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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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등락하고 있습니다. 2022년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둔 중국 경제는 연초부터 여러 가지 불안정 리스크에 직면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미중 금리차와 중국 본토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 중국 코로나 재확산과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 중국 ADR 상폐 위기가 가져온 투자심리의 약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향후 중국 증시의 향방을 전망해 보겠습니다.

1분기 중국증시, 급등락 나타내

작년 말까지 순항하는 듯했던 중국 증시는 올해 1월 마지막 한 주 동안에 4.6%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2월 중국 증시는 반등하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혔다가 3월 들어서도 중국 증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3월 7일부터 15일까지 1주일 동안 상하이 종합지수는 11%나 하락했습니다. 올해 초 3600선에서 움직이던 상하이 종합지수는 4월 26일 2886.43까지 추락했습니다.

1분기 중국 증시 급변을 부추긴 주된 요인으로 2월 말부터 중국 증시에서 본격화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들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중국 증시 투자 동향을 보여주는 북상 자금(北上资金,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A 주로 유입된 홍콩 및 외국 투자 자금) 흐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은 1분기 243억 위안(약 4조6700억원) 순유출됐는데, 폭락장에 진입된 3월에 순유출 자금 규모가 450억 위안(약 8조62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연준의 첫 금리 인상과 우-러 전쟁 상황이 심각해진 3월 7~16일, 8거래일 연속 외국인 자금은 순유출됐고 총 유출 규모가 670억 위안(12조8800억원)이었습니다. 이는 2020년 중국 코로나 사태 발생 시점보다 더 많은 외국인 자금이 유출된 것입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1분기 중국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의 유출 배경에는 서로 다른 통화정책을 취하는 미국과 중국 간의 축소된 금리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긴축 통화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3월 15일 첫 금리 인상했을 뿐만 아니라 5월 빅 스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2022년 경제 안정세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작년 12월부터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등 완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3월 한 달간 약 100bp 상승했으며 4월 11일 장중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을 추월했습니다. 이에 중국 내 외국인 자금은 수익률이 높은 미국 자본시장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2월 순유출한데 이어 3월에도 982억 위안 순유출했습니다.

중국 증시, 반등 가능성 있을까

2분기 들어서도 중국 증시의 불안정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중국증시에 투자해야 할지가 고민스럽습니다. 중국 증시에 투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먼저 각종 경제 지표가 양호한지에 대한 점검과 성장 모멘텀이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① 부진한 3월의 중국 경제지표

3월 18일 발표한 중국 1분기 GDP는 27조 178억 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4.8% 증가했습니다. 이는 로이터통신 예상치(4.4%)와 중국 차이신 예상치(4.5%)보다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월별로 분석해보면 코로나 재확산 영향이 없었던 1~2월의 경제지표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지만 2020년 이래 최대 규모의 코로나 영향을 받은 3월의 경제 지표는 모두 약세였습니다.

1~2월의 산업생산 성장률은 7.5%로 작년 12월 성장률 4.3%, 시장 예상치 3.9%보다 대폭 상회했지만 3월 성장률은 5%이었습니다. 소비 활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월의 성장률은 1~2월 반등세(6.7%)가 이어지지 못해 마이너스로 전환된 –3.5%이었습니다. 3월 고정자산투자는 6.7%로 1~2월 12.2% 보다 대폭 하락했습니다. 투자 부문 가운데 부동산 투자는 3월 성장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2.4%를 기록했습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이처럼 3월 경제 지표의 부진은 3월 중순부터 상하이, 선전 등 일부 주요 도시의 봉쇄 조치 때문입니다. 도시 봉쇄 시 인구 이동, 소비, 기업의 생산활동 등 경제 활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3월 대표적인 경제 지표인 공업 생산설비 이용률과 소매 판매는 코로나 원년인 202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4월 10일 현재 코로나 영향을 받은 지역의 총 GDP는 전국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코로나 영향을 받은 도시의 GDP의 비중은 전국 GDP의 20% 넘지 않았습니다.

②4월과 2분기 경제 하방 압력 증가

중국 도시 봉쇄 조치는 4월 중국 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됩니다. 3월 28일부터 도시 봉쇄를 시작한 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상하이는 4월 18일 비로소 자동차 생산 재개 등 봉쇄 조치를 일부 해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4월과 2분기의 중국 경제는 1분기보다 더 심한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제 활력을 보여주는 화물차 운송지수는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전국 -2.6%, 상하이 -6.8%로 하락한데 이어 4월(4월 1~17일 기준) 전국 -29.4%, 상하이 -83.3%로 하락폭이 확대됐습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중국 부동산 시장은 작년 규제 완화, 유동성 공급 등 정부 지원정책이 실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부진합니다. 3월 중국 부동산 거래면적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26.2% 하락했습니다. 중국 30대 도시 부동산 거래면적은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7.3% 하락, 4월(4월 1일~17일 기준)에는 전년 동기 대비 61.2% 대폭 하락했습니다. 기존 부동산 매출을 통한 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회사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간 중국 경제를 이끈 수출은 올해 들어 하락세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주요국 세계 중앙은행들의 긴축 통화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중국 수출 물량에 대한 여타 국가들의 수요도 위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3월 수출액과 수출 선행지표인 신규 수출주문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3월 말부터 시작된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는 수출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전체적으로 보면 1분기 4.8%의 GDP 성장률은 2021년 1분기의 높은 성장률(18.3%)을 감안하면 무난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속성이 있는 대규모의 완화 통화정책(중국 인민은행은 4월 지준율은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기준금리인 LPR은 3개월 연속 동결)의 부재로 2분기 중국 GDP는 2021년 2분기의 다소 높은 성장률(7.9%)에서 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성장의 선행 지표인 중장기 사회융자액의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업과 개인들이 경제 성장에 대해 확신을 갖지 않고 장기 대출 확대에 신중한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5.5% 경제 성장 목표는 낙관할 수 없습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또한 미중 10년물 국채금리가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인민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는데 부담될 수 있습니다. 5월께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빅 스텝 할 것이 예상됩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0%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미중 금리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2분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중국은 2018년 미국 금리 상승기에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던 시기에 4차례의 지준율을 인하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통화정책에 있어 ‘자주적 방침(以我为主)’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보다는 지준율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③ 외부 리스크 요인 '환율'

4월 22일 역외 달러-위안화 환율이 장중 6.5위안대를 뚫어 작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습니다. 수출대금 환전 수요는 올해 1분기에 하락세가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시 외국인 자금 유출도 증가할 것입니다. 상보다 더 빨리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위안화 절하와 중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롤러코스터 탄 중국 증시, 이젠 어디로? [이규엽의 중국증시 파노라마]
2분기 들어서도 중국증시에 미치는 불안정한 요소는 여전히 산재해 있습니다. 중국 경제의 각종 지표를 점검하고 성장 모멘텀을 분석한 결과 현 시점에서 중국 증시에 투자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규엽 한국대성자산운용(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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