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화 칼럼]  다시 <1인 기업가>다!
 필자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하는 일이 있다. 바로 40-50 세대를 위한 ‘커리어 패스 시스템(Career Path System)’을 구축해주는 일이다.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이유는 강의장이나 일상에서 만난 이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는 것을 알면서 부터다. 그들에게 조언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하나는 “직장을 다닌다고 직업이 생기는 게 아니다” 또 하나는 “회사는 월급을 주지만 꿈은 주지 않는다”


   이런 화두를 던지는 건 막연히 살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젠 귀에 익숙한 아니 지겨운 ‘호모 헌드레드 100세 인생’, ‘초 고령화 사회’, ‘4차 산업혁명’ 등은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라서 그렇다. 이제 와서 이것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내 인생을 보내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필자가 처방하는 게 있다면 그 건 바로 1인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인 기업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아는 말이다. 다만 너무 익숙해서 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누구나 1인 기업가는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왜 “다시 1인 기업가다!”  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무엇보다  1인 기업가는 자본이 들지 않는다. 자신이 일터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풀어서 한 분야의 경지에 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 쏟아져 나오는 은퇴자들이 고민하는 게 하나 있다. 퇴직과 동시에 자금줄이 끊긴다는 것이다. 은행 거래가 끊기는 게 아니다. 퇴직금을 아내가 꼭 틀어쥐고 있어 이들이 가용할 수 있는 건 오직 카드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얼마 전 은퇴한 후배 이야기다.

  “선배님! 제가 제대(?)를 하고 나서 알았습니다.”

 “뭔데…”

 “2천 만 원입니다.”

“아니  2천 만 원이라니…”

“이번에 같이 은퇴한 동기들은  2천 만 원 정도 딴 주머니를 차고 있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퇴직을 제대로 준비한 이들은 옷을 벗자마자  ‘자금줄’이  막힐 줄 알고 미리 딴 주머니를 만들었다는 게다. 이런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사실 그 후배는 딴 주머니가 없어 현금 한 푼도 못 쓰고 오직 카드만 쓴다. 왜 그럴까?  카드사용 내역을 보면 후배 동선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것만 관리(?) 하면 만사 OK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일터에서 나온 이들은 미래를 위한 준비나 투자 같은 건 엄두도 못 낸다. 아내가 결제를 안 해주기 때문이다. 남의 이야기지만 씁쓸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자금줄이 막힌 이들에게 <1인 기업가>라는  생존 처방전을 주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투자나 자본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조건이 있다면 회사를 다닐 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나와서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물론 아무나  1인 기업가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치밀한 계획과 준비 없이는 이것 역시 남의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남만큼’ 해서는 안 되고 ‘남보다’ 더 해야 하는 건 당연지사다. 남들이 주말에 골프장을 찾을 때 별 다방(?)을 찾아야 하고 남들이 주중에 술집을 전전할 때 책방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지인 중에  L부장이 있다.  그 이는 대기업 HRD 담당 부장이다. 그 이가 최근에 HRD 관련 책을 두 권이나 연달아 출간했다. 그 이는 사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회사 블로그는 물론 일간지에도 소개 되는 등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 이는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나오지 못하고 고졸 신분으로 이 회사에 입사해서 ‘남만큼’ 일을 하지 않고 ‘남보다’ 더 일을 했다. 그의 성실함은 상사의 관심을 사기엔 충분했다. 이런 성실함이 그를 사내 최초 고졸 부장으로 만들었다.

  그에게 비결을 물은 적이 있다.

  “L부장님!  혹시 자기계발을 하는 데 비결이 있나요?”

  “사실 새벽 4시 반에 기상해서 약 1시간 동안 신문 다섯 가지를 숙독합니다. 그리고 출근해서 아침을 먹고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합니다. 또 매일 점심시간을 20분 정도를 내서 영화를 봅니다. 하루 20분이면 1주일에 한 편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고 느낀 점 등을 블로그에 포스팅하기도 하고요.”

  이 이야기를 듣고 자못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속력>이 얼마나 큰 성과를 내는지 말이다.  지속이 주는  힘이다.  그는 최근에 대학원에 입학해서 커리어 개발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주변에서 그를 좋아하고 후배들에겐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간단하게 말을 하자면  이런 준비를 하는 이들이 <1인 기업가>의 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이름 석 자를 상품으로 팔면서 살아간다고 보면 된다. 이들이 이렇게 준비를 하는 건 ‘온실의 법칙’과 ‘정글의 법칙’이 다르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마  40-50 직장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바로 ‘출구전략’일 것이다.  그런데 그 ‘출구전략’은 출구에 있지 않고 ‘통로전략’에 있다. 여기서 ‘통로’는 회사에 있는 기간을 말한다. 즉 회사에 있을 때 원 트랙만 가지 말고 시간을 쪼개서 2-3 트랙을 달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자면 놀이(?)와 유흥이 삶의 우선순위로 자리할 리가 만무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살면 인생이 재미없지 않나요?”  하면서 반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생은 선택의 결과다. 이 선택 역시 당신의 ‘몫’이다. 그 <몫>은 잘 되면 생존으로 가는 길 <목>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칫 풍덩 빠질 수 있는 <못>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목>과 <못>은  받침 한 자 차이다.

  인생은 심은 대로 거두기 마련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심지도 않고 거두길 바라는 일이 많다.  심지어 심은 것보다 더 거두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다. 인생은 심은 대로 그것도 제대로 심은 만큼만 거둔다.  지금 조직에 있다면 안주하지 말고 <1인 기업가>로 눈을 돌려보길 바란다.

 대개 사람들은 남들이 간 길을 보고  “저거! 나도 하면 할 수 있어” 하면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사 뭐든지 <저거!>는 <거저!> 오는 법은 없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내화2190725(cr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