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를 위한 투자 교육 시급하다 [이연정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한국은행의 6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총통화(M2) 4월 평잔이 3359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1년 4월 총통화 평잔이 719조원이니 지난 20년간 연 평균 8.01%씩 늘어난 셈입니다.

통화량의 증가는 주요 물가 및 자산 가격에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통화 가치의 하락을 불러옵니다. 이에 따라 금전 자산이 적어도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으려면 저금리 상황에서는 투자가 필수이며 금융상품 투자는 가장 쉬운 투자 방안일 수 있습니다.

금융 시장은 투자 기회가 많은 반면 위험도 많습니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투자를 아예 외면하기 쉽습니다. 어떻게 시작할 지 몰라 전문가를 가장한 사기꾼에 기대어 투자하다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투자 경력이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늘 초보 투자자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긴 투자 여정에서 금융투자 지식은 건물의 설계도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투자 실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일반 대중들은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기초 지식을 갖추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투자 및 재무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CFA협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전문가가 고객에게 투자를 권유함에 있어 투자자의 위험 감수 의지와 위험 감수 능력을 비교해 낮은 쪽에 맞추되 고객의 투자 능력 향상이 필요한 경우 투자 교육으로 돕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해외 금융회사 인터넷 뱅킹에 들어가보면 금융회사의 자체 투자 의견, 시장 전망 등과 더불어 금융투자 기초 지식을 갖출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상세한 자료를 신청하면 개인 이메일을 통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이된 내용’을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부담없이 소화시킬 수 있도록 주제별로 내용을 나눠 여러 일자에 걸쳐 보내주는 것을 보면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외 주식 직접 투자는 크게 늘어났지만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인 공모펀드는 우수한 활용성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맡기기만 하면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해 준다는 TDF(Target date fund) 가입 규모는 최근 몇 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투자 능력이 향상 된다면 금융투자상품 활용도 또한 높아질 수 있고 투자자 보호 제도 못지않게 투자 교육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연정 CFA 한국협회 금융지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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