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내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당신 이름에 먹칠을 하는 책을 내서는 안된다. 빨리 내려는 욕심에 책이 망가지고 당신의 명예에 오점이 될 수도 있다. 책 쓰기는 당신이 최선을 하지 않는 이상 오히려 성급하게 내지 않는 것이 최고다. 쉽게 쓰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제대로 책을 써라.
[윤영돈 칼럼] 당신을 살리는 책쓰기 유의사항 7가지





1. 뒤죽박죽인 원고는 누구도 읽고 싶지 않다.


음식을 만드는데도 수준이 있고, 맛도 각기 다르다. 음식을 현장에서 만드는 사람과 음식을 공부하는 사람은 다르다. 책 쓰기도 논문 쓰기와 같다고 할 수 없다. 책 쓰기가 논문 쓰기와 비슷한 면은 논리적인 접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사하지만 분명 다르다. 일기 쓰기와 책 쓰기도 다르다. 책을 쓴다고 가지고 온 예비 저자들의 원고를 볼 때마다 놀라는 것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뒤죽박죽인 원고가 많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에서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으며, 글은 자신의 관점에 맞는 이야기를 작성하면 된다. 하나의 컨셉이 없는 책은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 책이란 하나의 컨셉이 존재한다. one book, one concept


2. 당신의 이야기가 어떤 형식을 갖추느냐가 결국 승패를 좌우한다.  


교과서, 참고서, 교재,  소설, 비소설, 시집, 자서전, 에세이, 논픽션, 인문, 자기 계발서, 경제경영서, 실용서, 아동서, 전집, 시리즈물, 만화, 등 내가 쓰려는 책이 어떤 종류인지 우선 알아야 형식을 알 수 있고 형식을 알아야 내용을 쓸 수 있다. 무조건 내용을 막 써놓으면 형식에 맞춰서 쓰려면 진짜 고생하게 된다. 당신의 이야기가 어떤 형식을 갖추느냐가 결국 승패를 좌우한다.


3. 당신의 글을 읽는 독자를 연구해서 읽기 쉽게 써라. 


내 요리가 누구 앞에 놓이는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책 쓰기를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꽤 있다. 책을 읽기 쉽게 쓴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독자에게 책을 읽기 쉽게 쓰는 저자는 더욱더 어렵다는 이야기다. 초고를 독자 입장에서 다시 퇴고하지 않으면 결코 쉽게 읽히는 글을 쓸 수 없다.


4. 무작정 베껴 쓰지 말고, 꼼꼼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글을 써라. 


책 쓰기를 가르칠 때, 수집된 자료를 무작정 베껴쓰기를 해서는 안된다. 베껴쓰기는 결국 자신의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그 자료에 고착되어서 결국 맛없는 음식을 독자에게 내놓는 꼴이 될 것이다. 저자에게 손쉬운 방법이 독자에게는 최악이 되는 것이다. 오히려 꼼꼼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글을 써야 한다. 자료→ 정보→ 지식


5. 남의 글 인용만 함부로 하지 말고, 적절한 글을 내 안에서 찾아라. 


바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취사선택해 지식을 소화시켜서 내 것이 되어야 내 글이 다른 사람이 읽을 때 이해하기 쉬운 글이 된다. 문맥을 따지지 않고 책에서 한 줄 가지고 왔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독자는 이미 ‘글맛’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구글링으로 쓴 글은 지양해야한다.


6.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내가 경험한 이야기라고 무조건 좋은 책이 되지 않는다. 자칫, 적절한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은 소재를 쓸 경우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서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좋은 경험이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것은 오직 좋은 경험을 글로 여러 번 써서 표현해보는 수밖에 없다. 글은 오직 글로써 배울 수밖에 없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7. 철 지난 ‘데이터’를 지우고 살아 있는 글을 써라. 


철 지난 ‘데이터북’이 되지 않으려면 정보를 긁어모으는 것보다 최신 정보를 소화해서 글로 써보는 것이다. 살아 있는 글은 살아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다. ‘내 까짓게?’라는 내 안의 소리가 들릴 때 글을 쓰며 잠재우라. 한 걸음 옮겨가며 마음속 동요를 줄여라. 어떤 노하우가 있거든 그때마다 글로 정리해두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 노하우를 타인에게 공유한다면 더욱 좋은 피드백을 받게 되는 지름길이다. 독자에게 좋은 책을 쓰는 당신이 되길 응원한다.


윤영돈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