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상품 찾는다면 공모주펀드" [하박사의 쉬운 펀드]
지난 8월6일 카카오뱅크가 상장했습니다. 단숨에 시가총액 30조가 넘는 금융주 대장이 됐습니다. (카카오뱅크 33조 = 신한금융지주 20조 + 하나금융지주 13조) 현재의 제한된 업무영역보다 향후의 잠재가치에 투자자와 시장은 많은 호응을 보냈습니다. 이틀 급등한 주식은 하락반전했고 적정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어르신 자산가분들이 대어급 공모주 뉴스가 나오면 증권회사로 자금을 옮겨 공모주에 청약하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주식투자가 고위험 고수익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좋은 주식을 받으면 단기간에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과 올해,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자금환경때문에 주식시장이 좋았지만, 그중 공모주 시장도 뜨거웠습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공모주식은 상장부터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후 상한가)은 기본이고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만족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펀드투자에서는 공모주펀드를 통하여 배정받은 주식의 수익률을 올리는 공모주펀드가 기존 펀드외에 신규로 여러 펀드가 출시돼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모주펀드는 공모주식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고, 공모주 주식 또한 항상 최상의 가격에 매도하는 것이 아니어서 대박의 수익률만 기대하면 안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공모주펀드의 일반적인 특징과 내용에 대해서 점검해 보고, 어떤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공모주 펀드, 채권혼합형으로 구성돼…주식투자 수익이 '관건'

전형적인 공모펀드 중 공모주펀드의 구조의 특징입니다. (사모펀드는 구조와 운용방식이 공모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첫째, 일반적으로 채권혼합형 펀드로 구성됩니다. 채권혼합형 펀드는 약관상 채권 편입비율이 50% 이상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채권이 70%, 주식이 30%의 구성으로 운용된다고 심플하게 이해하면 됩니다.

둘째, 공모주 투자전략은 IPO 참여와 POST IPO 투자로 이루어집니다. IPO 참여투자는 유망한 주식의 IPO에 참여하여 공모주식을 배정받고 향후 주식가치 상승에 대한 이익을 가져갑니다. POST IPO는 IPO 이후에 적정가치 이하로 하락한 주식 중 펀더멘탈이 좋은 주식에 투자하여 추후 주식가치가 적정가격으로 회복될 때 매각하여 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IPO는 Initial Pulblic Offering, 즉 기업공개의 약자입니다. 비상장 기업이 유가증권 시장 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법적인 절차를 통해 감독기관의 승인을 받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주식 매각을 통한 자금을 조달합니다.

셋째, 운용자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채권은 안정적으로 운용합니다. 국고채, 통안채와 A등급 회사채로 구성하고 듀레이션(채권의 만기)도 1년 내외로 구성하여 정기예금 대비 1% 정도의 추가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입니다.

이렇게 채권혼합형 펀드로 운용하는 공모주펀드의 기대수익은 얼마나 될까요? 먼저 70% 편입 비중으로 운용되는 채권에서 2% 이익이 발생하면, 펀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1.4% 입니다. (2% X 70% = 1.4%) 30% 편입 비중으로 운용되는 주식에서 10% 이익이 발생하면 3% 영향이 발생합니다. (10% X 30% = 3%)

따라서 채권과 주식의 이익을 합하면 1.4% + 3% = 4.4% 즉 5% 내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0.7% 내외의 펀드 수수료를 차감해야 하므로 기대수익이 높아지려면 주식 부문에서 투자수익이 더 높아져야 합니다. 관건은 주식투자 수익입니다. 공모주는 펀드 순자산의 10% 내에서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모주는 확실하게 이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뚜렷한 공모주에 청약을 하고, 하락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상장 당일 또는 상장 후 수일 이내에 매도해서 수익을 확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모가 대비 기업가치 상승이 두드러지게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보호예수 약정을 해서 공모주식을 더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호예수 약정은 공모주 청약시 정해진 기간동안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없도록 제한 약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장후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 기관에서 청약할 때 보호예수 약정을 하면 주식물량을 일정 부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간경과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감수해야 합니다.

공격투자형보다는 중위험·중수익 추구 고객에 '적합'

POST IPO 전략은 상장 이후 주식의 수급이나, 기타 시장상황으로 인해 공모가 이하로 하락한 종목 중에서 펀더멘탈이 견고하고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을 발굴,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전략입니다. 청약 경쟁률이 치열한 종목들은 평균적으로 상장일 포함 단기간 급등하였다가 상당기간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저조한 경우는 상장후 1, 2주 부진하다가 점진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채권혼합형 펀드의 기대수익률을 연간 5% 내외로 보았을 때, 공모주펀드는 공모주 투자로 주식부문에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얼마나 더 확보하고 위험관리를 잘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기대수익이 높은 공모주는 배정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공모주를 제외한 주식투자에서도 견조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야만 펀드 전체의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공모주펀드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처럼 주식으로 공모주 투자를 할 때 기대되는 따상 따따상의 수익은 공모주펀드의 구조와 운용내용을 보았을때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모주 투자로 펀드에서 연간 5%의 추가 이익이 예상된다면 10% X 15% = 1.5% (공모주 투자비중 10%, 주식기대수익률 10% + 5% 추가 수익) 가 되고, 기존의 채권혼합형 펀드의 평균 기대 수익률인 4%~5% + 1.5% => 5.5%~6.5% 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래서 공모주펀드는 주식투자를 하는 공격투자형 고객보다는 안정형 고객과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입니다. 공모주로는 대박이 날 수 있지만 공모주펀드에서는 대박이 날 수 없는 구조로 운용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모주펀드는 구조적으로 대박펀드가 될 수 없습니다. 중위험 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박펀드입니다.

국내 공모주펀드는 대부분 채권혼합형 펀드로 구성되어 있고, 채권 운용에서는 성과의 큰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주식 운용성과, 특히 주식과 공모주의 운용성과가 장기간 검증된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결과물을 보고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