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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hk-여행작가-아카데미

  • 서울 271번 버스, 기억 – 우동섭

    1년 전 어느 날, 나는 고속버스 안에서 죽어 갔었다. 원인 모를 공황과 신체변화로 시작된 죽음의 시작은 급격한 경련 끝에 온 전신마비와 힘겨워진 호흡으로 이어졌고 나는 살기 위해 몸부림 쳤었다. 나는 스러져갔고 스러지고 말았다. 시신경은 이상을 일으켰고, 나를 암흑 속으로 밀어 넣었다. 코마(Coma)는 나를 잡아 먹었다. '그렇게 가는 거지'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가 <제5 도살장> 주절대던 그 한마디는 내...

  • 청송(靑松), 해우하는 여행 - 유민희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눈을 뗄 수 없던 풍경 덕에 유일하게 끝까지 본 영화가 있었다.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기덕 감독 특유의 잔혹한 감성이 영화를 감싸고 있었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주산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신록이 싱그러워진 오월, 주산지가 있는 그 곳, 바로 청송으로 갈 기회가 생겼다. 최근 나를 괴롭힌 일련의 일들에 대한 아픈 마음과 그 와중에 내 마음속에 들어와 버린 '그 ...

  • 삶의 궤적, 영화 [연연풍진(戀戀風塵)]의 궤적을 따라, 타이완(臺灣) - 이미진

    영화로 기억되는 나라들이 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의 이탈리아,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의 프랑스, 바즈 루어만(Baz Luhrmann)판 [로미오와 줄리엣(1996)]의 브라질, 아핏차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영화들의 태국,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郎) 영화들의 일본, 왕가위(王家卫) 영화들의 홍콩, 그리고 허우샤오시엔(侯孝賢) 영화들의 배경이된 타이완(臺灣). 이렇듯 나는 영화...

  • 스모그, 스러져가는 것, 광저우(广州) - 우동섭

    #1 떠날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성이 떠나자고 속삭인다면, 그것은 본능이 떠나자고 할 때를 놓친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떠나야만 했다. 이 세계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극작가이자 연극 이론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연극에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상은 온통 연극이다. 사람들은 페르소나를 쓰고 연극을 하고 있다. 결국 떠나고야 말았다. 거리 두기를 위해서. 비싼 비행기 삯을 치루고 간 곳은 광저우(廣州)였다. 아무도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