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로 붐비는 서울 청계천 모습. 사진=뉴스1
시민들로 붐비는 서울 청계천 모습. 사진=뉴스1
최근 서울 도심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재개발 완료 시점에서 주요 도로들의 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청계천 주변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도심의 '남북녹지축'과 '신산업 허브지역'으로 개발해 뉴욕의 '허드슨 야드'처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을지로 3가, 을지로 4가, 종로 3가, 충무로역 등의 역세권 43만9356㎡를 고밀 개발하게 됩니다. 이미 세운3구역에 10개의 정비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5개 구역은 착공했습니다. 이런 개발은 바람직하지만, 더 늘리기 어려운 자동차 도로가 문제로 남습니다.

이들 지역 교통난에 대한 우려는 2003년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을 추진하던 시점부터 제기됐습니다. 청계천 복원을 위해 청계고가를 철거하면 도로가 줄어 교통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당시 대안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지하로 5m 정도 더 파서 복원된 청계천 아래로 지하 고속도로를 만들고, 유료로 운영해 청계천 유지관리비에 사용하면 교통난 해결과 운영비 조달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의도~신월IC 구간을 지하로 관통하는 신월여의지하도로 모습. 사진=한경DB
여의도~신월IC 구간을 지하로 관통하는 신월여의지하도로 모습. 사진=한경DB
좋은 방안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일정상 청계천 복원공사를 빠르게 끝내야 했기에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청계천 보수공사 시점에 추진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청계천은 완전한 자연 하천이 아니기에 일정 기간마다 보수를 해야 하는데, 복원 17년이 넘으면서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청계천 보수공사를 하면서 지하 고속도로를 건설하면 예상되는 일대 교통 혼잡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 도로 지하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복공판을 설치하는 복잡한 과정이나 주변 차량 정체 없이 쉽고 빠르게 대심도 건설이 가능합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부터 성동구 살곶이체육공원까지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동부간선도로와 연결하면 강변북로까지 빠르게 나갈 수 있습니다. 정릉천 등은 청계천 내부에 별도 물길을 만들어 보내면 되기에 건설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이러한 청계천 지하 고속도로 사업은 각종 도로 지하화 사업들에 비해 신속하고 저렴하게 건설이 가능합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복합 개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광화문 도심과 강변북로를 연결하는 지하 고속도로를 준공하면 교통 분산 효과도 크게 누릴 수 있습니다. 재정사업으로 진행해 통행료를 받고, 청계천 유지관리비로 사용하면 교통난과 청계천 유지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서울 도심이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고밀화되고 있지만, 도로를 추가로 건설할 곳은 마땅치가 않습니다. 청계천 지하 고속도로 사업을 지금부터 추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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