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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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d Traded Fund)는 특정자산의 가격 또는 특정지수의 변화에 연동하여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로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됩니다. ETF는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적은 자금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한 금융상품입니다.

ETF 시장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있습니다. ETF가 설정 및 해지되는 발행시장과 이미 발행된 ETF가 거래소를 통해 매매되는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으로 구분됩니다. 발행시장에서는 지정참가회사를 통해 설정·환매가 일어나고, 유통시장에서는 일반투자자들과 지정참가회사가 거래소를 통해 ETF를 매매하게 됩니다.

탄소배출권 ETF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ETF는 KFA Global Carbon ETF(KRBN)로,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2020년 7월에 상장됐습니다. 올해 9월21일 현재, 39.7달러로 연초대비 56.4%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은 95.0%에 달하고 있습니다.

KRBN ETF의 바스켓은 주요국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8월9일 기준으로 유럽 탄소배출권 2021년 선물에 67%, 미국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2021년 선물에 15%, 미국 북동부 지역의 탄소배출권 2021년 선물에 7%, 유럽 탄소배출권 2022년 선물에 5%,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2022년 선물에 3%로 투자 바스켓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무려 73%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탄소배출권 ETF는 글로벌 최대 탄소배출권 시장인 유럽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면서 유럽 탄소배출권의 가격상승 여부가 펀드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수급분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시장안정화조치(MSR, Market Stability Reserve)
MSR 제도는 시장에서 유통되는 배출권 수량(공급-(수요+MSR 비축분))이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배출권 공급량이 자동으로 통제되는 제도입니다. 유통 배출권 수량이 8억3300만 EUA를 초과해 배출권이 과잉공급된 경우, 배출권 경매 수량을 유통 배출권 수량의 24%(2019년~2023년)만큼 줄임으로써 배출권 공급을 축소시킵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감축 비율을 12%로 축소할 예정입니다.

반면, 유통 배출권 수량이 4억 EUA 미만으로 배출권 공급이 부족한 경우, 경매수량을 1억 EUA만큼 증가시킴으로써 배출권 공급을 늘리게 됩니다. 이상과 같은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 5월12일,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유통 배출권 수량 15억7900만톤 중 24%에 해당하는 3억7900만톤을 경매물량에서 제외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본격적 공급축소 정책을 단행했습니다.
화석 연료전환 가격
유럽 지역의 발전원별 전력생산 비중을 살펴보면, 원자력 25.6%, 천연가스 19.7%, 석탄 19.6%, 풍력 11.2%, 수력 9.1%, 태양광 3.7% 순으로 화석 연료와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력 생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천연가스, 석탄, 재생에너지 간의 발전 우선 순위인 메리트 오더(Merit Order)가 탄소배출권 가격 수준에 의해 결정됨에 따라 연료전환 가격수준의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연료전환 가격은 탄소배출권의 적정 이론가격으로 석탄발전과 가스발전에 있어 메리트 오더(Merit Order)가 동등해지도록 하는 탄소배출권 가격수준 입니다. 즉, 양 발전 원가를 동일하게 만드는 탄소배출권 가격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천연가스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 결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 수요의 증가는 석탄가격 상승과 탄소배출권의 가격상승 촉발, 석탄과 가스 간의 발전 원가는 동일하게 됩니다.
유연성 메커니즘
탄소배출권제도는 할당대상업체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유연성 메커니즘(Flexible Mechanism)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이월 및 차입, 조기감축실적, 상쇄제도로 분류됩니다. 유연성 메커니즘 중에서 이월 및 차입 대응은 탄소배출권 자산-부채 관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할당량이 인증량보다 큰 경우 할당량의 잉여분에 대해서 차기 이행년도로의 이월이 가능하며, 반대로 할당량이 인증량 보다 작은 경우 부족분에 대해서 차기 할당량으로 부터의 차입이 가능하도록 돼있습니다.

이월 증가는 배출권 공급 감소인 반면 차입의 증가는 배출권 공급 증가로 탄소배출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유럽 탄소배출권시장에서는 잉여분에 대한 차기로의 이월은 무제한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차입의 경우,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의무 이행을 위해 차기 할당받은 배출권을 사용할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배출권 수급과 편익수익
탄소배출권 ETF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탄소배출권 선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선물은 상품선물로 탄소배출권 선물이론가격은 현물가격, 무위험이자율, 보관비용, 편익수익, 잔존만기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재고량은 현물보유에 대한 편익수익으로 평가됩니다. 재고가 많으면 편익수익은 하락하고, 반대로 재고가 적으면 편익수익은 상승하게 됩니다.

재고가 많아 편익수익(음의 수익률)이 무위험이자율 보다 낮은 경우는 콘탱고(선물가격 > 현물가격, 리스크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나고, 반대로 재고가 적어 편익수익(양의 수익률)이 무위험이자율 보다 높은 경우는 백워데이션(선물가격 < 현물가격, 리스크 디스카운트) 현상이 나타납니다. 유럽 탄소배출권(EU-ETS) 제1차 계획기간(2005년~2007년)에서는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현상이 나타난 이후 제2차 계획기간 부터는 콘탱고(Contango) 현상이 나타나면서 롤-오버(년물 교체) 비용이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시장의 가격결정은 상기 업급한 요인들 이외에 온실가스 감축목표, 할당방식(무상할당, 벤치마크할당) 시장 통제방식(물량통제, 가격통제), 시장참여자, 기후변화, 경기상황 등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올해 9월8일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사상최고치인 톤당 62.85 유로로 경기회복과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탄소배출권 ETF에 대한 투자 열풍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추격 매수보다는 해당 ETF 상품이 투자하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선행 학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태선 NAMU EnR 대표이사 | Carbon Market Analy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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