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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의 불편한 진실을 찾아서

    우리는 누구나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다, 누군가로부터 시간의 속박을 받지 않고, 자기 스스로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 한다. 꽉 짜인 직장인의 일상을 벗어나서, 스스로 선택하여 자유로운 일상의 사장이 되는 자영업의 실상은 어떠한가?자영업은 1990년대 후반의 IMF를 기점으로 나누어진다. IMF 이전에는 자영업자와 직장인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IMF 이후 힘들어진 직장인들이 자영업의 세계로 들어서면서, 경험이 없고 최소한의 자본만 가진 초보 신입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들을 위한 프랜차이즈가 초보 자영업자의 길잡이가 되면서, 보다 큰 자본에 예속된 작은 사장님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속을 들여다보면, 신생 프랜차이즈 본사도 경험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으로 자영업의 AtoZ를 알려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무경험의 선배가 무경험의 후배에게 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진다. 결국은 혼자서 죄충우돌하면서, 자영업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는 상황이다,자영업의 시작은 화장실 청소이다. 직장에서는 청소하는 여사님이나 전문업체가 있어서, 누군가 그 어려운 일을 하는 것에 대하여 무관심하다, 그러나 작은 자영업자는 다르다. 요즘 소규모 사업장에서 직원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면 싫어하는 내색을 하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매주 3회 화장실 청소비용만 월 50~60만원이 소요되니, 소규모업체에서는 부담하기 힘든 비용이다. 그러면서 화장실 청소는 오롯이 사장님의 몫이된다.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청소 및 정기점검을 하여야 하고, 대변기가 막히거나 하면, 나름의 장

  • 한옥고택의 '발랄한' 진화

    북촌에 투숙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물어보았다.Q) 왜 한옥이 좋은지요?A) “적당히 불편해서”요.우리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아파트와 같이 익숙한 환경에서 한 번쯤 일탈을 꿈꾼다. 새로운 휴식처가 우리에게 한옥고택일 수 있다.그러나, '적당함'의 한계를 넘어서는 한옥을 만나면 그 경험이 잊고 싶은 추억이 될 수 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한옥마을을 많이 만들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로 홍보는 하지만, 개별 한옥고택 소유자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이다.불편함의 베스트 3는 화장실 및 세면시설, 침구, 아침식사다.우리나라 고택의 평균 객실, 즉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은 4.5개이다, 방 안에 화장실이 있는 곳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공동화장실을 사용한다. 투숙객 모두가 공통의 화장실과 세면실을 같이 사용한다면 불편함은 참기 힘들다. 특히 여성 투숙객은 이런 부분에 민감하다.침구의 청결함은 또 다른 문제이다. 언제쯤 교체한 지도 모르는 냄새 나는 침구를 좋아하는 투숙객은 없다. 친절한 주인과 지저분한 침구라면, 무엇인가 언밸런스하다. 최근에는 한옥 소유자들이 편리하게 교체 가능한 침구를 준비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것도 고택소유자 입장에서는 상당한 투자가 따른다. 몇천만 원의 목돈을 들여서 투자하지만, 상당한 기간 동안 적은 돈으로 나누어 들어온다고 생각 하면, 쉬운 판단은 아니다.또한 아침 끼니를 해결하는 것도 고민이다. 오래된 고택들은 일반 민가와 많이 떨어져 있다, 아침 시간에 멀리까지 갈 수는 없어서 고택에 의존하게 되는데, 최소한의 아침 식사에서 풍성한 조식까지 그 차이가 너무나 크다. 아니면 뷔페

  • 신혼초야, 노블레스 오블리주

    올 여름의 마지막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뒤늦은 태풍 소식에 집을 나선 발걸음이 무겁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역병은 해를 넘겨서도 불안한 소식만 전해져온다.여름의 끝자락에 강원도 영월로 길을 나선다.주천면 고가옥길 27, '조견당'서울에서 제천까지 KTX로 1시간, 제천에서 조견당까지 자동차로 20km 남짓하다. 마침 열차 내에 있는 잡지도 '영월'을 소개하고 있다. 가볼만한 곳으로 연당원, 김삿갓 유적지, 법흥사, 청령포가 있다고 한다. 조견당은 없다.도착할 즈음.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지만, 200년 고택의 청정함은 가리지 못한다. 조견당에서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느낀다.우리에게 고택은 어떤 의미일까?세월이 겹겹이 쌓인 무게로 살아가는 오래된 한옥? 에어 비앤비가 가능한 한옥 팬션의 또 다른 이름?  세월을 덧대면서 성장하는, 문화가 있는 한옥이 진정한 고택이 아닐까?조견당의 안채는 자연스러운 형태의 천년의 세월을 지닌 대들보 하나만으로도 독특한 전통 건축물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대들보 옆, 1평 반 남짓한 '작은 방'에서 시작된다.보리고개가 있던 시절.집집마다 5~6명의 애들이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일상이다.익숙한 일상은 관혼상제와 같은 경조사에는 깨지기 마련이다. 결혼하더라도 손님을 맞이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없고, 음식도 충분치않다.  부모 된 마음에 어렵게 마을의 큰집에 부탁하게 된다. 고택의안주인은 흔쾌히 승낙 한다. 결혼식과 손님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을찾아서 한시름 놓게 된다,문제는 결혼식 이후이다. 새신랑 새신부가 주천강 강가를 하염없이 왔다 갔다

  • 하늘에서 사장님이 비처럼 내려와서

    우리 동네 ‘프랜차이즈 빵집“이 또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집“으로 바뀌었다.비슷한 빵집 프랜차이즈가 가까이에 있어서, 경쟁으로 많이 힘들어하였다.빵집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알바를 고용하였는데,  장사가 힘들어지면서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보통은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가게를 지키는데, 사장님이 독신이어서 누군가가 대신할 수는 없었다.  저녁 늦게 빵을 사러 오는 고객은 없고, 사장님 혼자서 넓은 매장을 지키는 날이 많아졌다.  점점 의욕은 약화되었다.1인 자영업은 불편한 점이 많다.  몸이 아파도 제대로 병원을 갈 수도 없고, 부득이 하루 이틀 쉬게 되면, 고객들이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  삶의 질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장사하는 목적이 무엇이지 애매해진다.  돈을 벌어서 행복한 생활을 하겠다는 것인데, 돈도 벌지 못하고 행복도 저 멀리 가버리는 느낌이다.빵집 사장님의 고민이 깊어졌다. 힘들어도 장사가 되는 사업을 하고 싶어졌다.  경험이 없는 이에게는 프랜차이즈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새롭게 오픈을 준비하는 시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돌기 시작했다.우연의 연속인가? 운도 실력인가? 하면서 스스로 깊은 고민을 던졌을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이 하루하루 늘어갔을 것이다.결과는?개업 후 3일이 지났는데, 동네 주민들의 방문으로 매장이 연일 바쁘다.  창문이 보이는 넓은 매장, 퇴근길의 고소한 치킨 냄새로 한 번쯤 들르고 싶은 hot spot으로 자리 잡는 것 같다.  매장 내 고객에, 기다리는 take-out 손님까지 있어, 시작은 꽤 산뜻하다.  철저한 동네상권 분석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직장생활

  • 당신의 “You네스코”를 위하여

    외국 관광객들이 유럽을 여행하면 스페인과 터키를 많이 찾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국가들의 공통점은 로마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고대나 중세사는 같은 역사 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많다. 만약 로마 문명만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럽의 어느 나라도 이탈리아만큼 진정한 로마제국을 느끼게 하는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과 터키는 다르다.  로마와 이슬람 문명이 혼재되어있어 문화적 독특함이...

  • 할랄과 한옥고택의 만남을 기다리며

    앗살람 알라이쿰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며칠 전 흥미로운 교육에 참여하였다.  마포의 서울창업허브에서 실시한 “할랄 친화 관광 코디네이터 과정”이다.  이슬람이라는 선입관 때문인지, 참석자들이 많지 않으리라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고등학생을 포함하여 약 40여 명이 5일 동안 참석한 꽤 규모가 있는 교육이었다.  관광, 음식, 숙박 및 비즈니스까지의 할랄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이다.  그 반대로 “하렘(Harem)”은 “금지된 것”이라는 뜻이다.  이슬람 문화에서의 먹거리는 종교적으로 허용된 할랄 음식만이 가능하다.  돼지 성분이나 알코올이 제외되고, 이슬람 율법에 의하여 도축된 육류만이 섭취가 가능한 것이다. 필자는 이집트와 터키를 포함한 이슬람권 국가에서 8년을 보낸 적이 있다.  중동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몇 번의 “라마단(금식)”을 보냈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긴 하루의 금식이 끝나고 처음 접하는 “이프타르(Iftar) 식사”를 함께하면서 문화의 이해가 깊어지기 때문이다.  이프타르는 아낌없는 나눔의 음식이다.  라마단 기간에는 누구나 빈부격차 없이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표현되는 곳이 거리의 이프타르의 풍경이다.  종교적인 실천을 통하여 구원을 받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할랄 문화권의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그들이 멀리 중동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가 할랄 문화권이다.  문화적인 이해란 문화 다양성의 공감을 의미한다.  우리 전통문화에 이문화 다양성

  • 복(福)이 들어오는 길을 따라서

    하루종일 유리장만 딱는다. 터키 이스탄불의 하루 일상이다.  필자는 터키에서 4년간 해외 주재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한국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주재원들이 출퇴근  가사 도우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가사 도우미의 하루는 한국과는 다르다.  일을 시작하면서 유리창을 딱고, 일하는 시간의 절반을 유리창만 딱는다.  그들의 설명은 “유리창으로 복(福)이 들어오기에,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한다. 한국은 터키와는 다르다.  복은 나눔을 통하여 들어온다고 믿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후손에게 복이 미친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말이다.  선한 뜻으로 가까운 이에게 열 번 밥을 사면, 일곱 명은 잊어버린다.  그러나 나머지 두세 명은 언젠가 기억하고, 본인이 받은 호의를 다시 되돌려준다.  그러기에 적선은 “아낌없는 ” 과  ”언젠가”라는 두 가지 전제가 항상 붙는다.  Give and Take에 익숙한 우리 도시인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눔이 있는 양반들이 모여있는 곳.  경북 북부를 여행하게 되면, 예천군 용문면의 초간정(草澗亭)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정자중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곳이다.  초간정은 “풀과 내가 있는 정자”라는 아주 담백한 뜻을 가진 곳이다. 정자는 자연 암반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져 있다.   흐르는 계곡과 함께 자리 잡은, 건물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있는 곳이다.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신(김태리)과 함안댁(이정은)이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내

  • 조선말 흑역사와 함께하는 고택 톺아보기

    경북 예천을 다녀왔다. 백두대간 인문답사지로 경북의 고택을 둘러보는 기행이었다. 아내 없이 혼자서 떠난 답사이다. 흔히 예천을 양궁의 고장으로 알고 있지만, 신라시대의 자료에도 지명이 보이는 오래된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의 반이라고 하여, “반(半) 서울”로 불리기도 하였다. 예천 가까이에 가면 병암정(屛巖亭)을 들러보길 권한다. 큰길에서 멀지 않은 곳, 풍광이 아름다운 병암산 천연 암벽 위에 거대한 규모의 정자가 있다. 여름철에는 수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