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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기
홍석기
The Lif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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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및 공공단체 전문 강사, (사) 한국강사협회 회장 역임, 코리안리 재보험(주), 데이콤ST 근무, (주)스카우트 부사장 역임, r
  • 새벽 예찬

    아주 이렸을 적에, 외할머님께서, 모든 식구들이 잠을 자는 새벽에 일찍 깨어나 부시럭거리며 곰방대 물고 성냥을 찾으시며 담뱃불을 부치시던 걸 보았습니다. 담배 연기에 콜록거리며 뒤치닥거릴 때면, 행여 손주가 깨어 날까 추운 새벽에 슬며시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 때는 몰랐었는데, 요즘 나이가 들면서 가끔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을 경험합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온 다음 날 새벽이나, 왠지 피곤해서 일찍 잠이 든 날 다음 아침엔 눈이 일찍 떠집니다...

    2004-05-25 09:24
  •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이게 아닌데...

    어느 직장인이 찾아 왔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대책을 묻습니다. “저는 수능시험을 앞두고 너무 많이 후회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무슨 공부를 하며 커 왔는지 믿어지질 않았습니다. 대학 시험을 치르자 마자 후회를 했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특별히 노력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선택한 전공에 대해 후회하였습니다. 미치도록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겨우 학점을 겨우 딸 정도의 수준으로 졸업을 ...

    2004-05-17 09:56
  • 묻고 싶지 않은 기대로부터의 갈등

    전략적으로 말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새로 개발한 솔루션을 판매하기 위해 경쟁사와 함께 제안 설명을 하는 자리에서, 선뜻 다가가 인사를 나누며 웃어 주는 순간에는, 그 뒤에 감추어진 전략을 알고 싶어 안달을 하면서도 못내 점잖은 체 해야 하는 자신이 미울 때가 있다. 부부끼리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용히 있어 주는 것이 고마울 수 있다. 어르신네 생신이나 중요한 기념일에 자식으로써 해야 할 노릇을 다하지 못할 때, 서로의 요구를 말하지 ...

    2004-05-11 17:25
  • 국가는, 젊은이들을 현혹하지 말라

    특별한 강의를 준비하고 강의실로 들어 섰다. 200 여명의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둘째 줄 우측에 앉아 있는 학생이 유난히 신경에 거슬렸다.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앉은 채로, 강의는 안중에도 없었다. 쭉 둘러 보니 곳곳에 그런 학생이 있었다. 입을 벌린 채로 잠을 자는 학생도 있었다. 반항이었다. 모두들 일으켜 세워 내 쫓고 싶었지만, 나머지 150 여명의 눈동자를 외면하거나 시끄러운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은 건, 행사를 주최한 학교측이...

    2004-05-05 16:30
  • 고객 만족, 그 쓸쓸한 허무 개그

    “이번 교육과정에 선생님을 추천하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전에 경쟁사에 계셨던 분이라 곤란하다고 합니다.” “급해서 부탁드립니다. 내일 아침까지 원고 좀 보내 주실래요?” “미처 말씀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만, 그게 사실은…” “우리 사장님이 그 쪽 출신은 좀…” “본 전화는 착신이 불가능한 전화입니다. 번호를 확인하시고 다시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청주라구요? 거긴 너무 멀어서 곤란한데요. 다른 사람 추천해 드릴까요?” 고객 만족...

    2004-04-26 10:57
  • 클래식, 함께 들으실래요? (목록 첨부)

    어린 시절, 농촌에서 벌판에서 산으로, 논밭에서 강으로 돌아 다니며 자유를 만끽하며 자랄 때였습니다. 넓은 들판에 석양이 낮게 깔리고, 논밭에서 소를 몰고 돌아 오실 아버지를 기다리며, 부엌 가마솥에 쇠죽(소가 먹는 죽, 풀과 콩, 두부, 밥 찌꺼기 등을 섞어 끓임)을 끓입니다. 부지깽이로 불장난을 하다가, 잔불 속에 집어 넣은 고구마와 감자를 새까맣게 태우기 일쑤였습니다. 부뚜막엔 라디오를 올려 놓고 가요를 들으며 흥얼거렸습니다. 들판에서...

    2004-04-16 09:49
  • 학생들의 과제를 평가하면서

    한 학기의 6주가 지날 때 즈음,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 주었습니다. 주제는 “원하는 나의 미래 설계”였습니다. 재정상태, 직업, 직위, 취미, 존경인물과 보고 싶은 친구, 보유 도서 종류와 수량, 수면시간, 월 소득 등에 관하여, 현재 상태와 5년 후, 10년 후의 모습을 주어진 양식에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이유 5가지와 꿈을 이루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기쁨의 정도를 적고,...

    2004-04-11 09:44
  • 의도적 거짓말의 진실을 아는 괴로움

    “당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뭘 어떻게 했다고 아침부터 난리 법석이야?” “그렇게 없다고 쩔쩔매던 돈이 왜, 거기서 나와요?” “아~, 그거? 그게 아니고 말이야, 그러니까, 그게 사실은 말이야,… …” 머리를 긁으며 머쓱한 표정으로 핑계를 대는데, 아내는 이내 뒷말을 감추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남편의 “얼버무리는 불편함”을 덮어 주고 싶은 아내의 아량이다. 얼떨결에 비자금을 들키고 둘러대던 거짓말이 부끄럽지 않...

    2004-04-01 13:03
  • 잘 웃으세요?

    “킴 부장은 어제 저녁 일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모처럼 부서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번개를 쳤는데, 직원들은 다 도망가고 최과장과 김대리, 세 명끼리만 술을 마시다가 일찍 집에 갔다. 왜, 직원들은 킴 부장을 무서워할까? 싫어하는 걸까, 미워하는 걸까? 왕따시키는 걸까? 자신이 평소에 직원들을 얼마나 생각하고, 그들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자신의 깊은 속을 아는지 모르겠다.” 그건 킴 부장의 생각이다. “팍 ...

    2004-03-25 09:34
  • 젊은 그대, 나의 스승

    그는 저를 좋아 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저를 쫓아 다니며, 저를 본받고자 했습니다. 제 강의가 있는 날이면 쫓아 와서, 장소를 묻고 시간을 물었습니다. 제 강의를 들을 때마다 맨 앞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하고, 뭔가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고, 갸륵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저에게 다가 서며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저…, 이런 말씀 드려도 좋을런지요? 사실은 제가&#...

    2004-03-23 23:08
  • 다름, 틀림, 올바르지 아니한 것들의 차이

    자동차가 차선을 위반하여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법규 준수 이전의 문제이다. 사고를 당하면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든지 알고 있다. 옳지 않은 일을 옳다고 우기는 걸 보는 것처럼 답답한 마음도 없을 게다. 어떤 현상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바나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얼마든지 같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거나 해석을 다르게 하는 것이다....

    2004-03-18 15:05
  • 좋은 책, 많이 읽는 방법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그렇게도 내 말 뜻을 알아 듣지 못하니.” “그게 아니란 말이야. 나 원 참, 답답해서 미치겠네.” 요즘 나라 안팎으로 마음과 말이 다르게 전달되어 곤혹스러운 일을 겪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닙니다. 자신 본래의 뜻은 그게 아니었는데 왜곡되었다느니 뭔가 오해를 한 것이라느니, 정말 그럴 수 있느냐느니…. 상대가 자기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할 정도로 다르게 생각하는 게 누구 책임일까요?...

    2004-03-16 08:40
  • 위대한 탄생의 비밀

    유명한 외과의사에게 물었습니다. ”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그렇게 유명한 외과의사로 명성이 자자하신가요? 뭐 특별한 비결이나 탁월한 실력이 있으신가요? ” 의사 선생님이 답해 주십니다. ” 최고로 유명한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대단히 큰 병원에서 근무한 적도 없습니다. 다만, 열악한 환경에서, 피가 모자라 죽어 가는 환자를 살리려 자신의 피를 뽑았고, 부러져 쓸모없는 팔다리를 끼워 맞추려고 별 짓을 다 했으...

    2004-03-05 10:09
  • 푹~ 쉬는, 게으름의 자유

    하얀 종이를 펼쳐 놓습니다. 파란 선이 가늘게 쳐진 노란 종이도 옆에 펴 놓습니다. 까만 만년필을 뽑아 들고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이다가 잠시 밖을 내다 봅니다. 가꾸지 않은 정원에 잡초가 무성하고, 군데군데 키가 큰 풀 끝에는, 상처 나고 시들었지만, 예쁜 꽃송이가 띄엄띄엄 피어 있습니다. 흰 나비와 노랑 나비가 짝을 지어 날아 다니는데, 어디에선가 까맣고 커다란 나비도 날아 왔습니다. 자기들끼리 색의 조화를 맞추어 날아 다닙니다. 낮게 ...

    2004-03-05 09:42
  • 말리지 말아요. 제발

    따뜻한 봄날 연휴에,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나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처럼 한심한 모습은 없을 겁니다. 할 일이 있어 일찍 나오면서 하루 종일 고독해야 할 마음의 준비를 하였는데,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꿈은 깨졌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벌써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그는, 젊은 시절의 황금 연휴에 가족들과 나들이라도 가지 않고 무슨 궁상을 떨러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골목길로 나갔습니다. 문...

    2004-03-01 17:42
  • 아는 건, 무식한 거다.

    좋은 강의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밑줄을 친다. 중요한 건 열심히 받아 적는다. 그 다음엔? 잊어 버린다. 요즘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만난다. 다양한 직종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생각을 교환한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여러 경로를 통해 분출한다. 21세기, 인터넷 시대를 살아 가는 현대인의 선택받은 행복이다. 과거엔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다. 정말 복에...

    2004-02-29 06:46
  • 재수없는 것들의 필요성

    가르쳐 주는 것만 배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르쳐 줘도 배우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배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1960년대 말, 우리 나라 최북단, 어느 가난한 시골 마을엔 중학교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 졸업생들은 당연히 부모님의 일을 도우면서 농사를 배웠습니다. 정말 다행스러웠던 건, A씨가 졸업하던 해에 중학교가 생겨서, 진학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당시 최전방 농촌은 생활환경이 열악해서, 우수한 선...

    2004-02-25 05:47
  • 방황하는 후배, Z 에게

    Z, ZZZ,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조금 쌀쌀하다. 출퇴근 하기에 아주 좋은 느낌을 갖게 되는 요즘 날씨에,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강남을 가로 지르는 길가 나무와 잔디엔 어느 샌가 연녹색 봄 색깔로 물드는가보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조화를 느끼면서, 조용한 휴일 아침에 사무실에 나와 이 글을 쓴다. 미루어 놓은 일도 정리해야겠고, 각종 서류 더미들이 너무 지저분하게 쌓여 있어, 생각이 혼란스러워 나왔단다...

    2004-02-25 05:32
  • TV, 무엇으로 끄는가?

    정차장은 집에만 들어 오면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찾는다. 언제든지 그렇다. 옷을 벗거나 손을 씻기도 전에 TV부터 켠다. 그게 제일 먼저 하는 일이다. 아내가 손을 씻으라거나 옷을 갈아 입으라고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양말도 벗지 않고 그대로 앉아 멍하니 TV를 보다가 스르르 눈을 감는다. 특별히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없다. 보이는 대로 보는 거다. 옛날엔 애국가가 나올 때까지 TV앞에서 졸다가 먹다가 했다. 요즘엔 애국가도 나오지 않으니 자정이...

    2004-02-22 12:35
  • 세 가지 풍경 - 불쾌한 진실

    (풍경 하나) 오랜만에 무궁화호 기차를 탔습니다. 4시간 이상 달리는 완행열차는, 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책도 읽으면서, 무릎 위에 PC를 꺼내 놓고 이런 글도 쓰면서 그런대로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둘러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한 칸에 72명이 탔는데, 40명 정도는 잠을 자고, 20명 정도는 이야기를 합니다. 눈에 띄는 중년의 아저씨 서너 분이 있었습니다. 잠시도...

    2004-02-21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