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月 주차료가 83만원이라고?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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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편의시설 이용료 고려한 집값 비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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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파트 주차장은 대부분 무료의 개념입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법정기준이 있고 주택사업자들도 이러한 기준을 넘어 주차장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주차에 큰 불편이 없습니다. 1대는 물론 2대까지 무료로 주차하는 아파트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주차장이 무료가 아닌 건 당연하고 주차장을 따로 분양하기도 합니다. 3.3㎡당 1억원이 넘는 주차장도 그리 드문 사례는 아닙니다.
뉴욕 맨해튼에는 10평에 불과한 주차장을 1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았습니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같은 아무리 고가의 자동차도 10억원을 잘 넘지 않는데 주차장이 자동차보다 비싸다면 어처구니가 없을 듯합니다. 뉴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 홍콩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을 3억이 넘는 가격으로 판다고 합니다. 홍콩에서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타이쿠싱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의 주차장인데 주택사업자가 그동안 임대로만 관리하던 주차장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았는데 분양가격이 205만 홍콩달러(약 3억850만원)나 된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주차장 월 임대료입니다. 주택사업자가 주차장을 팔면서 임대주차장이 줄어들어 임대료가 급격히 올랐습니다. 48만원하던 임대료가 83만원으로 올라 돈을 빌려서라도 주차장을 사야 할까라는 고민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땅이 좁아 용적률이 높은 고층아파트가 많은 홍콩에서는 주차장 수가 세대수에 비해 턱없이 적다고 합니다. 앞선 예에서 소개한 타이쿠싱 지역 아파트의 경우에도 단지 규모가 1만3000가구에 이르지만 주차구역은 4000개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주차구역을 사는 실수요도 있지만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를 구입하기는 너무 비싸고 주차장은 비주거용 부동산이라 부대비용 또한 저렴하다고 합니다. 지난 10여년간 개인차량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주차구역은 10%만 늘어 주차구역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답니다. 홍콩의 최고 부촌인 피크 지역의 한 주차구역은 18억원에 팔려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도쿄에는 대부분의 나대지가 주차장으로 운영됩니다. 필자가 한 때 일본에서 보내면서 항상 궁금했던 사실은 땅값이 비싼 도쿄의 나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이게 과연 수지가 맞을 지였습니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홍콩과 같이 일본에도 '차고증명제도'가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험과 함께 필수적으로 필요한 서류가 차고증명서류라고 합니다. 주차장이 없으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아무 빈자리에 주차해도 되지만 일본의 맨션은 분양할 때 주차장 구입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같은 자리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10년 전이지만 당시 맨션의 주차비용은 대략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였습니다. 1년 주차비용이 아닙니다. 한달 주차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차장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1980년대 말부터 정부차원의 고민이 시작됐고 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던 중대형 승용차가 중산층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2478만대에 이르니 명실상부한 마이카의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주차빌딩도 생겨나고 이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개발업자와 유명인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주차빌딩에 대한 투자는 주차비용이 비싸고 주차장에 대한 규제가 강한 나라에서 유망할 겁니다. 주차비도 높지만 단속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호주의 경우 3시간 주차비가 89호주달러(약 7만8000원)인데 주차위반 벌금이 86호주달러(약 7만5000원)라고 합니다. 벌금이 더 경제적이니 이런 곳에서는 주차장 영업이 오히려 어려울 듯도 합니다. 주차비는 무료라는 개념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주차장빌딩이나 상가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공동주택 주차장은 공용면적에 속해 따로 주택사업자에 돈을 주지 않고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며 이용합니다. 따라서 아파트 주차장을 따로 분양하는 건 생각할 수 없지만 드디어 상업용에서는 이런 사례가 생겨났습니다. 올해 10월27일 청약을 받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주차장을 따로 돈을 주고 함께 사야 한다는 내용의 입주자모집공고를 했답니다. 주차빌딩(주차전용 건축물)에 첨가된 오피스텔인데 별도로 부설주차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이 본 건물 주차장이 넓어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무료로 주차장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분양하는 건 특이한 사례로 보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의 편의시설 대부분이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홍콩의 클럽하우스의 경우 주차장 임대료만큼 비싸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보다는 월등이 높습니다. 아파트 가격을 비교할 때는 이런 편의시설의 유무와 이용료 등을 함께 비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뉴욕 맨해튼에는 10평에 불과한 주차장을 1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았습니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같은 아무리 고가의 자동차도 10억원을 잘 넘지 않는데 주차장이 자동차보다 비싸다면 어처구니가 없을 듯합니다. 뉴욕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최근 홍콩에서는 아파트 주차장을 3억이 넘는 가격으로 판다고 합니다. 홍콩에서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타이쿠싱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의 주차장인데 주택사업자가 그동안 임대로만 관리하던 주차장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았는데 분양가격이 205만 홍콩달러(약 3억850만원)나 된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주차장 월 임대료입니다. 주택사업자가 주차장을 팔면서 임대주차장이 줄어들어 임대료가 급격히 올랐습니다. 48만원하던 임대료가 83만원으로 올라 돈을 빌려서라도 주차장을 사야 할까라는 고민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땅이 좁아 용적률이 높은 고층아파트가 많은 홍콩에서는 주차장 수가 세대수에 비해 턱없이 적다고 합니다. 앞선 예에서 소개한 타이쿠싱 지역 아파트의 경우에도 단지 규모가 1만3000가구에 이르지만 주차구역은 4000개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주차구역을 사는 실수요도 있지만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아파트를 구입하기는 너무 비싸고 주차장은 비주거용 부동산이라 부대비용 또한 저렴하다고 합니다. 지난 10여년간 개인차량 등록은 50% 증가했지만 주차구역은 10%만 늘어 주차구역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답니다. 홍콩의 최고 부촌인 피크 지역의 한 주차구역은 18억원에 팔려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도쿄에는 대부분의 나대지가 주차장으로 운영됩니다. 필자가 한 때 일본에서 보내면서 항상 궁금했던 사실은 땅값이 비싼 도쿄의 나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이게 과연 수지가 맞을 지였습니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홍콩과 같이 일본에도 '차고증명제도'가 있다고 합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험과 함께 필수적으로 필요한 서류가 차고증명서류라고 합니다. 주차장이 없으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아무 빈자리에 주차해도 되지만 일본의 맨션은 분양할 때 주차장 구입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같은 자리에 주차를 해야 합니다. 10년 전이지만 당시 맨션의 주차비용은 대략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였습니다. 1년 주차비용이 아닙니다. 한달 주차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차장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최근의 일입니다. 1980년대 말부터 정부차원의 고민이 시작됐고 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던 중대형 승용차가 중산층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합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가 2478만대에 이르니 명실상부한 마이카의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주차빌딩도 생겨나고 이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개발업자와 유명인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주차빌딩에 대한 투자는 주차비용이 비싸고 주차장에 대한 규제가 강한 나라에서 유망할 겁니다. 주차비도 높지만 단속도 강하기 때문입니다. 호주의 경우 3시간 주차비가 89호주달러(약 7만8000원)인데 주차위반 벌금이 86호주달러(약 7만5000원)라고 합니다. 벌금이 더 경제적이니 이런 곳에서는 주차장 영업이 오히려 어려울 듯도 합니다. 주차비는 무료라는 개념이 강한 우리나라에선 주차장빌딩이나 상가가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공동주택 주차장은 공용면적에 속해 따로 주택사업자에 돈을 주지 않고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며 이용합니다. 따라서 아파트 주차장을 따로 분양하는 건 생각할 수 없지만 드디어 상업용에서는 이런 사례가 생겨났습니다. 올해 10월27일 청약을 받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의 경우 주차장을 따로 돈을 주고 함께 사야 한다는 내용의 입주자모집공고를 했답니다. 주차빌딩(주차전용 건축물)에 첨가된 오피스텔인데 별도로 부설주차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이 본 건물 주차장이 넓어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무료로 주차장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분양하는 건 특이한 사례로 보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의 편의시설 대부분이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홍콩의 클럽하우스의 경우 주차장 임대료만큼 비싸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보다는 월등이 높습니다. 아파트 가격을 비교할 때는 이런 편의시설의 유무와 이용료 등을 함께 비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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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