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나가 개발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의 비행 콘셉트 이미지. /사진=플라나
플라나가 개발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의 비행 콘셉트 이미지. /사진=플라나
정부가 '2023년 민간 투자사업 활성화 추진전략'을 통해 대규모 민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수출이 줄고 고물가에 내수 경기도 침체하니 경제 회복을 위해 민간 투자를 장려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수출과 내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통해 경제를 회생시키곤 합니다. 미국에서도 1920년대 초 사상 최고의 경기 침체를 경험했습니다. 미래산업 육성과 산업 기계화, 금융제도 등으로 극복하려 했지만, 1929년 10월 주가가 폭락하는 대공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결국 경제를 회복시킨 것은 1930년대 대규모 SOC 사업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SOC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지만, 재원 마련이 어려워 대안으로 수익형 민간 투자사업(BTO)을 꺼내 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민간 투자사업을 조기에 추진해 대규모 SOC 사업과 같은 효과를 얻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 민간 투자사업들은 고속도로, 민자도로, 항만, GTX, 하수처리장 등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사업 기간도 오래 걸리고 완공되어도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정부는 민간 제안서 작성 수준을 간소화하고 환경사업 조사 기간을 축소하는 등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줄여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합니다. 다만 이렇게 진행되는 사업들이 도시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어야겠습니다.

미래형 SOC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방 소멸도 막고, 내수 관광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대표 SOC로는 도심항공교통(UAM)과 항공모빌리티(RAM) 버티포트 사업이 있습니다. 이미 많은 국내 기업이 UAM과 RAM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기체를 개발하거나 미국 등 해외 기체를 들여올 수 있습니다. UAM 스타트업 민트에어는 2026년 9인승 기종을 들여와 국내 사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미국 가전·IT 박람회 'CES 2023'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에 탑승해 운행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SK
미국 가전·IT 박람회 'CES 2023'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에 탑승해 운행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SK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래형 교통 인프라 SOC 사업은 추진 기간이 짧고 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통해 역에서 내린 후 반경 20km를 5~10분 안에 날아갈 수 있게 된다면 손쉽게 지역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2025년부터 UAM을 상용화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UAM으로 제주공항에서 한라산 백록담까지 관광객을 15분 만에 실어 나를 계획입니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면 보다 많은 관광객이 멋진 비경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RAM의 경우 일반 도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기에 공항이 없어도 당장 운항이 가능합니다. 속도도 500km/h에 달해 잠실 고수부지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에 불과합니다. 국회의사당에서 세종시 청사까지 이동하는 데도 20분이면 충분합니다.

UAM과 RAM으로 전국 관광지가 30분 거리로 줄어들면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전국의 비경과 맛집을 찾아 여행을 오게 될 것입니다.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지방 소멸의 위험도 사라지게 됩니다.

민간 투자사업을 하더라도 지방 소멸도 막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는 미래형 교통수단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로나 철도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이동하는 지역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민간 투자사업에 나선 지자체와 기업들이 이런 UAM, RAM 버티포트나 소형 공항을 추진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최대한 많이 도입되도록 해야 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이른 시일 안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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