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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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의하면 작년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559건으로 최저점을 기록했습니다. 문재인정부 이전 10년 월별 매매거래량 평균이 1만건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거래절벽도 이런 절벽이 없습니다. 이후 매매거래량은 계속 증가해서 12월에는 835건으로 2022년2월(821건)보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의미 있는 움직임은 2023년부터입니다. 1월 거래량은 1417건으로 집계돼 작년 가장 적었던 거래량과 비교하면 2.5배를 넘어섰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시기는 아직 실거래건수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2월의 거래량입니다. 3월6일 현재 1506건으로 1월의 거래량을 이미 추월했습니다.

경기도도 유사합니다. 작년 9월 최저거래량(2606건)을 기록한 이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드디어 2023년 1월 거래량이 4588건으로 집계되어 최저거래량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3월6일까지 집계된 2월 거래량은 5180건으로 이미 1월 거래량을 추월했습니다.

최근 증가하는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계약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로 보여집니다. 새정부 초기의 공급완화 정책에서 최근 대출과 청약제도를 중심으로 한 수요완화 정책이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주택수요자들을 다시 주택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든 주요 원인입니다.
"금리 하락·대출규제 완화…아파트 거래량을 주목하라"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크게 하락한 아파트 가격 또한 이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2022년 서울, 경기, 인천을 가리지 않고 실거래가는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통계 집계이래 가장 큰 하락폭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가격이 치솟던 수도권 아파트를 보고만 있던 주택수요자들이 본인이 원하는 단지의 급매들을 나오자 다시 시장진입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여전히 조정 국면이고 미분양도 늘어나고 있지만 시차를 두고 지금의 분위기는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두가지의 커다란 변수가 시장에 추가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금리입니다. 작년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의 주범이었던 금리는 이제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한번 더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3.75%가 정점일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0.25% 더 오르더라도 대출금리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대출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면 주택수요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유인은 더 커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대출규제완화 특히 특례보금자리론이라는 마중물입니다. 이미 실수요 위주로 바뀐 부동산시장에서 무주택자나 1주택자의 움직임은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글로벌경제상황이 녹녹치 않기 때문입니다. 우대금리가 3%대까지 내려가는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대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DSR 규제의 적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금융공사는 특례보금자리론 3월 금리를 동결하고 3월부터 인터넷 등을 통한 비대면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대면신청을 할 경우에도 0.1%포인트 금리 인하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추가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라 역할이 주목됩니다.

이 두가지 변수 모두 현재 거래량 보다는 미래의 거래량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국내 최대 중개플랫폼이 집계한 거래자료에 의하면 2023년 2월 수도권에서 파악된 아파트 거래는 1398건으로 2022년 최저 거래건수 대비 2.41배가 증가했습니다. 가장 크게 늘어난 거래는 매매거래(3.03배)입니다. 매수를 원하는 수도권 고객 또한 2023년 2월 449명으로 집계되어 작년 6월 191명에 비해 2.35배나 늘어났습니다. 정부의 실거래가 통계가 한달 늦게 파악되는 것과는 다르게 한달 빠르게 집계된 거래관련 통계로 의미 있는 수치입니다. 금리하락과 대출규제완화가 반영된 이후의 주택관련 통계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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