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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인의 표상... 그 외로움에 대하여

    에드워드 사이트는 그의 책인 “지식인의 표상”에서 지식인은 경계 밖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추방하는 자라고 했다. 그리고 지식인이 되려면 애국적 민주주의와 집단적 사고, 계급과 인종에 관한 의식, 성적인 특권에 의문을 제기하여야 하고, 관습적인 논리에 반응하지 않되 모험적인 용기의 대담성과 변화의 표현을 지향하고,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나아가는 것에 반응하는 자여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사이트의 다른 책인 “오리엔탈리즘”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지식인은 단도직입적이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그러한 말들로 인해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를 사귈 수 없고, 공적인 명예를 얻지 못하며,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탈출할 수도 없다. 이것은 고독한 상황이다” 나는 완전히 궤멸 당하고 말았다. 건축가가 되려면 그래야 했다.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이의 집을 지어주는 일을 직능으로 가지는 건축가는 자신을 타자화시키고 객관화해야 한다.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새로운 땅에 내가 가지고 있는 타성과 관습의 도구를 다시 꺼내어 헌 집을 그리는 것은 건축이 아니라 관성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며, 새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소망을 배반하는 일이다. 새로움에 반응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하는 건축가가 경계 안에 머문다는 것은 그 소임을 파기하는 일과 다르지 않으니, 외로움과 두려움은 건축가에게 어쩔 수 없는 친구일 수 밖에 없다. 승효상 선생님의 묵상 중에서 위 글을 읽으며, 컴퓨터를 직능으로 하는 나는 어떤 모습의 지식인인지, 어떤 모습의 지식인으로 살아 가야 하는 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 어쩌다 기억나는 짧은 단상들

    내가 직장생활을 할 때, 그룹의 회장님이 사원들과의 대화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젊은 직원이 회장에게 질문하고 회장이 답변한 내용이다 “회사에 보면 나이든 직원분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 같다. 회사의 입장에서 나이드신 분들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 “일단, 열심히 일한다는 기준이 다소 애매한 듯하고, 나이드신 분들이 일하는 스타일이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다소 늦고 의욕이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 당신이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고유명사는 그 자체가 글자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글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예를들어 나의 이름은 나의 존재를 한 단어로 추상화하는 것이다. 지난 57년의 나의 삶의 기록이 나의 이름에 녹아있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나의 이름이 반가울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미운 감정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어떤 이름은 나에게 배신의 아픔을 느끼게 하는 것도 있다. 많은 고유명사와 같이 이름은 그 자체로 의미를 부여한다. 조민호라는 이름에 대해 사용하는 사람마다 부여하는 특징은 다르다. 나의 이름에 어떤 특징이 부여되는 지가 내가 살아온 삶의 기록이다. 내 이름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지를 생각해보자. 지금 이순간 두가지의  말이 생각난다. “내가 돈이 없지, 폼이 없냐!” 그리고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어차피 사는 인생, 원한다고 가질 수 없는 돈이나 명예에 목숨걸지 말고, 폼나게 그리고 다른 이에게 멋진 이미지로 남도록 살아보면 어떨까?  당신이 사용하는 조민호라는 이름에 그런 의미가 부여되기를 아직도 바란다. 비록 모아놓은 돈도 없고, 은행 빛이 가득한 아파트 하나가 전부이긴 하지만, 나의 이름이 주변 사람들에게 멋진 이미지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민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