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 들꽃, 박두순

      들꽃 박두순   밤하늘이 별들로 하여 잠들지 않듯이   들에는 더러 들꽃이 피어 허전하지 않네   너의 조용한 숨결로 들이 잔잔하다   바람이 너의 옷깃을 흔들면 들도 조용히 흔들린다   꺾는 사람의 손에도 향기를 남기고 짓밟는 사람의 발길에도 향기를 남긴다   【태헌의 한역】 野花(야화)   夜天因星不入睡(야천인성불입수) 野由野花不空虛(야유야화불공허) 汝氣安穩野寂靜(여기안온야적정) 風搖汝衣野亦搖(풍요여의야역요) 野花遺香折人手(야화유향절인수) 野花遺香踏人趺(야화유향답인부)   [주석] * 野花(야화) : 들꽃. 夜天(야천) : 밤하늘. / 因星(인성) : 별로 인하여, 별 때문에. / 不入睡(불입수) : 잠에 들지 못하다, 잠을 이루지 못하다. 野(야) : 들. / 由野花(유야화) : 들꽃으로 말미암아, 들꽃 때문에. / 不空虛(불공허) : 공허하지 않다, 허전하지 않다. 汝氣(여기) : 너의 기운, 너의 숨결. / 安穩(안온) : 평안하다, 조용하다. / 野寂靜(야적정) : 들이 고요하다, 들이 잔잔하다. 風搖汝衣(풍요여의) : 바람이 너의 옷을 흔들다. / 野亦搖(야역요) : 들 또한 흔들리다. 野花遺香(야화유향) : 들꽃이 향기를 남기다. / 折人手(절인수) : 꺾는 사람의 손. 踏人趺(답인부) : 밟는 사람의 발꿈치, 밟는 사람의 발.   [직역] 들꽃   밤하늘은 별들로 인해 잠들지 않고 들은 들꽃으로 말미암아 허전하지 않네 너의 숨결 조용하여 들이 잔잔하고 바람이 너의 옷깃 흔들면 들 또한 흔들리지 꺾는 사람 손에도 들꽃은 향기를 남기고 짓밟는 사람 발에도 들꽃은 향기를 남긴다   [한역 노트] 우리 현대시에는 들꽃을 노래한 시가 정말 많아

  • 야생화 감성터치 - 연잎 양귀비 앵초

    연잎 양귀비 (아편 앵초)는 스스로 죽고  스스로 살아난다. 연중 휴면을 위해 몇 개월씩 땅 속으로 사라진다.   줄기며 꽃 모두가 흔적도 없이 녹아버리기 때문에 초보 주인들은  식물의 휴면에 익숙치 않아서 모두 죽은것으로 오해한다.  조용히 사라지는 준비없는 이별인 까닭에  어느날 불쑥 나타나서  반가움이 배가 된다.  더구나 꽃의 자태는 순수한데도 고혹적이다. 연잎 앵초 꽃은 뜨거운 햇빛을 쬐면 바짝 타버린다.    그래서 꼭 음지에 심...

  • 산수국

    산수국이다 가운데가 진짜 꽃인데 볼품이 없고 작으니까 벌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해 가장자리에 가짜 꽃을 달고 있다 꼼꼼이 볼수록 예쁜 야생화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벌나비가 와서 수정이 이루어지면 그 예쁘던 가장자리 가짜 꽃들이 홀딱 뒤집어진다 색깔도 형편없어지고 시들면서 꽃잎이 뒤집어지는 것이다 이유는 하나, 씨를 맺기 위해 모든 힘을 씨에만 쏟아야 하기에 가짜 꽃에 힘을 쏟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만물의 영장 사람만이 사랑을 갈...

  • 세상은 이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건물출입구 벽  물홈통  옆 세멘트 바닥에 개망초가 자라고 있다 갸륵하고  위대하게 여긴 주인이 채소 묶는 끈으로 홈통에 묶어주었다 세멘트 바닥에서도 개망초는 늠름하게 잘 자랐다 개망초의 <생명의 위대함>과 집주인의 <생명의 소중함>에 주루륵 눈물을 흘렸다 그래! 한생명을 구하는 사람은 만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래서 아름다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