하는 행위'를 말한다. 파업의 핵심은 자신이 제공하던 노동력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벗어나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투쟁수단이며, 결국 돈벌이를 스스로 정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생파업이라고 하면 '인생에서 일을 그만둔다'는 뜻도 되지만 '인생 자체를 그만 둔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자칫 남아있는 인생을 포기한다는 오해가 생길 소지도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에도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있는데, 인생파업이 단순하게 하던 일을 그만두고 어디론가 떠난다는 그런 뜻으로 해석되었으면 좋겠다.인생파업을 선언하고 자발적 백수가 된 청년이 과연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어디론가 열심히 달리고 있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온 힘을 다해 죽어라 뛰고 있지만 정작 왜 뛰는지 모르고 남들

  • 한양에서 메가시티 서울까지

    이성계는 1392년 조선을 창건하고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현재의 서울)으로 옮긴 주역으로, 새 왕조의 정치적·군사적 기반을 마련했다. 정도전은 한양의 도시 계획과 조직에 깊숙이 관여하여 수도가 조선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무학대사는 이성계에게 정신적 지지를 제공하고 새로운 왕조의 정당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이성계, 정도전, 무학대사의 협력은 조선 초기 수도 한양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선 왕조의 기틀 마련에 필수적이었다. 이들의 역할은 각기 다르지만, 함께 조선의 수도 서울의 탄생과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서울'은 본래 한국어의 순우리말로써 '한 나라의 수도(首都)', 곧 '국도(國都)'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이다.글로벌 브랜드 평가 기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세계 100대 도시 브랜드 지수에서 서울은 67.7점으로 42위를 기록했다. 2023년 4월 전 대륙 20개국 15,000명을 대상으로 한 7개 부문에 대하여 설문조사 방식으로 선호도 평가를 했다.7개 부문은 비즈니스 및 투자, 거주 적합성, 문화 및 유산, 사람 및 가치, 지속 가능성 및 운송, 거버넌스, 및 교육 및 과학이다.서울 외에 한국의 다른 도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이 글로벌 국력 순위에서 주요 7개국(G7)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1~3위 도시를 살펴본다.1위를 차지한 런던은 84.6점을 받았다.  런던은 7가지 핵심 부문 중 두 가지( 학습 및 방문 )에서 1 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나머지 차원에서도 상위 4위 안에 들었다. 브랜드파이낸스 회장인 David Haigh는 “ 런던의 뛰어난 성과

  • 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을 늘리자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 기업, 조직에 자신이 갖고 있는 시간, 노동, 아이디어, 돈, 자본, 사업, 투자 등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 생활을 한다. 그 대가를 우리는 임금, 급료, 용역비, 이자, 이윤 등 이름의 ‘소득’이라고 한다. 이러한 소득은 크게 ‘노동소득’과 ‘자산소득’으로 구분할 수 있다. 노동소득(active income)은 글자 그대로 사람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 기타의 소득을 얻는 것이라면, 자산소득(passive income)은 사람의 노동력이 아닌 자본, 투자, 사업 등을 통해서 소득이 발생되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영어로 노동소득은 사람이 땀을 흘려서 받는 소득이라는 뜻에서 능동적인 소득, 자산소득은 사람의 노동력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뜻에서 수동적인 소득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 자산소득(수동적 소득)은 일하지 않으면서 벌어들이는 소득이라는 의미에서 ‘불로소득’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불로소득이라고 하면 그냥 공짜로 얻어지는 느낌이 들지만, 자산소득도 자본, 투자, 사업 등을 투입하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고 나오는 공짜소득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나올 수 있는 소득이므로 전체를 통틀어서 자산소득으로 표현하는 것이 타당하다.젊은 시절에는 대부분 노동소득이 100%를 차지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면 신입사원부터 시작해서 수차례의 승진을 거쳐 부서장, 그리고 임원이나 대표가 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 직장을 바꾸기도 하고,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 직장을 떠나기도 한다. 정년까지 버티는 사람도 있지만,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이라는 제도를 통해 미리 주된 직장에서 밀려나는 경

  •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해라

    심부름해도 기분 좋을 때가 있다. 군에서 휴가 나온 날 아버지가 시골 큰댁에 계시는 할머니께 꿀에 잰 인삼을 갖다 드리라고 심부름시켰다. 군에 입대한 뒤로는 처음 가는 길이어서 기분 좋았다. 할머니,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세 분께 인사드리자 여느 때와 달리 더욱 반가워하셨다. 군대에서 잘 지낸다는 얘기를 영웅담처럼 밤이 이슥하도록 혼자 떠들었다. 집에 돌아와 잘 다녀왔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리자 끊임없이 이것저것을 물었다. “할머니 건강은 어떠시더냐? 식사는 잘하시더냐. 음식 씹는 건 어떠시냐. 몇 번 만에 삼키시더냐. 가져간 인삼은 드셨냐. 뭐라 하시더냐. 걷는 거는 어떠시냐. 잠은 잘 주무시더냐. 중간에 몇 번이나 깨시더냐.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는 모두 건강하시냐?” 쏟아지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한 건 한마디도 없었다. 묻는 말에 답을 제대로 못 하자 질문을 멈춘 아버지는 “한심한 놈”이라며 역정을 냈다. “심부름하려면 시킨 사람이 간 것처럼 일해야 한다”며 “심부름을 핑계 삼아 네 할 일을 하고 다닌 거다”라고 질타했다. “사람이 살면서 내 사업을 하지 않는 한 하는 일의 대부분은 남의 일을 맡아 한다. 너처럼 일한 거라면 평균점 이하”라고 평가하며 “남의 일도 내 일처럼 하라”고 주문했다. 아버지는 남의 일이라도 내 일처럼 해야 하는 이유로 다양한 관점을 습득할 좋은 기회라는 점을 가장 먼저 들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더 넓은 시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물건을 탈 없이 전달한 것만으로는 높은 점수 따기 어렵다. 게다가 심부름 빌미잡아 네 생

  •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 관광지

    해외 관광객들이 꼽는 도쿄 인기 여행지는 어디일까?도쿄타워, 스카이트리, 시부야 스카이, teamLab Borderless(아자부다이힐스), teamLab Planets 팀랩플래닛(토요스), 아사쿠사 센소지, 해리포터 스튜디오 등을 꼽았다.teamLab 토요스와 아자부다이힐스가 나란히 상위 랭크에 올라간 이곳을 알아보기에 앞서 teamLab에 대해 알아보자. teamLab (이하 팀랩)은 2001년부터 활동해온 아트 창작집단으로 아티스트는 물론,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건축가, 수학자 등 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폴, 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새롭게 오픈한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 다이 힐스'에 teamLab Borderless (이하 팀랩 보더리스) 상설 전시장을 선보여 일본을 찾는 외국인 인기 관광지 1위(2023년 12월 발표)인 토요스 팀랩플래닛에 이어 도쿄에는 팀랩 뮤지엄이 2개가 됐다.  그동안 인기를 독점하던 토요스 teamLab Planets (이하 팀랩 플래닛)은 관람객들이 입장 후 순서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동선이 있는 반면 아자부 다이힐스의 팀랩 보더리스는 이름대로 '경계가 없는 작품'이기 때문에 관람객을 위한 동선이 없다. 자칫 안에서 길을 잃어 못보고 나오는 작품이 있을 수도 있다. 살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규칙이나 방법을 이 공간에서는 개의치 말고 몸과 시선이 가는 곳으로 빨려 들어가며 몰입할 것을 추천한다. 다만 인기 있는 작품은 대기 줄이 있으니 스텝 지시를 따르며 규율을 지킬 것. 눈 앞의 관람객은 내 시선을 막는 방해물이 아니며 그의 행동을 통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벽을 스치는 사람 주변에는 어김없

  • 아키타의 자랑 '국제교양대학 도서관'

    료칸에서 1시간 30분을 달려 아키타 시내 국제교양대학에 도착했다.처음부터 '아키타'를 목적지로 한 것은 몇 해 전 팜플렛에서 본 이 대학 도서관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다. 이후 여러 정보를 조사해 보니 ‘스노우 몬스터’와 ‘뉴토 온천’이 있고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IRIS)' 촬영지로 동북지역의 수수한 그렇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아키타'.대학 캠퍼스는 작지만 아담하고 예뻤으며 도쿄 시내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전형적인 일본의 대학보다 아름답고 깨끗했다.이 도서관은 일반인도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으며 재학생의 경우 24시간 출입이 가능하다.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며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라도 24시간 개방하는 학교. 일본 기업에서 가장 선호하는 출신 대학으로 학교 이름이 '국제교양대학'인 것은 전공 선택을 서둘러 하지 말고 우선은 국제적 감각과 기본 소양을 갖추라는 의미다. 도서관에 들어가니 4~5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었다. 웅장한 분위기와 고요함에 긴장하며 천천히 관내를 돌았다. 도쿄 귀경을 위해 간 아키타 공항에 크게 걸려있던 이 대학의 도서관 사진, '아키타의 자랑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시험에 패스하지 않으면 진급이 안된다. 또 신입생들은 100% 기숙사 생활을 해서 언제든 도서관 이용 접근성이 좋다. 사진 촬영이 금지돼 카운터 스텝에게 방문 취지와 아키타에 오게 된 동기를 설명하니 흔쾌히 촬영 허가증을 내주셨다. 여기 오는 모든 일반인들도 같은

  • 서대문형무소의 독립운동가들

    ‘낮 최고기온 영하 7도, 포니 투 택시를 형무소에 대절 하고 낯선 여인네가 아이를 등에 업고 재소자를 기다린다. 저 여인네가 박경리가 아닐까? 어쩌자고 생후 10개월 미만의 어린 것을 영하 12도의 강추위 속에 엎고는 교도소 광장으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중략) 그 여자는 길섶에 돋아난 풀 한 포기보다도 더 무명해 보였고 그 여자는 다만 사위의 옥바라지를 나온 한 장모였으며 감옥에 간 사위의 핏덩이 아들을 키우는 팔자 사나운, 무력한 할머니의 모습만으로, 오직 풀포기의 모습으로 그 교도소 앞 언덕에서 북서풍에 시달리며 등에서 칭얼대는 아이를 얼렀다.’소설가 김훈이 한국일보 기자 시절에 쓴 글이다.소설가 박경리 선생이 서울 구치소(1967년부터 1987년까지)에서 사위인 김지하의 출옥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손자 원보를 업고 어르고 달래며, 마당 저만치서 사위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김지하는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친구, 지인, 기자 등이 구치소 문 앞을 가득 메웠다. 또 다른 여인, 김지하의 부인이자 박경리의 딸인 김영주는 발을 동동 구르며 옥문을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럴 때 칭얼대는 아가는 할머니의 몫이다. 이곳에서조차 우선순위에 밀려 저만치에서 택시를 대절해 놓고 마음을 졸이고 있다. 기자 김훈은 소설가 박경리를 팔자 사납고 무력한 할머니, 교도소 마당의 풀 한포기보다도 못한 여인으로 그리고 있다.이곳은 누가 오더라도 그렇게 되는 곳이다. 형무소 안에 갇힌 사람도, 그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도 매한가지이다. 나도 어릴 적 이곳에 와 본적이 있다. 크게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들어간 큰 아버지의 출소 때문이었다. 그때도 추운 겨울이었는데 구치소

  • 공부해서 남 주자

    "공부해서 남 주랴"는 말이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학벌을 얻어 출세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과거 공부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과 같이 열심히 공부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고, ‘개천에서 시궁창 냄새만 난다’ 자조적인 말이 나타났다. 오히려 공부라는 제도는 낙오자를 양산하는 게임으로 변질됐다. 1% 소수만이 승자독식의 수혜자가 되고, 나머지 99%는 상대적으로 소외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일반적인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기술, 예술, 문화 등 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실력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이제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물론 공부는 나를 위한 것이다. 공부를 하는 과정은 남의 머리가 아닌 자신의 머릿속을 채우는 과정이므로 자기에게 이득이 된다. 또한 나를 위한 공부를 하면 마음의 힘이 강해져 버티는 힘이 강해진다. 사람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 인간관계가 더 좋아진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해야 결국엔 남을 위하는 사람이 된다. 태양처럼 빛나야 뭇 생명을 살리고, 꽃처럼 향기가 나야 남에게 좋은 기운을 준다. 그런데 공부는 공짜가 아니다. 열정을 다해 찾아내고, 최선을 다해 집중해야 얻을 수 있는 귀한 행동이다. 또한 공부만을 위한 공부, 자신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공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공부가 더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다.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님들은 "공부해서 남 주니?"’라

  • 위기 안에 기회 있다

    아버지가 가장 많이 해준 말씀 중 하나다. 처음 들었던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중학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새벽 통학 기차를 눈앞에서 놓쳤다. 늦잠 잔 때문이었다. 비 맞으며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는 이발소에 나가 있던 아버지에게 알렸다. 보던 신문을 접은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발사를 트럭 운전사 숙소로 심부름 보냈다. “아직 현장에 안 나갔으면 우리 애를 삼거리에서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주라고 하라”고 지시했다. 나는 삼거리까지 빗길을 걸어나가 기다렸다. 아버지 석재회사 운전사는 뒷산 현장에서 이미 육중한 화강암 원석을 싣고 산길을 내려왔다. 한참을 기다려서 트럭을 타고 학교에 갔다. 실은 원석이 워낙 무거워 트럭은 내가 뛰어가는 거보다 느렸다. 교문에서 내려달라고 했으나 운전사는 “사장님이 교실까지 데려다주어라”라고 했다며 정문을 통과해 비 내리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실 앞까지 태워다줬다. 수업 시작 시간은 맞췄으나 운전사의 배려가 일을 키웠다. 문제는 다음날 터졌다. 비가 그친 운동장은 내가 탔던 트럭이 큰 타원형을 그리며 움푹 팼다. 항의받은 아버지는 며칠 뒤 인부와 장비를 동원해 운동장 보토(補土)와 평탄화 공사를 했다. 인척인 당시 국회의원까지 내세운 아버지는 공사를 마친 뒤 학교 교장 등과 교분을 오래 유지했다. 나는 선생님들에게 관심 학생으로 분류됐다. 공사가 마무리된 날 밤 아버지가 한 첫마디가 “위기 안에 기회 있다”였다. 위기(危機) 한자를 파자해가며 길게 설명한 내용은 이랬다. ‘위(危)’자는 기슭 아래에 사람이 굴러떨어진 모습을 그린 ‘재앙 액(厄)’자와 ‘

  •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5가지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후회하게 될까? 돈이나 명예 따위가 아니라는 건 알겠지만 구체적인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임종의 순간을 미리 맞았던 타인들의 ‘깨달음’을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국 가디언이 영어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5가지’를 소개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말기환자들을 돌봤던 간호사의 블로그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이 간호사는 수년간 말기환자 병동에서 일하며 환자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보여준 ‘통찰’을 꼼꼼히 기록했다. 사람들은 임종 때 경이로울 정도로 맑은 정신을 갖게 돼는데,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지만 놀랍게도 후회하는 것은 거의 비슷했다.인생을 후회 없이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사람 사는 모습은 각자 다 제 나름의 길이 있으니 인생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자신의 인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마음속에서 움트는 것일 뿐이다. 인생은 고해라고 했듯이 고통과 번민 속에서 성장하고 늙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물 흘러가듯이 살라고 하지 않는가. 구름이 흘러가듯이 관조하는 삶을 살라고 하지 않는가.죽을 때 후회하는 5가지를 살펴보니 ① "내 뜻대로 살 걸" ② "일 좀 덜 할 걸" ③ "화 좀 더 낼 걸" ④ "친구들 챙길 걸" ⑤ "도전하며 살 걸"이다. 재미있는 것은 모든 남성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 한 가지는 "일 좀 덜 할 걸"이다. 그들은 회사에서 쳇바퀴를 도느라 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배우자와의 친밀감을 놓친 것을 ‘깊이’ 후회하고 있었다. 직장인은 인생의 대부분을 회사라

  • 영천시장 이야기

    몇 년 전에 엄정화 주연의 '오케이 마담'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병뚜껑 이벤트로 하와이 여행에 당첨된 엄정화가 좌충우돌 하는 코미디 영화다. 엄정화의 극중 배역이 '영천시장 꽈배기 아줌마'였다. 영천시장의 꽈배기는 이처럼 유명하다. 수십년 전 비디오 방을 달군 에로영화의 주인공들, ‘젖소 부인’, ‘김밥 부인’, ‘만두 부인’들과는 차원이 다른, 착한 아줌마, '꽈배기 아줌마'다. 방금 튀긴 꽈배기를 설탕에 굴려 먹으면 정말 맛있다. 가격도 싸서 1천원에 무려 3개나 준다. 얼마 전까지는 5개였다. 1만 원을 내면 50개, 2만 원이면 큰 박스에 백 개나 담아준다. 박스로 사가는 사람들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경찰, 군인들이란다. 한 박스, 두 박스 사가면 아마도 중대원들이 다 먹을 정도로 근사한 회식도 가능할 것이다. 나도 한 박스 사보려다가 그 많은 꽈배기를 줄 사람들이 없어 망설이고 있다. 이렇게 싸게 팔아도 남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영천시장에는 꽈배기만 싼 것이 아니다. 칼국수도 싸다. 몇 년 전에는 한 그릇에 2500원이었는데 얼마 전에 들렸더니 4천원을 받는다. 막걸리 한 병과 같이 먹어도 1만원을 내면 2, 3천원을 거슬러 준다. 나의 소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안산이나 인왕산에 오른 후 이곳에서 칼국수 한 그릇에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그리고 인근의 이진아 도서관에 가서 꾸벅꾸벅 졸며 책을 읽는 것이다. 함께 하실 분을 찾는다.'맛의 해방구', '가격의 해방구' 영천시장에서 꽈배기와 더불어 유명한 곳은 떡집이다. 한때는 서울 시내 떡의 70%를 공급했다고 한다.영천시장의 유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2011년이

  •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매스컴에서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사기단에 속아 생명줄 같은 돈을 뺏긴 노인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도 사기꾼의 그럴싸한 꼬임에 빠져 거액의 돈을 송금하는 사례도 있다. 심지어 의사 직업을 가진 사람도 보이스피싱 범인들에 속아 수억 원을 입금했다는 얘기도 있다.  보이스피싱이란 전화 등을 이용해 상대방을 속이거나 금융회사 등을 사칭해 돈을 빼내는 금융사기수법을 말한다. 예컨대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 경찰 등을 사칭하거나 친인척의 사고나 납치를 가장해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경찰이나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매년 사기당하는 금액은 늘어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것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데, 과연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사기꾼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이들의 사기 행각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돈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전화를 끊은 것이 상책일 수 있는데, No라는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그것도 어렵다. 따라서 이제는 과감하게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를 배워야 한다.우리는 종종 우리에게 오는 모든 기회와 요청에 동의(Yes)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니요(No)라고 거절하는 기술은 나쁜 것도,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닌 꼭 배워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더 잘 관리하고 더 만족스러운 삶이 되도록 해줄 것이다. 그러니 No라고 말하는 거절도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는 방법임을 알고 효과적으로 거절하는 몇

  •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다. 교실 바닥 청소하다 싸움이 벌어졌다. 내가 일방적으로 맞은 폭행이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고 책걸상을 한쪽으로 밀치고 마루를 물걸레질할 때 우리는 모두 오른쪽부터 병렬로 늘어서서 닦아나갔다. 전학 온 아이 혼자만 반대쪽인 왼쪽부터 닦아나갔다. 무릎을 꿇어 엉덩이를 들어 걸레를 힘껏 밀고 가다 중간에서 우리 둘은 머리를 맞부딪쳐 뒤로 나자빠졌다. 몸을 먼저 일으킨 그 아이가 내 얼굴을 주먹으로 힘껏 치자 코피가 터졌다. 나도 팔을 뻗어 쳤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아이들 싸움은 코피 터진 쪽이 바로 진다. 싸움은 그렇게 싱겁게 끝났다. 콧구멍을 종이로 틀어막고 집에 오자 어머니가 놀랐다. 집에 막 돌아온 아버지가 코피 묻은 종이를 빼내라고 하고 물었다. 아버지 질문은 집요했다. “그 애는 너희와 다르게 왜 왼쪽부터 닦았느냐. 그렇게 한 이유를 들어봤느냐. 너를 왜 때렸다고 하더냐? 너희는 왜 오른쪽부터 닦느냐.” 한 마디도 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네가 잘못한 거다”라고 판정하면서 그 애 집에 찾아가서 사과하고 물어보고 오라 했다.  집에 없어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내게 아버지는 “네가 아는 게 다 맞는 게 아닐 수도 있다. 그 아이가 맞을 수도 있다. 네가 맞다는 걸 증명해 보이자면 먼저 까닭을 물어보는 게 우선이다”라고 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 아이가 왼손잡이일 수도 있다. 그래서 편한 왼쪽부터 닦아나갔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 10%는 왼손잡이다”라며 그 아이를 두둔했다. 설명을 이어간 아버지는 “왼손잡이의 ‘외다’는 ‘그르다’의 옛말이다. 여성복 단추는 왼쪽에

  • 기러기 가족, 이상국

    [원시]기러기 가족  이상국  - 아버지, 송지호에서 좀 쉬었다 가요. - 시베리아는 멀다. - 아버지, 우리는 왜 이렇게 날아야 해요? - 그런 소리 말아라. 저 밑에는 날개도 없는 것이 많단다. [태헌의 한역]鴻雁家族(홍안가족) 阿爹暫息松池湖(아다잠식송지호)西比利亞誠遠途(서비리아성원도)阿爹吾等爲何事(아다오등위하사)若此飛飛不休舍(약차비비불휴사)兒子且莫說如彼(아자차막설여피)下界亦多無翼者(하계역다무익자) [주석]* 鴻雁(홍안) : 큰 기러기와 작은 기러기, 기러기. / 家族(가족) : 가족.* 阿爹(아다) : 아버지. / 暫息(잠식) : (~에서) 잠시 쉬다. / 松池湖(송지호) : 강원도(江原道) 고성군(高城郡)에 있는 호수 이름.* 西比利亞(서비리아) : 시베리아(Siberia). 오늘날에는 중국 사람들이 시베리아를 주로 ‘西伯利亞(서백리아)’로 표기하지만, 구한말(舊韓末) 무렵에 ‘西比利亞’로 적었기 때문에 이를 따랐다. / 誠(성) : 정말로, 진실로. 한역(漢譯)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遠途(원도) : 먼 길, 길이 멀다.* 吾等(오등) : 우리, 우리들. / 爲何事(위하사) : 무슨 일 때문에, 무엇 때문에, 왜.* 若此(약차) : 이와 같이, 이렇게. / 飛飛不休舍(비비불휴사) : (계속해서) 날기를 쉬지 않다. ‘休舍’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쉰다는 뜻이다.* 兒子(아자) : 아이, 아들, 얘야!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且莫(차막) : 부디 ~을 하지 말아라, 당분간 ~을 하지 말아라. / 說如彼(설여피) : 그와 같이 말하다, 그렇게 말하다.* 下界(하계) : 아래 세계(世界). 원시의 ‘저 밑’에 대한

  • 인간 관계의 시작은 '관심'

    관심을 끊겠다.영업 회사에 근무하는 연구개발직 A과장의 일은 제품개발이다. 매일 기존 제품의 기능을 뛰어넘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높다. CEO는 기존 제품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완전히 격이 다른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과장이 일을 하며 힘든 것은 제품 개발보다는 영업부서의 지나친 요청 때문이다. 고객들의 불만 또는 요구라며 수시로 추가 기능, 되지 않는 이유, 심지어 제품 수명과 가격 산정 이유를 묻는다. 영업 회사이기 때문에 타 부서는 영업을 전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반대로 연구개발 제품을 시판하기에 앞서 고객 요구 조사 또는 경쟁 회사의 자료 요청을 하면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무시되거나 항상 지연된다. A과장은 금년 하반기 시판을 목적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 연구개발본부장은 “사전 영업에 요청하여 시장과 고객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판할 것이니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A과장은 영업팀장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니 지금 영업이 비상 상황이라 힘들고 다음 달 상황을 보고 조치하겠다고 한다. A과장은 하반기 시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실행을 부탁한다고 하며 본부장에게 실상을 보고했다. 본부장은 지금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데 일을 그렇게 처리하냐며 직접 영업 본부장에게 요청했고, 영업본부장은 알았다며 영업팀장에게 요청하겠으니 영업팀장과 이야기하라고 한다. A과장이 다시 영업팀장을 찾아가니 바쁘다고 했는데, 그것을 위 상사에 말해 일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화를 낸다. 알았다고 하지만 실행

  • 깊은 산속 은밀한 혼탕 '뉴토 온천'

    아키타를 대표하는 온천으로 산속에 7개의 비탕이 모여 있는 국유림 지역을 '뉴토 온천'이라고 부른다.사실 이곳에서 하루 숙박하고 싶었지만 한 달 전부터 만실이라 당일 입욕만 하기로 했다.도로의 눈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지만 온천 근처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스노타이어가 장착돼 있지 않으면 못 들어가는 산속에 있다. 이곳은 숙박객 한정으로 7개의 탕을 순례할 수 있는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지만 당일권은 탕을 지정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알려진 '츠루노유 온천'을 선택했다. 상처를 입은 학이 여기서 치유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1688년부터 일반인들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은 남탕과 여탕 그리고 중심의 넓은 혼탕은 남성들의 전유물이겠지라는 생각하고 작은 타월 한 장만 갖고 입탕했다.깊은 산 그리고 빼곡한 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싼 2월의 아키타 숲은 하얀 세상과 온천에서 올라오는 하얀 연기, 그리고 하얀 탕, 이 순간을 영원히 남겨두고 싶지만 사진 촬영이 안되는 곳으로 머릿속 필름에 고이 간직하기로 했다.내가 들어갔을 때는 서양 손님이 더 많았는데 잠시 후 구렁이가 유영하듯 얼굴만 빼꼼히 내민 채 여탕 쪽에서 다가오는 아주머니가 계셨다. 탕이 워낙 뿌연 색깔이라 물속은 들여다 보이지 않았다. 혼탕이지만 자연의 풍광에 빠지다 보니 그런 것들은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글을 쓰느라 미처 못 챙겼던 정보들을 검색해 보니 '츠루노유 온천' 이외 다른 6개 온천 숙박시설을 이용하며 공동 입욕권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내가 잡은 숙소는 이곳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거리의 료칸으로 타자와 호수 바로 옆에 있

  • '스노 몬스터'를 만나는 설산 트래킹

    '스노 몬스터'를 한국말로 표현한다면 '수빙'이다.한국에서는 '상고대'라고도 하지만 일본의 수빙은 상고대와 약간 다르다.나뭇가지에 수증기나 물방울이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일정한 적설량과 기압 배치, 습기와 기온 그리고 침엽수와 표고 상단의 경사도 등에 의해 만들어지며 상고대 보다는 덩치가 크다 .스노 몬스터로 가장 유명한 지역은 미야기현 “자오 스키장”이다. 일본에 온 첫해부터 여기는 꼭 가보고 싶은 지역 중 하나였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아키타'를 목적지로 정하고 자료 조사를 해보니 일본 3대 수빙 지역으로 미야기현 외에, 아오모리의 "야코다야마" 그리고 아키타의 "모리요시야마"가 있다는 사실.아키타에서도 '스노 몬스터'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도쿄부터 두근거렸다.게디가 모리요시야마는 '아니 스키장'이 있어 곤돌라를 타고 정상 근처까지 도착해 트레킹도 가능하다.우선 아키타현은 아키타 공항이 가장 크지만 모리요시야마 와 가장 가까운 '오다테 노시로 공항'을 이용해 동선이 가장 가까운 시골의 허름한 숙소를 택했다.사전에 현청 한국 담당자의 도움으로 추천받은 이 료칸은 동네 사람들이 일과를 끝내고 모이는 마을 온천으로 위층에 방은 6개뿐인 로컬 료칸.오후 5시쯤 어둑해 지자 마을은 정적이 흘렀다. 온천을 마친 뒤 료칸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나 혼자 뿐인 것으로 봐서 추측건대 이날 손님은 나 혼자뿐.간단한 생선회와 튀김, 그리고 아키타 전통요리 '키리탄포'에 생맥주와 사케 한 병을 곁들였다.일행이 있다면 담소를 나누며 1시간 이상 먹었을 식사지만 혼밥에 혼술

  • 현대의학이 맨발걷기에 회의적인 이유

    내가 팔고 있는 신발은 맨발신발이다. 신발을 최대한 신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주려고 애쓴다. 발이 찔리는 것만 막아주는 정도의 두께 3mm의 고무로 된 밑창이 전부다. 내가 맨발신발을 시작한 이론적 근거는 스포츠과학이었지만, 최근에는 발의 움직임을 중요시하는 ‘스본스도’와 맨발로 땅위를 걸음으로써 몸의 정전기를 없애 건강을 지키는 ‘어싱’으로 우리 신발이 주목받고 있다.그런데 스본스도나 어싱, 둘 다 의학계에서는 거의 인정하지 않는 대체의학이다. 5,000여 년 역사를 가진 한의학조차도 잘 인정하지 않는데, 최근에 새로 생겨난 대체의학을 양의학이 선뜻 인정할 리가 없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몸을 잘게 잘라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데 중점을 두는 ‘환원주의’적 치료 방법을 쓴다. 반면에 한의학, 스본스도, 발 지압 요법(foot reflexology)과 같은 대체의학은 몸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 ‘전체론 (system)’적 치료 방법을 추구한다. 환원주의적 의학 치료는 사람의 몸을 팔다리, 몸통을 따로따로 잘라서 이상이 있는 부분을 수리하고 다 고쳐지면 다시 자동차 조립하듯이 조립하는 방법이다. 반면에 전체론적인 관점에서는 머리가 아픈 것은 발바닥에 있는 작은 점이 몸의 균형을 깨 생길 수도 있어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몸 전체를 살펴야 한다는 관점이다. 1. 관점, 환원주의사람의 몸을 미세한 단위로 나누어 이해하는 의학적 관점은 일반적으로 '환원주의'라고 불린다. 환원주의는 복잡한 현상이나 시스템을 그 구성 요소로 분해해 이해하는 방법을 말한다. 의학에서 환원주의적 접근은 신체를 개별

  • 무너진 아파트와 남은 아파트

    지난 칼럼에서는 서대문 밖이 주택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아파트들이 들어선 동네라고 소개했다. 오늘의 주제도 아파트다.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나는 영등포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여의도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막 개발된 여의도는 진짜 부자들이 사는 곳이었다. 모든 것이 다 구비돼 맨몸으로 들어가 산다는 맨션아파트였다.맨션아파트의 대척점에 시민아파트가 있었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성문 밖에는 서울의 제 1호 시민아파트인 ‘금화시민아파트’가 있었다.금화시민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이곳 금화산 110미터 일대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몰려와 삶의 터전을 일군 판자촌 밀집 지역이었다. 일제 시대에는 땅을 파고 거적으로 지붕을 올려 만든 토막집들이었다가 해방 후에는 나무 판자로 얼기설기 엮은 판자집들이 즐비했다. 서울시는 이들을 몰아내고 아파트를 지었다. 내부에 화장실과 연탄 창고를 들인 최신식이었다. 19평형과 14평형 두 종류로 2,000 세대가 넘는 대단지였다. 산에 나무가 별로 없던 때라 시내 어디에서도 잘 보였다. 시민아파트 1호 금화시민아파트는 처음에는 서울 시민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그런데 왜 이런 고지대에 아파트를 지었을까? 김현옥 서울시장의 대답이다. “야 이놈들아 그것도 몰라! 높은 곳에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 보일 것 아니냐” 그래서 대부분의 시민아파트는 청와대가 잘 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아마도 그린벨트, 군사보호구역, 국유지는 철거 및 토지 보상이 필요 없기 때문에 산등성이에 지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시민아파트에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