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자녀에게 자산관리 조언하는 방법 [하박사의 쉬운 펀드]
직장생활로 바쁜 2030세대는 자산 관리하는 데 신경을 잘 쓰지 못합니다. 사회 초년생을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문직 종사자 등 젊은 세대가 바쁜 시간을 쪼개서 금융기관을 방문하거나, 보유자산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아직 세대 독립을 하지 않은 자녀를 대신해 부모가, 특히 엄마가 은행업무를 포함한 자산관리를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자녀를 대신해서 만기가 된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원금과 수익이 발생한 부분을 더해 새롭게 상품을 신규로 만듭니다. 매달 일정금액을 넣는 적립식 상품도 만기 해지한 뒤 대신 가입합니다. 참고로 상품 해지는 본인이 해야 하는 업무지만, 상품을 해지한 뒤 재신규하는 것은 가족관계증명서와 본인의 인감으로 부모가 대리해 업무가 가능합니다.

2030세대, 엄마가 자산관리 해주는 경우 많아

엄마가 대신 관리하는 경우 상품구성은 정기예금, 적금상품이 대부분입니다. 투자상품을 하는 경우는 10%도 되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투자상품을 적절하게 분산투자해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반면 젊은세대의 생각은 다릅니다. '내 인생에 자력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많습니다. 미래를 위해 금융자산을 모으고 투자하기보다는 나를 위해 제대로 소비해보자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특히 MZ세대의 경우, 투자하는 방식에 있어서 교과서적이고 이론적인 방식보다는 돈 되는 곳이면 형식과 방법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주식을 비롯해 가상자산(암호화폐)와 조각투자, 운동화 리세일 등 전통적인 투자방법보다 다른 사람들이 큰 돈을 벌었다고 소문난 곳에는 망설임 없이 투자합니다.

이러한 젊은 세대의 생각과 투자방식, 그리고 부모님의 안전선호 자산관리 방식은 서로 괴리가 발생합니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성인 자녀의 금융자산 관리에서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법일까요?

자산관리에 투자상품 넣고 적립식 포함해야

첫째로 2030세대는 투자할 기간이 10년 이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의 투자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또한 3년, 10년 등 중장기로 나눠 투자합니다. 연령에 맞는 투자상품 비중은 100의 법칙(투자상품 비중=100-자신의 나이)을 준용하고, 본인의 상황에 맞게 조정합니다. 현재 나이가 35세라면, 나의 투자상품 비중은 65% 수준으로 하고 나머지 35% 는 정기예금 등 안전한 상품으로 분산하는 식입니다.

둘째 목돈 투자와 적립식 투자에 있어서 투자상품의 종류와 비중을 달리 적용하는 게 좋습니다. 어렵게 모은 목돈은 수익률이 확정돼 있는 상품으로 위험도, 투자기간을 고려해 분산투자합니다. 정기예금 금리를 넘어서 물가상승률에 근접하는 수익률을 목표로 상품의 만기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현재의 물가상승률인 5% 수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정기예금(2% 안팎), 채권(은행 신종자본증권 4% 내외), 파생상품(지수형 ELS 7% 안팎)을 적절하게 분산해 예상수익률을 맞춥니다. 비중의 경우 언제든지 원금 이상으로 해지할 수 있는 정기예금 비중은 30% 수준으로 3년 안에 상환가능한 ELS 상품과 5년 시점에 원금을 받을 수 있는 은행 신종자본증권에 나머지를 투자합니다. 이렇게 하면 필요 시 투자금의 70% 수준(정기예금 30%, ELS 해지시 중도상환수수료 발생)에서 자금을 활용할 수 있고 3개월마다 이자를 받아서 재투자(은행 신종자본증권)도 가능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0% 완벽한 상품은 없습니다. 정기예금은 원금과 이자가 확정되지만 금융기관별 5000만원까지만 원금과 이자가 법적으로 보장되지만 대형은행의 정기예금 지급은 매우 안전하게 운용됩니다. 은행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이고 발행 금융기관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파산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원금과 이자지급이 안되려면 수십조원의 손실이 발생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지수형 ELS 상품의 경우, 가입시점의 지수보다 35% 이상 하락하면 원금손실이 발생합니다. 지금부터 과거 10년동안 지수형 ELS 상품이 미상환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공격적인 투자, 전체의 10% 이내로 제한해야

상품마다 장단점이 반드시 있습니다. 위 상품 외에도 상품 가입시 본인의 투자성향과 향후 자금 소요 일정을 체크하고, 상품별 자세한 설명을 자세하게 확인한 뒤 가입해야 합니다. 차곡차곡 모아가는 적립식 상품은 1년 투자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3년 정도 중기이상 투자해 시장수익률 이상 목표로 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립식 투자는 목돈투자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운용합니다. 매월 불입하는 금액의 70% 내외는 주식형펀드 등 고수익, 고위험 상품으로, 30% 수준은 안정형 상품으로 투자합니다. 만기가 없는 청약저축은 매월 10만원 이상 꾸준히 불입합니다. 때때로 청년희망적금 등 정부기관에서 발표하는 상품들은 세제혜택이 있고 추가금리가 제공되므로 빼먹지 않고 가입합니다.

여기에다 주식형 적립식 펀드는 수익률이 하락하더라도 꾸준히 불입합니다.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장세에서는 손실폭이 커지지만, 경제가 회복되고 주가가 오르게 되면 그 폭만큼 수익이 쌓이게 됩니다. 성장형, 가치형, 배당형 등 펀드 스타일별로 분산해서 일정금액을 자동이체로 꾸준히 3년정도 불입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셋째로 자녀가 자유롭게 투자를 하는 비중은 금융자산의 10% 이내로 제한합니다. 가상자산과 조각투자, 운동화 리세일 등의 투자방법은 기존 제도권 외의 투자방식입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바뀔지 누구도 모릅니다. 이익이 발생하든, 손실이 나든 값진 경험을 할 것이고 기존 금융상품과의 비교공부도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투자한도를 제한해서 어렵사리 모은 금융자산 전체가 큰 변동성에 노출되는 것은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는 20대 중반인 자녀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목돈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3년 이상 기간으로, 연 7%대의 수익을 예상할 수 있는 국내외 주식형펀드에 상당부분을 투자해라. 장기저축상품인 청약에 꾸준히 적립해라. 투자기간 중 궁금하거나 필요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아빠에게 물어보고!'

요즘 경제상황이 좋지않아, 아이들의 펀드수익률이 부진해 져서 필자에게 상품내용을 가끔 물어봅니다. 저는 "투자상품이 성장형인지, 가치형, 배당형 상품인지에 따라 수익률의 편차가 있다. 현재 경제침체기인 상황에서 투자금을 매월 정액으로 적립하면 추후 경제상황이 회복될 때 그만큼이 수익이 누적해서 기록된다. 또한 매일의 펀드 평가금액이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변화를 보이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하나의 공부"라고 이야기합니다.

자녀가 독립하기 전까지 성인 자녀의 금융자산을 부모가 단독으로, 혹은 자녀와 공동으로 관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금융문화 중 하나입니다. 부모의 안정선호 관리와, 자녀의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자산운용 방법의 절충점을 알아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서 관리한다면 안정성과 수익성 두가지 토끼를 같이 잡을 수도 있습니다.

자녀가 시간적 여유가 없더라도 자산관리에 대해 주기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달은 아니더라도 최소 분기에 한 번 정도는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부모가 자녀와 같이 금융기관을 방문해 대면 상담을 통해 본인과 부모의 생각, 그리고 자산관리 팀장의 객관적인 의견을 들어보고 자산관리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요즘은 금융기관을 방문해 오프라인으로 신규·해지가 가능한 상품의 90% 이상이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업무가 가능합니다. 자산관리팀장과 대면상담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큰 분류는 결정하고 주기적으로 전화상담을 통해 의견교환을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필요할 때 휴대폰 금융기관인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 상품을 신규, 해지, 변경하면서 금융자산을 관리하면 됩니다.

부모가 너무 안정성에만 치우쳐 자녀의 금융자산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금융자산 운용에 대한 자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금융기관 담당자의 객관적인 의견을 더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금융 자산관리가 가능합니다. 자녀의 나이와 투자성향, 재산상황과 자금소요 일정 등을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합니다. 이를 통해 향후 자녀가 독립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금융자산을 관리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경험으로 상품을 결정할 수 있는 경쟁력이 만들어집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