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어떻게 면담할 것인가?
어떻게 면담할 것인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기업의 평가자 교육 또는 면담 방법을 강의하면서 답답함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기업은 1년에 1번 성과평가를 실시한다. 요즘과 같은 변화의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1번의 평가체계를 가져가고 중간에 목표 조정을 하지 않는다면, 연말 또는 연초에 설정한 목표는 의미가 없게 된다. 그렇다고 정기적 시기를 정해 직원을 면담하여 역량과 성과를 점검하고 개별 맞춤형 육성을 해주는 조직장도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직원들은 근무하면 할수록 정체될 뿐 성장하지 못한다는 생각, 이곳에서는 퍼 주기만 한다는 생각,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재미는 어느 순간 사라진다. 기회가 있으면 다른 직장이나 직무를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이 곳을 다닌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조직장이 면담만 잘해도 이런 생각은 많이 사라지며 보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조직 특히 조직장에 대한 애정이 강화된다.

(상황 1) 내년 2월 반드시 승진해야 하는 고참 차장

이차장은 팀의 가장 고참이지만, 업무 수행 역량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회사는 차장에서 부장이 되지 못하면 절대 관리자가 될 수 없는 직위체계를 가지고 있고 통상 8년 안에 승진하지 못하면 퇴직까지 차장으로 근무해야만 한다. 이차장은 내년이 8년 차이다.

중간 평가 기간이 되어 김팀장은 팀원들의 업적과 역량을 살피니 이차장은 중간 수준이었다. 인사팀에 알아보니 이번에 이차장이 S등급을 받으면 내년 부장 승진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평가 군의 최과장은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팀의 중요한 업무를 혼자 담당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팀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승부욕과 승진에 대한 욕심도 강하다. 당신이 김팀장이라면 중간평가 면담 시, 이차장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 것이며, 조직장으로서 무엇을 잘못했는가?

(상황 2) 뛰어난 업적을 창출한 2명의 과장

연말 평가를 앞둔 김팀장의 심정은 복잡하다. 10명의 팀원 중에 2명의 과장이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했으나, 회사는 철저한 상대평가제도를 가져가기 때문에 1명밖에 S등급을 줄 수 없다. 만약 1명이 다른 팀에 있었다면 무조건 S등급인 상황에서 A등급을 받게 될 과장에게 조직장인 당신은 어떻게 면담하겠는가?

면담 시, 유의사항

1. 면담 전에 반드시 직원의 상반기 기간 내 주요 업무내용과 실적을 정리함.
2. 직원의 업무 특성, 성격 등을 고려하여 면담 내용을 미리 메모함.
3. 직원과의 의견 차이가 예상되는 부분은 충분한 답변을 준비함.
4. 직원의 입장과 기분을 이해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대화를 시작함.
5. 직원을 진정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상사의 마음과 자세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함.
6. 직원의 견해를 먼저 경청하며, 평가자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음.
7. 상사는 문제를 제기하고 직원은 해결책 또는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함.
8. 흥분하거나 감정적이면 안되고, 직원의 의견이 타당할 경우, 이를 솔직히 받아들임.
9. 설교나 비난은 피하며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서는 안됨.
10. 면담내용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함.
11. 평가자로서 말이나 생각은 반드시 사실에 입각해야 함.

면담의 원칙이 있는가?

위의 면담 유의사항처럼, 면담을 어떻게 준비하고 유의하라는 많은 자료들이 있다. 사실 면담할 때 이러한 유의사항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직장이 노력을 해도 면담을 좋아하는 직원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연말 평가 면담과 같은 경우, 직원들은 다 정해 놓고 설득하려고 하는 형식적인 자리라고도 생각한다.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직원과의 면담에서 얻고자 하는 바와 역량과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은 무의미하게 된다. 면담에 대한 조직장과 직원 간의 원칙이 없기 때문에 발생되는 현상이다. 조직장은 자신의 면담에 대한 원칙을 정해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원칙을 강조하여 하나의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1년에 단 한번 평가면담을 하고 면담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직장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면담의 원칙으로는 최소한 월1회는 정기적으로 면담한다. 면담은 조직장이 아닌 정해진 일정 기간 내에 직원이 신청한다. 월 성과와 역량실적과 계획을 가지고 면담한다. 면담 시 최초 5분은 직원이 이야기하고 면담 시간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이 외의 면담 원칙을 정해 구성원에게 공유하여 실천하게 하면 보다 유의미한 면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처음2~3번은 형식적으로 될 수 있겠지만,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한다면 20분 안에 마무리되는 면담은 가장 좋은 학습이 된다.

조직장으로서 면담 원칙은 어떤 상황이 임박하여 면담하기 보다는 직원의 이슈를 충분히 파악하여 사전에 조치해야 한다. 상황1의 경우, 조직장은 중간평가 시기에 면담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를 놓친 것이다. 목표 설정 시, 높은 목표와 대인관계를 높일 수 있도록 면담을 했어야 한다. 개인을 보지 말고 전체를 봐야 한다. 아무리 상대평가를 한다고 해도 핵심 조직이며 역량 수준이 높은 직원들만 모여 있는 부서라면 예외적으로 절대평가를 하는 부서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의 평가제도는 미워해도 조직장은 존경하게 면담을 이끌어야 한다. 상황2와 같은 경우, 나머지 한 명을 위해 조직장이 인사부서와 상사 나아가 CEO를 만나 공적을 강조하고 S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