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시 라오스를 찾았다. 작년 말에 일이 있어서 잠깐 들린 이후에 8개월 만이었다. 2007년 루앙프라방에 국립대학설립 프로젝트 완료이후로는 거의 1년 반만의 방문이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루앙프라방의 수파노봉 대학교 내에 ‘생명과학연구센터’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였다. 이를테면 후속지원인 셈이다. 루앙프라방은 초대 대통령인 ‘수파노봉’의 100주년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기간이어서 유력인사들의 방문으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방을 구하기는 쉽지않을 정도였다.

라오스는 국가발전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전계획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특히 초중등교육보다는 직업교육훈련 및 고등교육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기존에는 두 가지 업무를 교육부의 한 부서에서 담당했으나, 최근에 직업교육기술국과 고등교육국으로 분리하여 각각 담당하고 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수도인 비엔티엔에 국립대학이 하나 밖에 없었으나, 2002년에 남부의 팍세 주에 참파삭대학교를, 2003년에 북부의 루앙프라방 주에 수파노봉대를 각각 설립하여 운영해왔으나, 시설은 형편이 없었고, 2005년에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수파노봉대학이 새로운 캠퍼스와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었고, 2009년에 아시아 개발은행(ADB)의 지원으로 참파삭대학에 대한 지원(빌딩신축, 장비제공 및 연수 등) 및 나머지 두 개의 대학에 대한 지원(교직원 연수 등)을 할 예정에 있다. 이른바 ‘고등교육강화 프로젝트(Strengthening Higher Educaiton Project)’이다(이에 대해 나중에 후술하겠다).

라오스의 경우, 이른바 tertiary education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국립대학만 해도 세 개에 불과하고,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훈련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2008년의 경우 고졸자 약 45,000여 명 정도이나 이들의 진학은 20,000명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그래서 각 지방에 적어도 한개의 직업교육훈련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며, 국립대학설립을 확대할 예정이며, 올해 중부의 경제도시인 사바나켓에 국립대학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 연구센터 설립을 위해 주요 기관을 방문했는데, 과학기술분야는 매우 열악하였다. 물론 라오스 정부에서도 계획은 가지고 있으나, 예산이나 인력 등의 부족으로 인하여 계획만 있고, 시도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었다. 라오스 국립대를 방문해서 연구분야활동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이제 겨우 자체 저널을 발간(2008년)하고 있었다. 국가과학기술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임학분야에서나마 약간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라오스의 경우 생물다양성이 많은 다섯개 국가 중의 하나일 정도로 신품종의 발견이 간간히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농생물 분야의 연구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따라서, 이번에 시도되는 대학 내 연구센터 설립은 적어도 라오스 내에서는 매우 긴요한 것이었고, 내용과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과의 과학기술협력의 주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였다. 단순한 센터 설립이 아니라 인적교류도 활성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었다.이미 수파노봉대에서는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본 타당성 조사팀과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했다. 품종개량과 새로운 종의 발견 등의 분야는 지금이라도 당장할 수 있는 분야이며, 신물질 개발이나 신약개발 등도 추진할 수 있는 연구 분야의 하나였다. 농업분야에 대한 외국의 지원은 있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상태였다. 인력양성 및 활용에 대한 부분이 취약하고, 시설 부족으로 인한 한계인 탓이다.

라오스의 경우 한반도의 3분의 2나 되는 면적에 인구는 560만에 불과한 곳으로, 대대적인 개발보다는 보존을 통한 발전이 필요한 국가이다. 비엔티엔에서는 ‘2009 World Conference for Eco-tourism’를 개최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의 과학기술협력이 매우 필요한 곳이며, 개도국이 그렇듯이 분야에 따라서 성과도 상대적으로 매우 높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국가발전의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탄소배출뿐만 아니라, 신품종 발견및 개발을 통한 수익창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