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단순히 무역 및 현지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판매, 부품조달,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도 기술과 생산의 문제로 인하여 야기되었다. 미국은 제조업의 거의 전 분야에서 중국에 비하여 절대적인 경쟁열 위에 있다. 하지만 중국은 첨단 기술 분야를 제외하면 생산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경쟁에서 명분에서 중국에 비하여 많은 국가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기술에 대한 중국의 약탈적 획득을 다수의 나라에서 싫어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국은 하청 생산국의 위치에서 벗어나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 가치사슬의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기술의 변화이다. 과거 무역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하는 무역이론은 생산의 3요소, 토지. 노동. 자본으로만 국한해서 검토하였었다. 그러나 이 3가지 요인으로만 국가 간의 무역이 발생한다고 보기에는 제한이 많다고 느낀 미국 경제학자 포스너와 후프바우어는 각국의 생산 기술상의 격차가 무역 발생의 원인이 되고 무역패턴이 결정된다고 하는 ‘기술격차이론’을 들고 나온다. 기술격차이론은 무역의 원인은 무역 당사국 사이에서 발생한 기술격차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이 차이는 고도로 발전된 선진공업국들 간에 무역이 이루어지는 것은 생산기술의 혁신으로 인하여 기술격차가 각종 산업에 불규칙적으로 일어나서, 그것이 비교생산비의 차이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기술선진국에서 기술모방국으로의 기술수출은 양국 간의 기술격차를 해소시킨다. 그런데 기술선진국은 나름대로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개발한 기술은 개발도상국 또는 경쟁국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선진국의 기술을 빨리 획득해서 경쟁력을 따라 잡기 위한 후발국과 선진국의 갈등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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