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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全不感...安全有感...

    동해항에 정박 중인 '이스턴드림號'가 해질녘이라 긴 그림자를 드리운 채 승객을 맞고 있었다. 일본 세계자연유산 '이와미긴잔' 길을 걷기 위해 지난 2월초 이 배에 올랐다. '이스턴드림호'는 1만 4천톤 급으로 52개 객실에 458명을 수용한다. 선내에는 면세점, 히노끼탕, 나이트클럽(비록 동네 노래주점 수준이지만)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20피트 컨테이너 130개, 자동차 60대를 적재할 수 있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대한민국 동해항-...

  • 제비꽃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노랑제비꽃 단풍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벌레잡이제비꽃 – 식충식물 원예종 모라넨시스 삼색제비꽃 원예종 팬지원형 알록제비꽃 이시도야제비꽃 잔털제비꽃 졸방제비꽃 – 원줄기가 있음 종지나물 – 미국제비꽃 콩제비꽃 태백제비꽃 털제비꽃 흰젖제비꽃 종지나물(미국제비꽃) 제비꽃에 대하여 제비꽃 김종태 찾는 이 없는 허물어진 무덤가 하늘 향해 갈구하며 허구한 날 기다렸...

  • 꽃다지

    꽃다지 1 흥부네 자식처럼 많이도 달렸다 몇 장 땅잎 사이로 하늘 받칠 기둥 세우고 기름지면 바지랑대 메마르면 난쟁이 위로는 꽃이 거푸 피어나고 아래로는 열매가 알알이 영근다 못다 먹은 한으로 숟가락이 된 열매 이밥을 가득 담아 숲가락 탑을 쌓는다 더운 바람 불어 보리 익어갈 때 숟가락을 두드리며 합창하는 자식들 밥 줘어 시집 보내 줘어 장가 보내 줘어 꽃다지 2 그래 ...

  • 일본 힐링 트레킹...제6신, '이와미긴잔(石見銀鑛)' 옛길을 걷다.

    비로소 아스팔트길을 버리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긴노미치(銀の道)라는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겨울임에도 숲 속은 푸른빛을 띠고 있다. 청청한 대나무숲이 하늘을 찌를 듯 빼곡하여 어스름 새벽녘 같다. 이따끔 흩뿌리는 빗줄기에 잔설이 녹아내려 산길은 질퍽거렸다. 군데군데 눈무게에 꺾여진 대나무가 길을 막아서기도 했다. 대나무가 참 많다. 그래서인가, 일본에는 죽세공예품도 많고 일본 요리 중에도 죽순요리가 많은가 보다. 대나무 뿌리는 땅...

  • 도심 속 슬로우워킹을 즐기다

    시내버스를 타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옆 도로를 지납니다.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립니다. 벚꽃축제 중이라 여의도 윤중로 일대는 꽃놀이 인파로 북적입니다. 마포대교를 건너 공덕로터리, 아현동을 스쳐 지납니다. 아현동 고가가 사라지고 굴레방다리가 속살을 드러냈네요. 뷰가 한결 좋아졌습니다. 하나 그간 고가도로가 가림막이 되어 주어 덕?을 톡톡히 봤던 속칭 방석집들의 모습이 훤히 드러나 버렸습니다. 고가 아래 옴팍하게 있을 때가 봄날이었던 모...

  • 흔적

    흔적 지난 2000년 눈수술을 받아 연초 석달 동안 엎드린 자세로 참회를 많이 했다. 9월에는 < ․>이란 시집을 냈다. 천 권을 내도 우루루 들어오는 반품, 볼품없는 시집이렸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부여잡고 외줄타기를 해 봐도 나 아직 살아 있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글을 올려 봐도 잡히지 않는 하나님을 잡고 어설픈 기도를 드려 봐도 돌아오는 건 허연 머리카락과 쓰디쓴 자조의 한숨뿐...

  • 딸기, 땅나리, 땅비싸리, 땅채송화, 땅콩, 때죽나무

    딸기 모두들 씨를 속에 품고 사는데 넌 어찌 죽은깨처럼 덕지덕지 얼굴에 바르니 너를 맛나게 먹어 씨가 퍼질 리 없는데 그 사실을 넌 아는지 모르는지 나만 모르네 땅나리 땅꾼 땅도 아니어요 땅강아지 땅도 아니어요 땅딸보 땅은 더욱 아니구요 떠나온 땅을 그리워 땅만 본다고 땅이래요 땅비싸리 님에게 보이려는데 더 예쁠 필요 있나요? 우리 님이 보는데 더 클 필요 있나요? 언제 또는 어디서 더군다나 얼만큼은 ...

  • 3월 '민주지산'엔 두 계절이...

    3월 2일에 다녀온 민주지산 그림을 스무엿새만에 펼쳐 놓습니다. 그사이 따스한 봄햇살에 겨울은 꼬리를 감춰버렸네요. 버스가 엔진음을 가쁘게 토해 냅니다. 구불구불 도마령 고갯길이 힘겨운가 봅니다. 도마령은 충북 영동군 황간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버스는 도마령 고갯마루에 멈춰서기 무섭게 산객들을 부려놓습니다. 해발 800m라 그런지 찬기운이 엄습하네요. 군데군데 잔설도 보입니다. 간밤에 산아래는 비가 왔는데 이곳 도마...

  • 일본 힐링 트레킹...제5신, '유노쓰(溫泉津)' 옛길을 걷다

    호수를 끼고 있는 일본식 온천 호텔에서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했다. 커텐을 젖혔다. 간유리를 통해 보는 것처럼 창밖이 뿌옇다. 호숫가에 묶어둔 쪽배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차라리 눈(雪)이었으면… 그런데… 비(雨)다. 이번 힐링 트레킹의 본게임(?)이 오늘인데, 날씨가 협조 않을 모양이다. 어제 저녁부터 진눈개비 날리더니 오늘은 바람까지 거든다. TV에서도 눈비 올 확률 70%라 했다. 예보가 딱 들어맞을 거...

  • 일본 힐링 트레킹...제4신,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를 찾아

    그림같은 계곡, ‘오니노시타부루이(鬼の舌震)’를 뒤로하고 다음 코스인 ‘이즈모 다이샤(出雲大社)’로 향했다. 일본사람들은 어느 곳, 어느 것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온갖 신들을 모신다. 신을 모시는 종교, ‘神道’는 일본에만 존재한다. 바로 그 神들을 모시는 곳이 ‘神社’다. 사업 번창을 기원하는 신사, 술이 잘 빚어지기를 기원하는 신사, ...

  • 등나무, 등대꽃, 등대풀, 등심붓꽃, 등칡, 딱지꽃

    등나무 등꽃만 보면 정신없던 그 향수를 떠올렸다 지분냄새라고 자위하며 애써 외면했다 그 기억을 벗어날 즈음 흰등꽃을 보기 원했다 이래저래 등꽃만 보면 내 어리숙함 불쌍하다 등대꽃 앙증맞고 아름답고 신기하고 향기로운 꽃 아무리 훌륭한 등대라도 필요할 때 있어야지 자주 볼 수도 없고 필요할 때 안 보이면 아무리 양귀비 클레오파트라라도 소용없는 법 등대풀 포근한 요람 속 옹기종기 귀여운 등대풀 등대처럼 거기에 꼭 붙어 나무처럼 사는...

  • 지난 30년을 더듬어 보니...세상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란 말이 있다. 이 카피라이터는 고구려의 시조가 된 주몽이다. 주몽은 어렸을 때부터 산에 올라 활 쏘기를 즐겼다. 그러던 어느날 부여왕자의 시샘을 받아 궁에서 퇴출되었다. 그 길로 작심하고 남쪽으로 내려가 고구려를 세웠다. 한 나라의 군주가 되어 10년 만에 군사들을 이끌고 부여에 들어와 자신이 어릴 적에 활쏘기 하며 뛰어놀던 산자락을 찾았다. “10년 전엔 나무도 별로 없는 민둥산이...

  • 둥근털제비꽃, 들깨풀, 들쭉나무, 들통발, 들현호색, 등골나물

    둥근털제비꽃 꽃이 여러 가지 색과 모양이고 잎 또한 여러 가지 모양이니 두 가지를 다 섞어 놓으면 수십 가지 제비꽃 하나만 다 아는데 10년 – 너처럼 들깨풀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은 곳에 보는 눈 없이 내버려져 피지만 볼 줄 아는 눈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법 들쭉나무 오동통 오동통 네 볼을 닮았나? 앵도라져 삐진 네 입술을 닮았나? 귀여운 꽃에 가을이면 열매도 ...

  • 일본 힐링 트레킹...제3신, '귀신의 혀떨림((鬼の舌震)' 계곡을 걷다.

    일본 회유식 정원, 유시엔(由志園)을 나와 이즈모(出雲)시내로 이동했다. 식당 ‘스타미나다로(すたみな太郞)’에는 예약시간인 正午 보다 20분 전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 일러서인지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던 가이드가 나오더니 ‘준비가 덜 됐다’며 ‘버스 안에서 12시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어김없이 예약된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게 일견 철두철미해 보...

  • 일본 힐링 트레킹...제2신, 日 정원 '유시엔(由志園)'을 둘러보다

    후텁지근한 객실을 나와 어스름이 걷힌 갑판에 섰다. 진눈개비가 흩날리는 으스스한 날씨다. 저멀리 수평선 위로 아른거리던 희끗한 산능선이 바짝 다가섰다. 배는 돗토리현과 시마네현을 잇는 철교 밑을 지나 사카이미나토항에 접안했다. 사카이미나토항은 돗토리현 왼쪽 북단 귀퉁이에 있다. 돗토리현은 일본의 현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다. 동해를 가운데 두고 한반도와 맞보고 있는 현이다. 일본의 하늘빛이 심술궂다. 첫 인사치곤 영 고약스럽다. ...

  • 봄은 고양이로다

    얼마 전 지인에게 소개받은 구리 외곽에 있는 다육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다육농장 이라기 보다는, 다육식물은 오랫동안 길러오신 것들을 농장 한 켠에 잘 맞게 배치해 놓으신 것이고, 주로 판매하시는 것은 귀엽고 앙증맞은 옹기들이었습니다. 아직은 추위가 가시질 않아 농장 안은 난로를 피우고 계셨는데, 그런 난로에 고구마를 구워주신다고 하시기에 몸도 녹일 겸 난로 근처에 가보니, 고양이 두 마리가 동글동글 말린 자세로 먼저 자리를 ...

  • 日 세계자연유산 '이와미긴잔' 힐링 트레킹...

    제1신: 동해항 출발, 日 사카이미나토항 도착! 남해 금산 보리암 신년 해맞이 산행 후 귀경길 버스 안에서 M트레킹 대장이 불쑥 일본 힐링 트레킹 상품을 꺼내 들었다. 목요일에 동해항에서 배로 출발, 일요일에 돌아오는 3박 4일이라 했다. 하산주로 적당히 불콰해진 상태라 넙죽 구두 약속을 해버렸다. 그렇게 2월을 코앞에 둔 어느날, 여권 카피본을 보내 달란 문자를 받았다. “아차! 그랬었지.” 바쁜 회사일로 깜...

  • 여미개

    여미개 – 누구나 처음 보는 단어일 듯 싶다 내가 만든 단어이니까 막는 도구는 마개, 덮는 도구는 덮개, 까는 도구는 깔개 여미는 도구는 여미개 여미개는 옷 중에서도 특히 윗도리의 두 옷깃을 여밀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이 여미개에는 옷의 특성이나 디자인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제일 흔한 단추, 마이깡이라고 부르는 후크, 지퍼, 찍찍이라고 부르는 벨크로, 똑딱이라고 부르는 스냅단추, 생할한복에 많이 쓰는 매듭단추, 한복...

  • 봄이 오는가봐요..

    지난 겨울 가게 뒷담에 분재화분 하나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를 옆으로 쭉 뻗은 채, 힘없이 있는 그 모습은 마치 버려진 유기견 같은 불쌍한 모습이었었습니다.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업둥이 화분은 그렇게 겨우내 공간 한 구석으로 놓여져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죽은 화분이라 생각해서, 물도 주지 않았을 뿐더러, 햇빛을 보지도 못했었고, 간혹 오고 가다가 창고 문틈으로 맑은 공기를 쐬었을 정도였던 업둥이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