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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규슈여행-제3신... 봄비 촉촉한 '난조인(南藏院)'을 거닐다

      창문을 열었다. 어스름이 걷힌 도시의 모습이 비바람 탓에 스산하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을 모양인가, 창밖을 보니 봄비치곤 요란하다. 출근길 시민들은 우산이 뒤집힐까 방패처럼 들고서 종종걸음을 친다. 티비를 켰다. 큐슈 곳곳에 오늘도 내일도 비가 내릴거란다. 사흘 내리 숙소를 옮겨 다녀야기에 가방부터 꾸려 놓고서 짝꿍과 함께 호텔 내 레스토랑을 찾았다. 뷔페식 브렉퍼스트다. 오믈렛과 소시지, 베이컨과 훈제연어를 담고 우리의 청국장...

  • 日규슈여행-제2신... 팝콘처럼 터져버린 벚꽃에 취하다

    후쿠오카의 쇼핑 명소, 캐널시티(Canal City)에서 눈요기를 끝내고 벚꽃이 절정이라는 후쿠오카 성터로 이동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때마침 후쿠오카는 사쿠라 마츠리(Sakura Matsuri, 벚꽃축제) 기간이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성터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 들었다. 깔판과 도시락을 챙겨든 가족단위 상춘객들, 까만 정장의 퇴근 길 샐러리맨들, 그리고 벚꽃 보겠다고 현해탄을 건너온 우리 일행들까지. 일본의 도시...

  • 日규슈여행- 제1신, 끄물끄물한 날, '후쿠오카'에 발을 디디다

    “혹 창가 비상구 쪽 좌석이 있나요?” 다행히도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두 좌석(42A, 42B)을 배정 받았다. 비상구가 있는 좌석은 앞뒤 간격이 한 뼘 정도는 넓다. 그렇게 짝꿍과 함께 후쿠오카行 비행기에 올랐다. 저가항공 국제선 이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머리와 스카프를 맨 샤방샤방한 모습에 익숙해진 탓일까, 연두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꽁지머리 여승무원이 낯설다. 이륙 후 곧이어 물을 담은 종이컵과 삼...

  • 읽고 마시고 취하고

    요즘, 감사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으며 밑줄을 치면서 웃을 수 있고 울 수도 있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그 분의 얼굴을 상상하며 보고 싶어진다. 그 작가와 소주 한 잔 하고 싶어진다.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과 똑 같을 수 있을까? 어쩌면 이렇게  세심하고 철저하고 명확하게 책의 가치와 글의 의미를 잘 표현할 수 있다니? 표현은 못해도 그런 생각은 어렴풋이 하고 있었던 같은 내가 어리석다고 생각했는데. 몇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