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드라마 오징어게임. /한경DB

드라마 오징어게임. /한경DB

최근 넷플릭스에서 투자한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패러디에 한국의 전통놀이와 전통 먹거리가 전세계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을 전세계에 단시간내에 알리는 홍보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어서 코로나19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오징어게임'에 투자한 넷플릭스가 어쩌면 고마운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넷플릭스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독점계약이 되어서 제작자나 출연진들과 수익을 나누는 인센티브가 전혀 없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넷플릭스가 약 200억원의 제작비를 혼자 투자하는 조건으로 모든 흥행 위험을 감수하기로 하고 반면 모든 투자이익도 혼자 독차지하기로 계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징어게임의 제작자는 이미 대본이 10년전부터 완성이 되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대본을 위험을 감수하고 모든 투자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투자자가 바로 넷플릭스입니다.

이미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만 8월 한달간 결제된 금액 753억원이나 되고, 가입자가 8월에만 작년 동기대비 78%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경쟁력이 계속 증명되니까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8300억원이나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인도에 지난 2년간 투자한 약 4400억원에 비하면 엄청난 투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에만 한국에 약 6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결국 국내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은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에 잠식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넷플릭스는 비록 많은 리스크를 않고 한국에 투자를 했지만,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국투자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곳은 영화나 드라마뿐이 아닙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모습. /한경DB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모습. /한경DB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엄청난 인기에 세계 최고의 첨단 신도시로 거듭이 났습니다. 이미 바이오허브가 됐고 인천공항과 함께 국내 최고의 미래형 스마트시티가 이미 구축이 됐습니다.

그런데 시계를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면 상황이 다릅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이된 송도, 청라, 영종 모두 초기에는 국내 투자자들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송도신도시가 처음으로 매립을 통해 국제도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을때 국내 건설업계는 물론 건설투자회사들 누구도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미국의 중소개발업체였던 게일 앤 웬트워스(G&W) 라는 회사가 거의 독점적인 계약으로 2002년에 인천광역시와 2013년까지 127억달러(약 16조원)를 투자, 552만661㎡(167만평)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리고 이 계약에 앞서 송도 매립지 396만6942㎡(120만평)을 10억달러에 매입하는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그 이후에 본격 개발이 진행되니까 그 때부터 국내 주요 기업은 삼성, 셀트리온 등이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G&W사는 포스코와 합작법인까지 만들어 엄청난 규모의 토지를 매립, 국내 대형 건설회사에게 원가의 몇배 이상으로 분양해 지금의 송도신도시가 만들어 지게 됩니다.

초기에 엄청난 투자를 약속했던 G&W는 이미 엄청나게 가격이 오른 매립된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국내 금융권에서 받아 토지대금 상당부분을 납입해 먹튀논란이 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건설업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사업을 국내 투자자들은 나중에 참여하여 외국계 투자사만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게 하느냐?" 하는 내용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 국내에서 처음하는 대규모 사업이었고, 투자에 대한 뚜렸한 신뢰가 없고 당시에는 이런 대형사업은 건설회사들이 보증을 서야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강원 춘천시 중도에 공사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연합뉴스

강원 춘천시 중도에 공사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연합뉴스

이와 유사한 사업들이 국내 대형사업에서 여러번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춘천에서 진행되는 '레고랜드' 사업도 비슷한 구조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자금조달을 대부분 건설회사 책임준공 등으로 PF를 하는 구조인데, 테마파크 사업은 PF가 안되서 지난 10년간 투자를 못받았다가 결국 레고랜드 소유자인 영국의 '멀린'이 투자하기로 하고 내년 5월5일 정식개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나고야시 '레고랜드' 테마파크만 방문해봐도 엄청난 한국, 중국 관광객들이 자녀들과 함께 찾아옵니다. 규모가 작은데도 불구하고 디즈니랜드 입장료보다 약간 적은 약 7만원대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녀들에게 에버랜드, 롯데월드, 레고랜드 중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요. 한마디로 춘천 레고랜드가 내년에 개장하면 국내 전역은 물론 중국, 일본에서도 엄청난 인파가 몰려올 것이 확실합니다.

국내 투자자들은 별로 신경안쓰고 있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결국 또 엄청난 수익을 가져갈 겁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들이 반복될까요. 국내에서는 가장 안전한 부동산 개발투자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와 같이 분양상품입니다. 테마파크나 대규모 매립지 개발 등은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리고 제대로 된 F/S(사업타당성) 보고서가 없으니까 주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과감하게 한국에 투자를 하고 엄청난 수익을 가지고 갑니다.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려주는 대박을 터뜨렸는데, 국내 제작사나 관련회사들은 인센티브를 못받는 구조이니까요. 결국 장기 비전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구조가 국내는 단기 성과에만 치우치다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앞으로 국내도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해왔으니까 더이상 우리의 훌륭한 콘텐츠로 외국인들 수익만 올려주지 말고, 외국에서 많은 수익을 국내업체가 올릴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합니다. 아마도 이런 투자분야들도 한국인의 '빨리빨리' 근성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많은 분들이 투자는 느긋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어느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