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로 농가수와 경작 면적이 줄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나가사키현 “미나미미시하라시”는 주민들이 경작을 포기한 농지를 시에서 매입해 고부가가치 농산물인 “바나나” 재배 사업자를 모집했다. 이번에 선정된 바나나는 일본에서 개발된 껍질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개량종의 바나나로 추위에 강해 전국적으로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카미 바나나(신의 바나나)로 불리는 이 품종은 3년 전 가고시마 현의 “카미 바나나” 농업 법인에서 개발해 재배를 희망하는 곳에 모종 제안과 재배기술을 지도해 주고 있으며 “미나미미시하라시”도 이곳을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이 바나나는 무농약 재배로 껍질째 먹는 것이 특징으로 1개 약 8천 원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맛을 본 고객들이 반복 구매하기 때문에 주문 후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바나나를 고사시키는 신파나마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수입량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에 시에서 선정한 사업자는 묘목이나 전용 배양 토대를 구축하는데 소요된 600만 엔 가운데 300만 엔을 시에서 보조했다. 이 부지는 이전에 경작을 포기한 파밭이었으나 농지를 시에서 인수해 부가가치가 높은 농작물로 유도하고 일정 부분 지원을 통해 지역 특산물로 키울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kimjeonguk.kr@gmail.com
아버지의 빈 밥상 고두현 정독도서관 회화나무 가지 끝에 까치집 하나 삼십 년 전에도 그랬지 남해 금산 보리암 아래 토담집 까치둥지 어머니는 일하러 가고 집에 남은 아버지 물메기국 끓이셨지 겨우내 몸 말린 메기들 꼬득꼬득 맛 좋지만 밍밍한 껍질이 싫어 오물오물 눈치 보다 그릇 아래 슬그머니 뱉어 놓곤 했는데 잠깐씩 한눈팔 때 감쪽같이 없어졌지 얘야 어른 되면 껍질이 더 좋단다 맑은 물에 통무 한쪽 속 다 비치는 국그릇 행구며 평생 겉돌다 온 메기 껍질처럼 몸보다 마음 더 불편했을 아버지 나무 아래 둥그렇게 앉은 밥상 간간이 숟가락 사이로 먼 바다 소리 왔다 가고 늦은 점심, 물메기국 넘어가는 소리에 목이 메기도 하던 그런 풍경이 있었네 해 질 녘까지 그 모습 지켜봤을 까치집 때문인가, 정독도서관 앞길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여름 한낮. 그날 정독도서관 앞 회화나무 아래에 한참 서 있었다. 수령 300년이 넘은 나무의 짙푸른 녹음 때문이었을까. 가지 위에 초가집처럼 얹힌 까치둥지 때문이었을까. 문득 어릴 적 밥상 풍경이 떠올랐다. 국민학교 5~6학년 무렵이었다. 그때 우리는 남해 금산 보리암 아래 토담집에 살았다. 집도 절도 없어서 오랫동안 절집에 얹혀살다가 계곡 옆에 작은 흙집을 마련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마당가 평상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키 큰 회화나무와 까치집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밥상은 대부분 아버지가 차렸다.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를 대신해 절집이나 산 아래 마을로 일을 나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