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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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급등락하면 투자자들의 마음도 기쁨과 슬픔이 오가면서 감정의 기복을 겪기 마련입니다. 만약 원금이 보장되는 주식이 있다면 얼마나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을까요? SPAC주식이 바로 그 해답입니다. SPAC은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라는 뜻입니다.

증권회사는 주식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일종의 서류상 회사(Paper Company)인 SPAC을 만들어 주식시장에 상장을 합니다. 일반적인 주식공모는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모청약을 받지만, SPAC은 액면가인 2000원 그대로 공모가가 정해집니다. SPAC공모에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겠죠? 보통 증권회사 이름이 맨앞에 오기 때문에 ‘OO SPAC O호’와 같은 이름으로 주식시장에 상장이 됩니다. SPAC들은 이 때부터 합병할 회사들을 물색합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엔터테인먼트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직접 상장을 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필요해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 SPAC이라는 서류상 회사와의 합병을 차선택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SPAC과 상장한 A기업은 자연스럽게 상장회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목적으로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이 진행되면 SPAC의 주가도 상승할 것이며, 합병이 완료된 경우 SPAC주주는 합병기업의 주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SPAC과 합병을 시도하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거나 합병을 진행하다가 실패할 경우에 SPAC투자자에게 다른 대안이 주어집니다. 3년 이내에 합병에 성공하지 않으면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SPAC주주에게 반환해 줍니다. 최초 공모금액으로 받았던 투자금액을 한국증권금융 등에 예치해 두기 때문에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것입니다.

SPAC은 공모 직후 코스닥(KOSDAQ) 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SPAC주주는 필요시 SPAC을 장내에서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SPAC공모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온 SPAC을 매수하면 SPAC의 주주가 될 수 있기도 합니다. 물론 3년이 지난 후 보장하는 원금은 액면가인 2000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000원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원금보장수준이 매입가가 아니라 액면가 기준이라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1900원에 주식시장에서 SPAC을 매수한 투자자도 원금 2000원+이자를 지급받게 됩니다.

주식시장에서 매도하거나 3년 후 원리금을 반환받는 방법 이외에도 SPAC투자자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한가지 더 있습니다. SPAC과 비상장회사는 주주총회를 거쳐 합병을 의결하게 되는데, 이 때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을 위해 상법상 보장된 권리인데, 합병반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기업이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SPAC 주주에게도 이 주식매수청구권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공정하게 산정된 매수청구가액은 공모가액인 2000원 이상으로 설정되는데, 이 제도를 활용해서 합병회사의 주식을 받지 않는 대신 공모가 이상의 매수청구가액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SPAC투자의 가장 이상적인 결론은 3년 이내에 적합한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이 성사돼 합병된 회사의 주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합병된 주식을 받게 되면 수익률은 높아질 수 있지만, 원금보장의 기능은 사라지게 됩니다.

SPAC은 특히 초보투자자에게 매우 적합한 투자방법입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투자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3년 시점에는 확보할 수 있다는 안전성, 주식시장에서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는 유동성, 유망 비상장회사와 합병에 성공할 경우 큰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는 수익성까지 고루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공모청약을 통한 상장보다는 SPAC을 통한 상장이 일반화된 방법으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미국에는 SPAC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SPAK, SPCX, SPXZ 등과 같은 SPAC 상장지수펀드(ETF)들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재영 웰스에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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