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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어려운 상황을 협상 상대에 알려야 할까

    당신은 다음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협상을 해야 한다. 회사는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당신 가족의 의료비를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경우 당신의 어려운 상황을 협상 상대방에게 공개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약점을 노출하면 상대방이 당신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노출을 삼가하라고 권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당신의 불리한 상황이 상대방의 동정심을 유발하여 당신이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양보를 받아낼 수도 있다. 약점을 이용하는 협상가는 약점에 전략적으로 반응할 것이고, 반면 동정심을 유발하는 협상가는 감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다. 뉴욕 대학의 아이와 시라코(Aiwa Shirako), 개빈 J. 킬더프(Gavin J. Kilduff), 캘리포니아대의 로라 J. 크레이(Laura J. Kray)의 연구에 따르면 숨겨진 욕구와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협상의 양쪽 모두에게 더 유익한 결론을 도출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의 실험을 살펴보자. 경영학과 학부생들은 모의 구인 협상을 위해 짝을 지어 참가했다. A그룹의 취업 준비생은 그들이 갚을 대학 대출금액이 많고, 그들의 어머니가 매우 아프며, 어머니의 병원비를 지불하기 위해 온 가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채용 담당자의 동정심에 호소하라고 들었다. 반면 B그룹의 취업 준비생은 자신들이 의견을 주장할 때 가급적 이성적인 주장을 하고, 채용 담당자의 동정심에 호소하지 말라고 들었다. 실험결과, 채용 담당자들은 합리적 호소를 한 후보자들뿐만 아니라 감정적 호소를 한 후보자들을 좋아했는데, 이는 자신의 약점을 언급하는 것이 조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감정

  • 성과관리 시스템의 공정성과 수용성을 높이는 방법

    지난 1월 30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사업체패널조사를 활용하여 『성과관리 시스템 공정성 현황과 과제』에서 인사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비율이 2015년 4.1퍼센트에서 2019년 9.3퍼센트 수준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률이 높다는 것은 성과평가 결과가 부당하다는 인식이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대체로 규모가 큰 사업체일수록, 비제조업, 유노조, 공공부문에서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가중된 원인 중 하나는 개인별 성과 평가항목 중 정성적 지표의 비율이 40퍼센트를 상회하여 평가기준의 모호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성적 지표의 항목이 갈수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는 평가자의 편향성에 영향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를 수행한 송민수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무엇보다 성과관리 시스템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불완전한 시스템에 따른 의사결정이 조직 내 다양한 공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관리(MBO) 방식을 활용하는 사업체는 2015년 20.3%, 2017년 30.3%, 2019년 32.8% 수준으로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성과관리 방식을 활용하는 기업체 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불완전한 성과관리 시스템에 따른 공정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는데 방법은 없을까?전통적 성과관리 방식은 매년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조직의 비전과 사업부 목표를 단위조직과 개인에게 연계해 개인별 KPI를 설정하지만 비전과의 연계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 Top-down 방

  • 이강인은 왜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까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강인 선수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이강인은 카타르 월드컵 4경기에 모두 나와 결정적인 도움을 올리는 등 제 몫을 했다. 2021년 8월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4경기를 뛰며 2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10년간 인연을 맺어온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렌시아는 10세의 어린 나이에도 창의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이강인을 유스팀으로 스카우트했다. 차근차근 꿈을 키우던 이강인은 2018년 10월 국왕컵을 통해 한국인 최연소 유럽 1부리그 출전 기록을 세웠고, 2019년 발렌시아와 1군 정식 계약을 맺었다. 그해 국제축구연맹 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던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예상 외로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선발이 아닌 주로 교체 카드로 활용되면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2021년 시즌 개막 후 치른 두 경기에도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오늘날 MZ세대는 직장에서 경력개발을 통해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 기여 의미를 찾고,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큰데 비해, 잘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MZ세대 소비자를 집중분석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업무를 통한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실제 실감하고 있는 것과의 갭이 25~30퍼센트 정도로 나타났다. 성장의 욕구와는 달리 현실이 뒷받침 되지 않

  • 성공한 부자들도 망하는 이유

    필자가 가끔 명동에 가면 한 번씩 가는 곳이 있다. 명동에서 알려진 식당이고, 고기도 투 플러스로 제일 좋은 것만 취급해 외국인들까지 필수 관광코스로 찾는 곳이다. 그런데 내가 그 식당을 찾아갔을 때가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손님은 한 테이블도 없었다. 평소 금요일 저녁이면 예약이 꽉 차 있고, 밤까지 북적거릴 때인데 예전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상황이었다. 10명이던 홀 직원도 감당이 되지 않아 모두 내보냈다. 장사가 안되는 원인은 코로나19였다. 안타깝게도 그 식당은 끝까지 견디다 최근에는 다른 점포가 들어섰다.당신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진다. 밤새워 공부하면 성적은 당연히 오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열심히 뛰어다니다 보면 매출실적은 오르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면 프로급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삶의 대부분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이러한 현상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통제의 환상은 사람들이 외부 환경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통제할 수 있거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이 운전할 때보다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통제적 환상의 심리를 잘 나타내는 실험을 살펴보자. 실험 참가자들에게 동전 던지기를 해서 그림이 있는 앞면이 나오는지, 숫자가 있는 뒷면이 나오는지 맞춰보도록 알려 주었다. 실험 후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예측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0에서 10까지 숫

  • 할 일을 자꾸 미루는 이유

    중요한 일을 피하기 위해 밑도 끝도 없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포털 사이트를 열어 관련 없는 뉴스를 클릭하거나 재미있는 영상을 찾아 유튜브를 들락거린다. 전혀 필요하지도 않은 쇼핑몰을 둘러보기도 하고, 전화나 문자가 온 것도 아닌데 수시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거나 일을 미루며 꾸물거리는 것을 ‘procrastination’이라고 한다. 학술용어로 ‘지연행동’이라고 하는데, 쉽게 ‘꾸물거림증’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 적당히 여유 부리는 수준이 아니라 불필요하게 계속 미뤄서 결국 나쁜 결과를 얻는데도 이 패턴을 버리지 못한다면, 지연행동가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미루는 습관, 이 지연행동 때문에 의사결정 붕괴, 자의식 저하, 우울과 무기력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하루 평균 1시간 50분을 꾸물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로 따지면 12시간 53분이다. OECD 평균 수명인 81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꾸물거리며 보내는 시간이 무려 6년 2개월이나 된다. 이처럼 지연행동은 일상 속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파고든 탓에 그 심각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꽤나 흔한 현상임에도 심리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렇게 할 일을 미루며 꾸물거리는 걸까? 꾸물거리는 이유가 꼭 게을러서거나, 일을 못해서가 아니다. 내면의 불안과 스트레스 때문이다. 자신을 입증해야 하는데서 오는 불안을 느낄 때 두려운 결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되고 그 중

  • 의사가 환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

    "나를 수술한 사람은 의사가 아니었다"인천 21세기병원의 대리수술 영상이 2021년 5월 MBC에 보도되면서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수술실 내 CCTV설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CCTV가 무방비 상태에 놓인 환자를 보호할 방법이라고 말한다. 반면 반대하는 측에선 의사를 위축시켜 적극적인 의료 행위가 어려워지므로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될 거란 입장이다. 또한 의료사고 비율이 극히 낮고 수술실 특성상 환자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반대 입장을 주장해왔다.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에 반해 국민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2021년 5월 31일부터 6월 13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가 13,9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수술실 내 CCTV 설치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97.9%로 나타났다.미국 알래스카주 남부의 중앙에 위치한 작은 항구도시인 앵커리지에는 약 6만 5,000명에 이르는 알래스카 원주민과 아메리칸 원주민을 상대로 하는 보건의료 단체인 사우스센트럴 재단(SCF)이 있다. 1953년에 결핵 요양원으로 문을 연 이 병원의 환자들은 엄청나게 높은 알코올중독과 당뇨 비만, 자살 비율로 몇 대에 걸려 고통받는 소외 계층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높은 비용, 느려터진 연방 관료제, 사회적 취약자인 환자들의 낮은 만족도까지 더해지면서 병원은 항상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었다.하지만 현재 SCF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직원 만족도가 90%, 고객 만족도가 무려 97%에 달한다. 당일 접수 진료대기 시간은 20분 미만이며, 28세 이내 영아 사망률이

  • 왜 화장지를 사재기하는 걸까?

    “코로나19가 창궐하는데도 한국엔 길가에 화장지가 쌓여 있다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의 눈에는 마트 앞에 쌓인 화장지 묶음이 신기하기만 해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이 같은 트윗을 올렸다. 물론 우리나라도 초기엔 사재기 조짐이 있었지만 미국, 영국, 일본처럼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지 않았다.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가장 심각한 나라가 미국인데, 미국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화장지 사재기를 멈출 방안을 모색했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코로나19 생활 수칙에서 “불필요한 양의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쌓아 놓지 않길 바란다.”며 사재기를 멈춰 달라고 거듭 당부했지만 사람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사재기를 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제조업체와 유통업계는 모든 종이 제품은 미국에서 만들고 재료도 주로 북미와 남미에서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화장지 공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지를 사재기하는 이유가 뭘까? 각 나라의 대통령이 직접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하는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인지하는 위기 수준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쫓기게 된다. 극적인 상황에 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데 일상적인 손 씻기만 하고 있기는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상황에 맞는 뭔가를 한다는 느낌을 가지려 한다. 말하자면 사재기는 불확실성과 두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모종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심리적 기제(psychological mechanism)’인 것이다.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가정해 보자. 설상가상으로 핸드폰 배터리도 나가서 구조 요청도 할 수가 없다.

  • 강한 기업은 디테일부터 다르다!

    ‘매일매일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뜻을 내포한 말이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다. 이는 단순히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에 항상 새로움을 더하라는 의미다. 그래야만 오늘날 세분화, 전문화되는 초경쟁시대에 창조와 더불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그것을 실천하기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세계적으로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되면서 전통산업은 물론 첨단산업까지 제품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소득간 불평등 심화를 가져오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경제 체제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상황과 악조건 속에서도 기업은 생존해야 되며 나아가 성장까지 해야 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에 있는 큰 산이 아니라 신발 속에 있는 작은 모래 한 알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기업 환경에서 디테일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2011년 2월 경기도 광명역 입구 일직터널에서 KTX-산천이 탈선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관차 포함 4량은 분기기에서 설치된 가드레일에 의해 반대편 선로에 올라섰지만 5번째 칸부터 가드레일이 파손되어 탈선했다. 열차가 쓰러지지 않고 약간 기울어지는 정도로 끝나 다행히 대형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당초 사고의 원인이 차체결함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으나 알고 보니 문제의 원인은 허무했다. 새벽에 선로 보수작업 중 밀착 감지기를 고정하는 7mm짜리 너트 하나가 없어서 조이지 않아서 탈선이 발생했다. 결국은 인재다. 보선원이 제대로 너트를 조였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였다. 문제의 시작은 언제나 디테일에서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직장 생활법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집어삼키면서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전반까지 50여 년 동안 바람직하게 인식되었던 사고와 행동양식이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과거의 유물이 되어 버렸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미래가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도 없게 되었다. 변동성이 크고(Volatility), 불확실하며(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4차 산업혁명의 환경인 뷰카(VUCA)의 특성이 코로나19에도 여실히 작용되면서 새로운 사고와 행동양식을 과감히 전환해야 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직장 생활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존은 시장에서 칠면조 한 마리를 사왔다. 칠면조는 두려웠다. 이 인간이 나를 어떻게 할지. 아침 9시가 되자 주인이 종을 쳤다. ‘뭐지? 나를 유인해서 죽이려고 하나?’ 주인은 웃으며 먹이가 가득 든 바구니를 내놓는다. 칠면조는 조심스레 다가가 경계하며 먹이를 먹는다. 그렇게 1주일, 한달, 반년이 넘었다. 1년째 되는 날 아침, 칠면조는 여느 날처럼 먹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앗! 먹이가 없다. 순간 뒤에서 ‘슝’하는 소리. 그것은 주인은 큰 칼로 칠면조의 목을 내리치는 소리였다. 그 다음 날은 추수감사절이었다. 위 이야기는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에 나오는 예화로 경험론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칠면조는 자신의 경험 범위 내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오류를 범했다. 칠면조는 매일 통계적 신뢰도를 조금씩 높여가면서 주인이 절대로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칠면조는 블

  • 부부의 세계, 애인 있어요?

    김희애와 불륜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27일 첫 방송을 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2회 만에 시청률 10퍼센트를 넘겼다. <부부의 세계>는 남편의 불륜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의사 지선우 역(김희애)의 원초적 욕망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심리극이다. 불륜, 물론 의심의 여지없이 반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이다. 하지만 언제랄 것도 없이 인류 아니 인간을 만든 신들조차도 불륜이라는 일탈적 행위가 공공의 담론으...

  • 두 낫씽(Do Nothing), 아무것도 하지마!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가정해보자. 등산 중에 들어선 지름길이 사실은 잘못 든 길임을 알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핸드폰 배터리도 나가서 구조 요청도 할 수 없다. 어디가 어딘지 가늠할 수 없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길 잃은 사람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은 공포심이다. 이 단계가 되면 허우적거리며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캐나다 저널리스트 로렌스 곤잘레스는 <생존>이라는 저서에서 조난되어 목숨을 잃은 사...

  • 더 킹,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영화 '더 킹'이 현실을 파고드는 송곳 같은 명대사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주인공 조인성이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다. 그런데 어찌 이런 장면이 낯설지가 않다. 실제로 정치권에서 큰 문제가 나올 때마다 새로운 이슈가 나타나는 것은 공공연한 현상이다. 과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못하면 하질 말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25년 만에 타결됐다. 하지만 여전히 위안부 협상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와 국제단체의 한·일 위안부 협상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행사가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배상한다며 일본이 지불한 10억 엔이 배상금이 아닌 단순 거출금인지에 대한 논란, 협상 과정 전에 피해자인 할머니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단순 명절인사 외에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