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여의도 면적보다 큰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하자 처인구는 물론 동탄2신도시까지 '반세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오면 정말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맞을까요.

먼저 국내 대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제로봇협회에서 발표한 2021년 기준 전세계 산업용 로봇 밀집도에서 한국은 제조업 직원 1만명 당 1000대의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싱가포르로 670대, 3위가 일본으로 399대, 4위는 독일로 397대, 5위가 중국으로 322대입니다. 미국은 9위로 274대 수준에 그쳤습니다.

2030년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현대차 등은 무인공장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공장드르이 로봇 사용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얘기입니다. 사람이 없으니 공장은 365일 24시간 가동이 가능해지고, 생산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날겁니다. 인건비 절감은 물론 품질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인공장'이란 얘기입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실제 독일 완성차 회사 BMW가 해외에 있던 공장을 독일의 작은 도시로 이전한다고 해 주민들의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는데, 막상 공장은 전부 자동화 돼 일자리 증가는 미미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여의도보다 더 큰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이 된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인구가 늘어나게 될까요. 용인, 평택, 대전의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된다고 하니까 무조건 주거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는 것은 잘 고려해 봐야 할 것입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폭등했던 수도권내 신도시들은 최근 폭락했습니다. GTX가 서울 접근성을 끌어올린다는 게 집값을 밀어올린 주된 요인입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은 신속통합 등을 통해 재건축 단지들은 대부분 60층 이상 초고층으로 가구수를 크게 늘리고 있고 재개발 단지들도 고밀화단지로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5~8년이 지나면 입주물량이 가파르게 늘어날테고 GTX 기대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단 얘기입니다.

GTX 호재가 금방 사그라들었듯 '반세권' 호재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반짝' 주는 이슈가 될 수 있단 얘기입니다. 오히려 출생률 감소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인구감소가 심각해지는 게 집값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진 않을까요. 실수요자들은 한 번 더 따져볼 때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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