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여자의 마음을 읽는 법!
< 프롤로그>
남녀 간의 소통이, 다른 행성에 사는 외계인과의 소통만큼 어렵다는 것을 재미있게 알려준 소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는 남녀가 서로의 생각과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따뜻한 관심과 배려로 소통한다면 훌륭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다양한 갈등과 불행은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의 부족에서 시작된다. 영화 (왓 위민 원트, What women want, 2000)에서 다양한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해소 방법을 배워 볼 수 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여자의 마음을 읽는 법!
< 영화 줄거리 요약>
<매드맥스(Mad Max), 1979>, <리썰 웨폰(Lethal weapon), 1987> 등 마초 영화의 대명사였던 ‘멜 깁슨’이 멜로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영화는 실제로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소비시장이 남성 중심에서 10대 후반~30대 중반의 여성들에 의해 좌우되는 변화의 시기를 배경으로 제작되어 마케팅적 관점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닉 마샬(멜 깁슨 분)’은 남성용품들의 광고에 전통적으로 선정적인 마케팅기법으로 승승장구하던 광고 기획자로 명성과 돈, 어느 하나 남 부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닉에게 어느 날 믿을 수 없는 시련이 닥쳐온다. 바로 승진의 기회를 경쟁사 직원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그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 ‘달시 맥과이어(혤렌 헌트 분)’에게 말이다. 닉과 달시는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를 경계한다. 닉에게 달시는 엄청난 잔소리로 남자를 달달 볶는 마녀일 뿐이며, 달시는 닉이 구닥다리 사고방식을 가진 극우 남성우월주의자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달시는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여성들을 위한 제품 광고를 기획할 팀을 꾸리고, 이에 밀릴 수 없는 닉은 여자를 이해하기 위해 자신이 ‘여자가 되어 보기’로 결심한다. 달시가 숙제로 던져준 여성용품들의 체험을 위해, 여자들처럼 코팩을 붙이고, 수분 함유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하고, 스타킹을 신기 위해 파스로 다리에 난 털을 고통스럽게 제거하기도 한다. 닉이 조만간 자신이 여자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최고의 광고 기획을 할 수 있으리라는 도취감에 빠지는 순간, 욕실 바닥에 넘어지면서 헤어드라이어 감전 사고로 정신을 잃고 만다. 다음 날 아침, 어제의 사고로 여느 때보다 늦게 출근하게 된 닉은 이상한 환청에 시달리게 된다. 주위 여자들은 분명 입을 다물고 있는데, 닉에게는 그녀들의 속마음이 다 들리는 것이다. 어리둥절한 닉은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고, 상담 의사는 닉에게 일생의 전환을 맞게 될 중대한 말을 해준다. ”당신은 화성에서 온 남자가 금성의 말을 알아듣게 된거다. 이제 당신은 세상을 가진 남자이다!”. 닉은 이 특별하고 위험천만한 능력을 회사에서 활용하게 되고, 경쟁자 달시의 모든 아이디어를 미리 읽어내서 자신의 광고 컨셉에 선제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상사로부터 다시 인정을 받게 되고, 급기야 닉의 이런 능력을 꿈에도 모르는 달시는 그의 조작된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고 만다. 그러던 중 닉도 달시의 능력과 순수한 마음에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사장은 달시로 부터 도용한 닉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스카웃했던 달시를 전격 해고하기로 결정하게 되고, 이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닉은 그동안의 사실을 모두 밝히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게 되어 마침내 달시의 사랑을 얻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여자의 마음을 읽는 법!
< 관전 포인트>
A. 닉의 3가지 주요 소통(관계) 노력 에피소드는?
영화구성은 닉이 “세상의 모든 여성의 마음을 듣게 된 후, 사랑과 성공에 눈을 뜨게 되는 3가지 에피소드로 전개되는데 :@달시와의 일을 통한 사랑의 관계 @”에린”이라는 서류 분류 작업하는 여직원을 케어하게 되는 관계 @딸 ‘알렉스’의 연애 및 아버지로서의 관계로 구성된다.
B. 자신의 경쟁자였던 달시의 실력을 진정으로 인정하게 된 계기는?
[나이키는 여성용 스포츠웨어의 출시를 앞둔 상태에서 적합한 광고회사를 찾게 되는데 달시는 자신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특별한 광고 카피를 만들어 내게 된다]         @ 달리기 전 거울 앞에 서보지 않듯이, 당신이 어떤 조깅복을 입었든 길은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섹시한 복장으론 뛰기 불편하겠죠. 길은 당신이 립스틱을 했는지 몇살인지 신경 안 씁니다. 당신이 남자보다 더 번다고 고민할 필요도 없고 원하면 언제든 길을 찾습니다. 데이트한 지 하루가 지났던 몇 시간이 지났든 상관이 없죠. 길이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당신이 이따금 찾아와 준다는 것! 나이키는 게임이 아니라 스포츠입니다. No games, just sports!)                                                                                                   @ 이 광고 카피는 달시가 전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잘나가자 직장동료였던 전 남편이 경쟁심과 질투심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갈등이 생겼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된 아픈 경험을 통해, 남성과 비교되지 않는 여성만의 당당함을 강조하는 카피로 마침내 광고주 나이키의 계약을 얻어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닉은 달시의 진정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게 되고, 인간적으로도 사랑에 빠지게 된다.
C. 이혼의 과정에서 멀어졌던 사춘기 딸과의 관계 개선의 계기는?
이혼 후 평소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닉은 딸이 뭘 원하는지를 초능력(?)을 통해 알고 나서부터는 딸이 댄스파티에 입고 갈 옷을 같이 사러 가 주기도 하면서 관계개선에 적극적인 노력을 시작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딸이 댄스파티에서 남자들에게, 너무 순진해서 재미없다고 조롱거리가 된 후 화장실에서 혼자 엉엉 우는 딸에게 “알렉스! 네가 믿거나 말거나 여자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단다. 그건 보기보다 쉽지 않아, 그렇지만 넌 너 혼자 힘으로 일어선 거야. 어쨌든 너를 그런 식으로 대하고 너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놈은 사귈 가치가 없어!”라고 하자 딸은 아빠의 사랑을 깨닫고 “그래요. 아빠, 시간이 아깝죠. 맞아요, 알아요”라고 화답하게 되고, 그때 닉은 “얘야 오늘 밤 너 참 아름다워 보이는구나!”라고 따뜻하게 안아 주면서 딸이 한 사람의 성숙한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갈등이 해소되게 된다.
D.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왔지만, 서류분류 작업만 하던 여직원이 자신의 카피라이터의 꿈을 이루지 못해 좌절하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생각을 우연히 읽은 닉이 이를 막게 되는 계기는?
닉은 평소 의기소침하게 서류 정리하던 여직원이 어느 날 무단결근을 하게 되자, 걱정되어 직접 여직원의 집으로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여직원에게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임을 일깨워주고 다시 한번 카피라이터로 성장할 기회를 주자, 그 여직원은 “이 지구상에도 저런 생명체가 존재하는구나”라고 용기를 내게 된다.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두어서 어떤 관계를 형성한 의미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한 여인, 아니 한 사람을 구할 수 있고, 살맛 나게 하는 것은 작은 관심으로도 가능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무심코 던진 한마디의 따뜻한 관심의 말이 상대방의 인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음에, 지금 바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격려와 동기부여가 담긴 따뜻한 한마디의 말을 건네보자.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여자의 마음을 읽는 법!
< 에필로그>
”늦은 밤 닉은 달시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옳은 일을 하는데 늦은 것 없어!(It’s never too late to do the right thing)라고 외치며 달시의 아파트로 찾아가게 되고,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구하자, 달시는 “내가 무슨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라 하겠어요?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구원을 필요로 하는데도 그를 그냥 내 집 밖으로 걸어 나가게 한다면요!”라고 용기 있는 용서와 함께 뜨거운 사랑의 포옹을 하게 된다. 이렇듯 진정한 인간관계는 한 사람의 생각에 달린 것이 아니라, 서로가 마음을 연 대화를 통해 성숙하고 발전하여 결국 행복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늘 화성과 금성의 공통 언어인 감미로운 음악을 같이 들으면서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 보는 소통과 교감의 시간을 만들어 보자!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