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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다르면 적?

    ‘모든 사람은 날 때부터 자유롭고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세계인권선언 1조는 오늘날 매우 비현실적인 외침이 되어 버렸다. 현실에서 우리는 나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면 동지로, 나와 생각이 다르면 ‘없어져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 문제는 이러한 집단 착각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지구적 규모로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인 다수의 뜻을 존중하고 생각의 다양성에 대한 배려도 사라지고 대립만 격화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검찰이나 법원의 법적인 판단도 내 뜻과 맞으면 옳고, 다르면 그른 것이 된다. 이러한 집단 착각은 인터넷과 유튜브, 그리고 각종 SNS를 통해 ‘집단 광기 표출의 장’이 대중화하면서 더욱 심해졌다. 당신은 성공적인 인생이란 뭐라고 생각하는가? 다음 A와 B중 하나를 선택해보시기 바란다. A: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성취를 이룰 때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이다. B: 사회적으로 높은 명성과 부를 축적하고 유명인사가 될 때 성공적인 삶을 산 것이다. 당신은 A와 B중 어느 쪽을 선택했는가?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A와 B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 만약 여러분이 스스로는 A를 답이라 생각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B를 선택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집단 착각’에 빠져있는 것이다. (2019년 Populace 연구) 다수의 사람들이 성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5천2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97%는 A가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92%는 대다수가 B를 답으로 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개인적 성공 외의 분야

  • 기생충, 기택의 무계획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은 말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되거든, 인생이.”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계획하지만 경험해보셨듯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IMF, 금융위기, 그리고 최근에 경험한 코로나19도 계획에 없던 일들 중 하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자원의 양은 제한적이라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적 자원을 소모하면, 다른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심리적 자원은 부족해진다. 코로나19와 같은 큰 스트레스가 아니더라도, 부자들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고민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한 연구에서는 자동차가 고장이 났는데 수리비가 150만 원이 나왔을 때, 이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물었다. 이때 참가자들은 자동차 수리비 지출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한 다음 유동성 지능검사를 받았다.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은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과 판단력, 그리고 논리력과 관련된 지능이다. 결과는 당신이 예측한 대로다.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수리비에 대한 고민을 해도 지능검사 점수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수리비 걱정 후에 지능검사 점수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어떻게 구할지, 아니면 수리하지 않고 당분간 차를 그냥 운행할지 등 돈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뇌가 과부화되니까 인지기능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암울한 이야기이지만 ‘소득수준이 뇌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는 가설은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사실상 통설로 받아들

  • 'MZ세대' 이제 그만 이용하세요!

    가히 MZ세대가 열풍이다. MZ세대의 소비와 투자, 이들이 반응하고 생산해내는 콘텐츠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MZ세대는 말 그대로,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인 Z세대(Gen Z)를 합쳐서 이야기는 신조어다. 그런데 ‘MZ세대’라는 인공적인 조어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딱 1개의 나라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것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이를 증명하기 위해 구글 트렌드에 ‘MZ generation’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검색결과 대한민국이 100으로 압도적 결과를 보인 반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혀 검색되지 않았다. 구글 검색창에 ‘MZ generation’을 검색하면 적지 않은 영문 데이터가 나온다. 그런데 영문 문서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Korea저널, 혹은 한국인이 생산한 자료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각종 미디어에서는 M세대와 Z세대 사이에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고 여기며 MZ를 하나의 세대로 묶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하나의 세대로 묶어도 괜찮을까? 실제로 한국리서치가 2022년 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M세대와 Z세대가 비슷한 가치관과 경험, 문화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Z세대 응답자의 61%가 “M세대와 Z세대를 하나의 세대로 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MZ세대를 요즘 세대의 대명사로 사용할까? MZ세대의 아이콘인 래퍼 이영지는 모 방송에서 “MZ세대는 알파벳 세대의 계보를 잇고 싶은 기성세대들의 욕심이고, MZ세대들은 자신이 MZ세대인 것을 모른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특정 세대를 특정한 명칭으로 구분지어 기성세대가 만들어

  • 성공한 부자들도 망하는 이유

    필자가 가끔 명동에 가면 한 번씩 가는 곳이 있다. 명동에서 알려진 식당이고, 고기도 투 플러스로 제일 좋은 것만 취급해 외국인들까지 필수 관광코스로 찾는 곳이다. 그런데 내가 그 식당을 찾아갔을 때가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손님은 한 테이블도 없었다. 평소 금요일 저녁이면 예약이 꽉 차 있고, 밤까지 북적거릴 때인데 예전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10명이던 홀 직원도 감당이 되지 않아 모두 내보냈다. 장사가 안되는 원인은 코로나19였다. 안타깝게도 그 식당은 끝까지 견디다 최근에는 다른 점포가 들어섰다.당신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진다. 밤새워 공부하면 성적은 당연히 오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면 매출실적은 오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프로급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삶의 대부분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이러한 현상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통제의 환상은 사람들이 외부 환경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통제할 수 있거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이 운전할 때보다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제적 환상의 심리를 잘 나타내는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들에게 동전 던지기를 해서 그림이 있는 앞면이 나오는지, 숫자가 있는 뒷면이 나오는지 맞춰보도록 알려 주었다. 실험 후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예측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0에서 10까지 숫

  • 구글과 아마존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것?

    빠른 속도로 기술이 진화하고,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뷰카(VUCA)의 시대에 창의력보다 그 원천이 되는 ‘호기심’이 비즈니스 역량과 성공에 중요한 기업의 자산이 되고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심리학 토드 카쉬단(Todd Kashdan) 교수가 20년 이상 호기심과 조직생활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호기심이 높은 상위 38퍼센트의 사람들은 근무하는 기업의 업력이 높고(26년 이상), 글로벌 조직에 근무하며, 더 풍부한 관리 경험(10년 이상)과 더 많은 부하 직원을 적극적으로 관리(11명 이상)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기심이 적은 하위 18퍼센트의 사람들은 주로 제조업이나 로컬 기업에 근무하며, 상대적으로 짧은 관리 경험(10년 이하)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발적인 대량 퇴직과 고용 열풍 속에서 전 세계 기업들이 호기심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리더가 갖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성장과 호기심’을 강조했고, 애플의 CEO인 팀 쿡 역시 애플의 인재상이 ‘Wicked Smart’라고 언급하면서 직원들에게 호기심 역량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의 호기심을 높일 수 있을까?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질문을 통해 더 깊이, 그리고 더 넓게 탐구한다. 이들은 네이버나 구글 검색어에 바로 뜨는 답에 대해 머물지 않고 숙고해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이 인간이 기억력을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줄여 줌으로써 사고 능력을 더 창조적인 곳에 쓰도록 해 준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인간의 정신 작용에 대해 과학계가 밝혀낸 모든

  • 한 차례의 점심식사도 낭비하지 말라

    직장인에게 있어 점심시간은 단순히 밥 먹는 것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심시간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한 것 이외의 특별한 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 점심시간을 보면 그 조직의 문화를 바로 알 수 있고, 나아가 창조적인 조직문화를 만들 수도 있다.누구와 같이 점심을 먹는지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 옥스퍼드 대학교 로빈 던바 교수와 연구진은 영국 성인 8,2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여럿이 함께 밥을 먹는 사람에 비해 혼자 먹는 사람에게서 불행감이 꽤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던바 교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식탁에 둘러앉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행동은 통증완화 호르몬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식사자리를 마련한 경우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식사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데도 부하직원은 왜 상사와 식사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실제로 밥을 같이 먹어보면 다른 부서 직원 험담, 어떤 상사의 꼰대 짓, 회사에 떠도는 불륜설 등의 가십거리가 주를 이루고 게다가 개인사 지적질까지 불편한 얘기를 듣게 된다. 다수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이 휴게시간이 아닌 업무시간의 연장이라고 인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점심 ‘메뉴’보다 점심 ‘시간’이 더 중요해진 직장인이 대폭 늘어났다. 이들은 자신의 책상에서 혼밥이나 패스트푸드로 대충 식사를 마치고 잔여 시간을 확보하길 원한다. 실제로 직장인의 58퍼센트는 대충 끼니를 때우고 다른 일을

  • 주 3일 근무제

    우리는 평소에 얼마나 생산적인 일을 할까? 오랜 시간 일한다고 더 많은 성과가 나올까?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963명을 대상으로 근로 시간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20년 기준 일 평균 근로시간은 9.1시간으로, 이는 계약서상의 근로시간 8.2시간보다 약 한 시간 더 많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2020년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은 8.5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근로시간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보다 길게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05년에 시작된 주 5일 근무제는 당시 국내 기업의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반대의 목소리가 매우 컸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2005년 1만9천 달러였던 1인당 GDP는 지금 3만5천 달러로 1.8배 성장했고 직장인들은 더 많은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급변하는 시대에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인재가 중심이 되면서 혁신기업들은 근무시간을 파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통계회사인 SAS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고려하여 2000년대 초반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한 달에 1주 또는 2주를 주 4일 근무제로 시행한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휴무로 지정하는 ‘해피프라이데이’를 실시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격주에 한번 주 4일 근무를 하면서 금요일을 쉬는 ‘놀금’제도를 실시하여 직원들의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국내외 기업의 변화에서 보듯 다른 나라보다 바쁘고 열심히 일한다고 생산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응답자들은 근무시간 중 생산적인 시간이 57퍼센트에 해당하는 5.2시간(점심식사

  •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는 방법

    인간 수준의 상식과 임기응변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언제쯤 출연할까? 미래학자들은 2040년 전후라고 확신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후자에 한 표를 더 행사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인 ‘컨텍스트(context)’라는 허들을 인공지능이 뛰어넘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해라”고 하는 이 말은 ‘텍스트(text)’다. ‘이 말을 어떤 상황에서 했는가’는 이 말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낮에 했다면 당연한 말이 되겠지만 새벽 2시에 했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혹독한 부모’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새벽 2시라고 하는 상황이 바로 ‘컨텍스트’다. 물론 컨텍스트는 그런 시간적 상황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말과 글이 나오게 된 모든 상황과 환경을 일컫는다. “공부해라”라는 텍스트는 인공지능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단어와 단어의 맥락, 문장과 문장의 문맥과 의미를 이해하는 일은 인공지능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인간은 부분을 부분으로만 보지 않고 전체의 일부로 바라본다. 전체에 위치한 부분의 컨텍스트로 문장과 대상을 이해하고 파악한다. 해석수준이론에 따르면 이를 ‘고차원해석’이라고 하는데, 바람직함과 이상적 혜택을 중시한다. 부분보다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려 하므로 추상적 사고에 가까우며, 상대적으로 ‘넓은 사고’에 해당한다. 반대의 개념인 ‘저차원해석’은 뭐든 세세하게 따지며 보기 때문에 구체적 사고의 경향을 띤다. 쉽게 말해 ‘좁은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두 개념을 광

  • 새로운 성과관리 방식을 원한다면

    6%딜로이트 컨설팅의 조사에 의하면 오직 6퍼센트만이 현 성과관리 체계가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전 세계 95퍼센트의 기업이 성과관리 평가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보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기존 성과관리는 연공주의의 불합리한 인사 관행에서 탈피하여 기업의 경영 성과에 기여하는 글로벌 보상제도라는 긍정적 인식과 함께 재무성과 향상, 전 세계의 고급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핵심 인재를 대거 확보 및 유지하는데 긍정적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성과주의가 근시안적 단기 성과에 집중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높은 성과를 지향하는 것이 성과주의의 핵심 본질이다. 그러나 현실은 매년 심사한다고 하면 누구나 1년 이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일만 하려고 한다. 또 각자에게 목표를 세우도록 하고 그 달성도를 평가한다고 하면 낮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계약 건수’라는 KPI를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면 손익을 따져 이익을 내는 ‘채산성(payability)’은 도외시한 채 계약 건수에만 열을 올리는 영악한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전통적 성과관리는 개인별 성과 지표(KPI)가 실질적인 조직의 목표 달성과 구성원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인식, 성과 지표 도출 과정 및 평가 절차 등 제도가 복잡하고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이 과다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나 인사 제도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성과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

  • 초갈등 사회, 세대간 협상력

    오늘날 우리는 초갈등 사회에 살고 있다. 초갈등 사회란 ‘사회 문제를 두고 집단 간 갈등이 극에 달한 사회’를 말한다. 빈부갈등, 노사갈등, 세대갈등, 종교갈등, 이념갈등은 분열을 야기하고 국가사회 발전의 커다란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통합적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분산적이며 구조화된 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득권은 각종 언론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 이렇게 초갈등 사회가 도래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독일의 힐데스하임대 케슬린 카피스(Cathleen Kappes)와 안드레아스 모이찌쉬(Andreas Mojzisch) 등의 연구진은 평균 23.5세의 청년과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평균 71.9세에 해당하는 성인 각각 45명을 대상으로 짝을 이뤄 협상 게임을 하도록 했다. 협상 상대는 3그룹으로 분류되었는데, 양쪽 모두가 청년이거나 노인인 경우, 어느 한쪽이 청년과 성인인 경우다. 협상에 부여된 의제는 입주날짜, 임대 기간, 화장실 등 편의시설, 맞춤 부엌 이자율 등 총 4가지다.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통합적 협상은 의제의 우선순위를 정해 일방 당사자가 비용 혹은 희생이 적은 의제를 양보하는 대신 자신에게 더 큰 가치를 얻어내는 방법이다. 이러한 교환을 통해 당사자 모두에게 가치를 증대하는 창조적이고 통합적인 협상의 결과를 이끌어 낼수 있다.결과는 어땠을까? 3그룹 모두 분명한 차이점이 드러났다. 청년들끼리 협상을 한 결과 양쪽 모두 만족도가 높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청년과 성인이 짝을 이뤄 협상한 경우가 뒤를 이었다. 연령대가 높은 성인끼리 협상한 결과는 만족도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

  • 늘어나는 확진자, 사라지는 긴장감

    2021년 7월 7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겼고, 이후 4개월 넘게 1,000~3,000명대 사이를 기록하며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지 않은가? 지난 해인 2020년 3월 대구에서 종교단체 발 코로나19가 폭증하여 한 달여 만에 확진자가 7,600명 이상 발생하면서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고,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로 올리며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아마도 생생히 기억하실거다. 단순 수치만 비교해도 작년보다 지금이 더 많은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24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경험한 학습효과와 백신효과로 코로나19에 대해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2008년 텍사스 주 갤버스턴 섬이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았다. 약 100년 전에도 갤버스턴은 비슷한 사태로 비슷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당시 지역의 관료와 정치인들은 끔찍한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도시를 재건할 때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각종 증거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교훈은 현저히 퇴색해 갔다. 2008년 당시에는 도시를 방어하는 방조제가 특히 허술했다. 군데군데 노후가 심하기 진행되었고, 심지어는 새로 지어진 동네는 방조제를 처음부터 아예 생략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이 다가올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기 경고를 무시했다. 지형적으로 재난에 취약한 지역인데도 피해를 입은 주민 수천 명 중에 필요한 보험에 가입은 사람은 39%뿐이었다. 이런 실책이 쌓여

  •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강행한 이유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한 차례 연기됐던 일본 도쿄올림픽이 취소와 강행사이의 곡예 끝에 개막이 되었다. 7월 23일 막이 오른 도쿄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한차례 연기된 1년 전 상황보다 더 악조건이었다. 개최지인 도쿄의 경우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연일 1천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최고단계인 ‘감염 폭발 4단계’ 기준을 훌쩍 넘었다. 선수촌 등 곳곳에서 감염자가 잇따라 나왔고, 대부분의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무관중 올림픽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이후 처음이었다. 일본 국민들은 경기장 밖에서 올림픽 기간 내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번 올림픽을 “세상에 없던 기이한 올림픽”이라고 평했다.  누가 봐도 도쿄올림픽 개최는 도박과 같은 것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일본국민의 70% 이상이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음에도 올림픽이 강행된 이유는 뭘까? 그 배경에는 우선 돈이 중심에 있다. IOC는 경기 개최에 따른 미디어 중계권과 공식 스폰서십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인기 많은 하계올림픽은 1조 원 안팎의 천문학적 돈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IOC 금고로 들어간다. 도쿄올림픽은 주 수입원인 중계권 판매로만 26억4600만 달러, 한화로 약 2조9000억 원이 걸려 있다. 무엇보다 일본은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개최 비용이 1조6440억 엔(약 16조8000억 원)까지 늘어난다. 만약 대회가 취소될 경우에는 위약금 등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도쿄올림픽을 강행한 가장 실질적인 이유는 올림픽을 취소하면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

  • 코로나19와 창의성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창의력은 어떤 변화를 보일까?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통제상황에서, 다수의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물었을 때, 그들은 예술적이거나 창의적인 사람들보다는 전통적이거나 평범한 사람들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사람들은 전염병 위험이 도사릴 때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상대적으로 덜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겼다. 특히 고립이나 격리되는 상황에서는 지적 발달이 늦어지고, 뇌 발달이 저해된다는 연구결...

  •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 전략

    동기부여의 효과와 육성법 동기부여(Motivation)란 무엇을 하고자 하는 동기나 의욕을 끌어내는 것으로,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동력을 의미한다. 동기부여는 조직의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기업의 입장에서 동기부여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경영상의 이슈는 단연 ‘핵심인재의 확보’...

  • 재택근무는 미친 짓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은 앞다퉈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를 도입했다. 바이러스를 피해 비대면·비접촉 생활인 이른바 '언택트'가 일반화되면서 재택근무는 선택의 여지없이 수용해야 하는 강제사항이 되버렸다. 한국은 2017년부터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지원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 도입률은 8.5퍼센트에 그쳤다. 평균 활용실적은 원격근무제 1.5명, 재택근무제 1.3명으로 기업에서 ...

  • 부부의 세계, 애인 있어요?

    김희애와 불륜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27일 첫 방송을 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2회 만에 시청률 10퍼센트를 넘겼다. <부부의 세계>는 남편의 불륜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의사 지선우 역(김희애)의 원초적 욕망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심리극이다. 불륜, 물론 의심의 여지없이 반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이다. 하지만 언제랄 것도 없이 인류 아니 인간을 만든 신들조차도 불륜이라는 일탈적 행위가 공공의 담론으...

  • 한국기업의 생존전략... “알아서 하세요?”

    지금 한국 경제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아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파도를 타고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선점한 구글과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들이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초제국주의를 실현시키고 있다. 여기서 전통적 강대국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한국은 어떠한 선택과 준비를 해야 할까? 지금의 4차 산업혁명은 AI,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과 같은...

  • 神을 이기는 협상의 기술

     '데보라'라는 이름을 가진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유대인 여성으로 사회를 지탱하는 율법을 누구보다 잘 익히고 실천했다. 어느덧 성년이 된 데보라는 부모가 정해준 청년과 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결혼식 당일 밤에 그만 청년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몇 년이 지난 후 데보라는 아픈 기억을 잊고 새로운 청년과 결혼을 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도 결혼식 당일 밤에 죽고 말았다. 세 번째 결혼식도 마찬가지였다.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먼 마을의 한 청년...

  • 대한민국 OECD 국가 중 1위?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항상 1~2위를 차지하는 분야가 있다. 자살률이다.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15년째 유지하고 있다. 40분에 한 명, 하루에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018년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6년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OECD 국가 평균 11.6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 25.8명에 달한다. 물론 자살 증가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동아시아에 있는 다...

  •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유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의 본선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고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 100년을 맞는 해로 봉 감독의 이번 수상은 더욱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당당하게 거머쥐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시각과 예술성도 뛰어나지만 섬세한 연출로 이미 정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