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백화점.(사진=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명품 소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1인당 명품소비액이 324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1인당 명품소비액이 280달러였다고 하니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그야말로 월드클래스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시대에도 명품을 손에 넣기 위한 명품샵 앞의 오픈런과 번호표 뽑기는 매일같이 진행되고 있고, 자연스럽게 명품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1년 글로벌 명품 시장은 약 2942억달러로 2020년 대비 13.5% 성장했으며, 2022년에도 6%가량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명품은 그 희소성과 차별화 때문에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미래에도 명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을 예상한다면, 명품을 소비하느냐의 고민보다는 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많은 명품 브랜드들은 LVMH그룹, Kering그룹, Richemont그룹 등이 거의 과점하다시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프랑스의 LVMH그룹은 루이뷔통, 불가리, 디올, 셀린느, 지방시, 펜디 등 패션브랜드, 위블로, 태그호이어, 제니스, 쇼메, 티파니 등 시계 및 보석 브랜드, 모엣샹동, 헤네시 등 주류 브랜드까지 거의 모든 영역의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구찌, 이브생로랑,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브리오니, 부쉐론 등은 프랑스 Kering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Richemont그룹은 시계 강국인 스위스 기업답게 보메 메르시에, IWC, 피아제, 바쉐론 콘스탄틴, 로저 드뷔, 예거 르쿨르트 등 명품시계 브랜드와 까르띠에, 끌로에, 몽블랑, 던힐, 반 클리프 앤 아펠, 델보 등의 패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3대 명품 그룹 이외에도 에르메스, 메르세데스 벤츠, 페라리 등 명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회사들도 명품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입니다.

명품 기업들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①이탈리아에 상장돼 있는 GLUX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 ②영국에 상장돼 있는 LUXU ETF에 투자하는 방법, ③한국 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ETF(코드:354350)에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세가지 ETF는 ‘S&P Global Luxury Index’라는 동일한 추종지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는 거의 동일합니다. ‘S&P Global Luxury Index’는 2023년 2월6일 기준 Richmont그룹, LVMH그룹, 에르메스, 메르세데스 벤츠, Kering그룹, 에스테로더, 테슬라, 페라리 등의 명품회사 주식들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습니다.

37개 미국 기업의 비중이 약 35%, 7개의 프랑스 기업의 비중이 약 27%로 두 나라 명품 기업들의 비중이 약 62%로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아모레퍼시픽, ㈜강원랜드, ㈜호텔신라, ㈜신세계 등 한국 기업들도 약 0.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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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 상장돼 있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ETF도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데 유럽의 ETF보다는 늦은 2020년 5월12일에 상장됐습니다. 이 ETF는 2023년 2월7일까지 85.7%의 누적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약 27%, 미국의 S&P500은 약 4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기간 중에도 글로벌 명품 시장은 여전히 건재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명품의 매출을 성장시키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온라인 채널입니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만 살 수 있었던 명품을 이제는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명품의 자존심 등의 이유로 오프라인 채널만을 고집하던 명품 업체들은 온라인 샵을 앞다퉈 개설하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 자체의 온라인 샵뿐만 아니라 카카오 등 SNS를 활용한 온라인 판매도 크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 선물하기 내에도 구찌, 티파니, 불가리, 피아제, 프라다, 생로랑 등의 명품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입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립스틱, 소품 등 스몰럭셔리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주얼리, 가방까지도 카톡을 통해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여행업, 항공업, 호텔업, 면세점 등 리오프닝주들도 부활할 것이며 자연스럽게 명품의 수요도 늘어나 명품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하지 않을까요?

이제 명품 살 생각만 하지 말고, 명품회사에 투자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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