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목표는 높고 후배들을 데리고 달성에 해야 할 목표는 숨가쁘다. 위에서는 누르고 아래서는 치받는다. 능력 있고 카리스마 넘치는 나의 상사는 위에서 내려다보고, 똑똑하고 능력 있는 후배들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젠 잡아서 일 시키는 시대는 지났다는 건 알지만 여전히 현장에선 제대로 소통하고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샌드위치는 두 식빵 사이에 낀 속 내용물이 맛을 좌우하는 법. 마찬가지로 중간관리자 상사들의 능력 발휘가 조직의 실력과 멋을 바꾼다.

*** 권위를 제대로 발휘하는 법
상사는 현장에 있는 실무자를 일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상사로서 긍정적인 권위가 있어야 한다. 위에서 아래를 잡아 지시하고 명령하는 그런 권위가 아니라 서로 상의하고 조정하며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권위다.

# 지시를 줄이고 코칭하기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해답을 제시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오히려 현장에 있는 부하직원들이 해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하나 후배 개개인의 성취동기를 자극하면서 후배가 해답을 찾을 때까지 코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필요한 해답을 찾기 위해 부하가 계속 말하도록 독려해야 하고, 상사는 사이사이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간다. 그러려면 꾸지람이나 비판, 비난보다는 주로 칭찬과 격려, 조언, 대안, 앞으로 계획 등에 관한 일을 물음으로써 스스로 긍정적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고객과 첫 미팅을 가졌다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하라고 하기보다 고객과의 첫 미팅을 축하하고 스스로 잘된 점이 어떤 것인지 묻는다거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엇을 더 해볼 생각인지 의견을 묻는 긍정적인 방식이 바람직하다.

#내 스타일 양보하기
직장에서 어느 정도 직급의 상사에 위치하며 나이가 들면, 사람은 자기 것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부하직원들이 맞춰주길 바라고 자기 자신은 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유능한 상사는 그때그때 자기 스타일도 과감히 양보하며 융통성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그래도 내가 윗사람인데 그럼 내가 맞추랴?’ 하는 권위에 젖으면 자꾸 제멋대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하직원의 단점이 지적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린다. ‘저 친구를 어떻게 내 스타일로 따라오게 할까?’ 하는 생각은 관계를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내가 어떻게 저 친구 스타일에 적응할까’ 하는 생각이 훨씬 긍정적이고 빠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긴 어려워도 내 행동을 통제하는 것은 조금 더 쉽기 때문이다. 그게 사람을 움직여 일하는 자신감 있는 상사의 넉넉한 여유다.

# 남 탓 말고 자책하기
상사의 권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부하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자신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진짜 훌륭한 상사는 자책할 수 있는 사람이다. 뭔가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일단 본능적으로 부하나 후배가 일을 잘 못해서 그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건 권위를 바로 세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전에 일단 자기 지휘 아래서 벌어진 일은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스스로는 무얼 생각하고 무얼 해야 좋은가 하는 자세를 늘 잃지 않는다. 이것은 상사라면 꼭 가져야 할 ‘인간적 능력’이다.

*** 일을 제대로 지시하는 법
상사는 부하직원이 어떤 마음으로 일할지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일을 제대로 지시하고, 지시받는 사람은 명쾌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시받아 일하지만 스스로 알아서 일한다고 느끼는 방법. 상사의 입에 달렸다.

# 주어 바꾸기
먼저 모든 일의 주체는 ‘나’나 ‘너’가 아닌 ‘우리’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를 지시할 땐 상사 개인이 지시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보다 조직, 회사 차원으로 주어를 바꾸어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가 이걸 그렇게 하라고 한 건…” “내가 이 일을 지시한 목적은”이라는 표현 대신, “우리가 이걸 해냈을 땐…” “이번 일에서 우리 팀의 목적은…”이라 표현한다. 부하직원이 자신은 상사의 목표를 달성해주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자신이 그냥 보조자에 그친다면 이 직원은 잘 해도 그만 못 해도 그만인 방관자에 머물 뿐이다. 하지만 상사가 ‘우리’로 묶어주면 부하직원은 자기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포지션을 바꾼다.

# 제안하기
무엇이든 “이렇게 하게!” “이게 좋겠어. 그러게 해”라는 식의 지시나 명령조의 말은 좋지 않다. “이 방법은 어떨까?”로 바꿔보자. 4,50대 상사라면 좀 간지럽고 시쳇말로 ‘손발 오그라드는’ 어투일 수 있겠지만 자꾸 해보면 다른 말들도 한결 부드럽게 할 수 있다. 내 생각만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젊은 부하들 생각이 더 반짝반짝하고 인정하는 마음이면 충분히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다. 내 생각이나 부하직원의 생각이 모두 가치 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시작이다.

# 선택권 주기
상사의 융통성은 부하직원이 어떤 경우든 선택할 여지를 주는 것이다. “자네 말을 듣고 보니 A방법과 B방법, 두 가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넨 어떤 게 좋겠나?” 한 가지 방법만 말하면 하기 싫어도 억지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지만, A방법, B방법에 가능하면 C방법까지 준다면 부하직원들은 자신이 가장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자발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내 아이디어라고 해도 부하직원의 생각을 덧입히면 부하직원은  ‘내 일’처럼 느끼게 된다. 그 가운데 부하직원은 즐거운 선택을 하게 되고 이후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 있을지 모른다.

***** 조용히 부하의 마음을 여는 법
# 스타일 따라잡기
상사는 팀원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자신이 행동할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냥 저 친구는 ‘사람 좋다’ ‘착하다’ ‘까다롭다’ 같은 단편적이고 두루뭉술한 느낌 말고, 일하는 스타일이나 자세, 동작, 얼굴표정, 말투 같은 것을 잘 관찰해서 각각 팀원의 내면을 파악하는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겉으로 폭발하기까지 얼마나 참는 스타일인지, 가장 집중력 있게 일하는 시간이 어느 때인지, 무엇인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사람인지, 그런 자료를 가지고 있다면 개별적인 소통이 더 원활해진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스타일에 맞추어 나가다가도 일을 하다보면 늘 좋은 말만 하면서 지낼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끝까지 일단 팀원을 존중하는 마음이 버리면 안 된다. 상사의 목표는 하나다. 팀원을 격려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다. 단순히 상대를 혼내주겠다는 생각만으로 화를 내면 자신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된다. 비판과 칭찬은 모두 애정 어린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참견 아닌 공감하기
누군가 내 사정을 이해하고 함께 아파해준다는 것은 굉장한 위로인 동시에 힘이다. 힘이 나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상사는 실무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데리고 일하는 사람인만큼 부하직원의 개인적 사정을 헤아리는 일은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남의 사생활에 대한 참견’이 아니라 상사의 중요한 업무이다. 드러내 아는 척하지 않아도 상사는 부하들의 개인적 아픔이나 어려움 같은 사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말은 되도록 아껴두었다가 아주 필요할 때 개인적으로 이해해주고 함께 아파해주며 어려운 사정을 배려해주는 태도는 어떤 부하직원이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그 어려움이 지나면 더 열정적으로 일할 것이다.

# 묻고 적고 배우기
상사를 비롯한 기성세대는 가르치려고만 하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없다.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신세대가 가진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선 확실히 배우자.  배우지도 않으면서 어렵다고 불평하면 젊은 세대는 오래된 경험만 ‘우려먹으며’ 새로운 변화에 대해선 외면하는 윗사람을 뒤에서 비웃는다. 금방 익히기 어렵다면 젊은 직원이 알려주는 걸 받아 적는 일도 민망해하면 안 된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 잘못한 것을 깨끗이 인정하는 것, 아는 한도에서 솔직해지는 것 이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중요한 열쇠다.
 
***** 신세대의 열정을 타오르게 하는 법
신세대 인재들을 회사의 다음세대 주축으로 키워가려면 중간관리자 상사들은 좀 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신세대의 사고방식, 일하는 스타일, 가치관은 상사의 시대와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그들의 열정을 끄집어낼 방법을 찾아보자.

# 파트너 되어주기
신세대가 게으르고 의욕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상사가 많을 수 있지만 그들에게 제대로 동기 부여를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세대를 나와 조직의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평등하게 내 옆에 세울 때 그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먼저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뚜렷하게 구분 짓고 억누르고 닦달하려는 태도를 버린다. 근무시간에 얼마나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일했느냐, 퇴근은 몇 시에 했고 어제는 야근을 했는지, 주말에 특근을 했는지 같은 시간적 공간적 기준으로 평가해선 효과가 적다. 물론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일이 많고 또 그들도 그런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퇴근할 때 눈치를 주거나 불필요하게 야근을 시키는 등 관행의 근무시간을 준수하도록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는 상사의 리더십을 버려야 할 때다.

# 조목조목 말해주기
신세대 직원들은 능력 있는 상사의 조건으로 피드백을 잘해주는 상사를 꼽는다. 무조건 화내고 비난하는 것은 피드백이 아니다. 그리고 알아서 하겠거니 놔두는 것도 피드백이 아니다. 차라리 신세대는 직설적인 피드백을 원한다고 한다. 잘했으면 뭘 어떻게 얼마나 잘했는지, 못했으면 뭘 어떻게 못했는지 조목조목 일러주어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좀 더 명료하게 정리해주는 상사가 좋다고 한다. 상사의 피드백을 듣고 돌아서 나오면서 “저 분은 성질은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업무적으로는 확실해”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성공이다.

# 이름 불러주기
2,30대 젊은 세대는 부모님의 지원을 든든히 받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자기애와 자부심이 강하다. 그래서 그들의 자발성을 일깨우고 그것으로 인한 열정이 살아나게 하려면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상사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별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일이다. 스타벅스의 전 CEO인 짐 도널드는 매일 아침 지역의 매니저 5명과 직원 3명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적인 안부를 묻거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묻는다거나, 그 직원의 개인적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살짝 언급하며 용기나 힘을 주는 한 마디의 멘트는 젊은 세대에게 특별한 존재로 대접받았다는 소중한 경험을 준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 이 칼럼은 <삼성엔지니어링> 웹진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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