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하늘이 열린 개천절과 태극기 그리고 단군신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된 국경일 개천절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이 하늘을 열고 내려온
하늘 신이기 때문에 이같은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

단군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정작 물어보면 설명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글로벌 매너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매너다.
그래서 오늘은 단군신화 이야기를 상기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땅, 한반도에 아직 나라가 세워지지 않은 먼 옛날,
사람들은 부족끼리 모여 살았다.
하늘 신인 환인의 아들, 환웅은 늘 인간 세상에 내려가
사람들을 다스리고 싶어 했다.
아들의 마음을 꿰뚫은 환인이 인간 세상을 굽어보더니 환웅을 불러 말했다.
“저 아래로 내려가 모든 사람들이 이롭도록 인간 세상을 다스리거라.”

환웅이 태백산의 신단수에 내려왔다는 이야기

환웅은 아버지가 준 천부인을 가지고 3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의 신단수에 내려왔다.
천부인은 청동 검, 청동 거울, 청동 방울로,
환인이 자신을 대신해서 환웅을 내려보냈음을 증명하는 물건들이다.
환웅과 함께 내려온 비 신과 바람 신, 구름 신은
사람들이 농사짓고 살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다른 여러 신들은 선과 악, 병 등 사람들이 겪는
360여 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을 다스렸다.

그러던 어느 날, 가까이에 살고 있던 곰과 호랑이가 환웅을 찾아왔다.
“환웅님, 저희는 꼭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희 소원 좀 들어주세요.”
그러자 환웅이 신령한 쑥과 마늘을 주며 말했다.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이 쑥과 마늘만 먹는다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곰과 호랑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동굴에 들어갔다.

동굴 안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삼칠일을 견딘 웅녀

결국 호랑이는 견디다 못해 동굴을 뛰쳐나가 버렸다
하지만 삼칠일(21일)을 잘 버틴 곰은 결국 여자가 되었고,
‘웅녀’라고 불렸다.
웅녀가 아기를 가지고 싶어 하자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변해 웅녀와 혼인했고,
웅녀는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이 바로 ‘단군왕검’이다.
단군은 무럭무럭 자라 우리 민족 최초의 나라인 고조선을 세웠다.
그리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을 기본 정신으로 삼아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렸다고 한다.

이 단군 신화를 보면 우리 민족은 처음 나라를 세우고
제도를 만들 때부터 인간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단군이 나라를 연 첫날인 10월 3일을 개천절로 정해
지금까지도 ‘홍익인간’ 정신을 기리고 있다.

당시 사회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단군신화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호랑이를 숭배하는 부족을 이긴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환웅이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내용은
고조선이 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농사에서는 기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와 관련된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단군 신화는 단순히 꾸며진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생겨날 당시의
여러 가지 사회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이야기다.

단군이 세운 나라의 이름은 원래 ‘조선’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성계가 세운 ‘조선’이라는 나라와 구별하기 위해
더 오래된 조선이라는 뜻으로 ‘고(古)조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다시 한번 되새기는 태극기의 의미와 건곰감리

우리나라는 개천절을 포함해서 5대 국경일이 있다.
삼일절과 제헌절, 광복절과 한글날 그리고 개천절이다.
개천절에는 깃봉과 깃의 사이를 떼지 않고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

외국친구들이 우리나라 태극기를 보면 거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참 아름답다.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다.

태극기의 형태는 큰 하얀 바탕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이루어져 있다.
태극기의 바탕이 되는 흰색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백의민족의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하며
우주 만물은 음양의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자연의 섭리를 나타낸 것이다.
네 모서리에 위치한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되는 모습을
음양) 조합을 기반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각각 건괘(乾卦)는 하늘을, 곤괘(坤卦)는 땅,
감괘(坎卦)는 물,이괘(離卦)는 불을 상징한다.


태극기 게양 법칙

태극기는 개천절처럼 경축일 및 평일에는 깃대의 맨 위쪽에 달아야 하고
조의를 표하는 날(현충일, 국가장 기간)에는
깃대 끝 부분에서 국기 길이만큼 한 칸 띄어서 달아야 한다.
주택은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게양하고
건물 주변에는 전면 지상 중앙 또는 왼쪽에 단다.
옥상이나 차양시설 위 또는 주 벽면 중앙에 게양한다.

태극기 게양 인증샷

학창시절 역사를 배울 때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단순히 암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국민들의 의식이 깨어있어야 나라가 강해질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역사를 잊은자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명언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셨던 단재 신채호선생의 말씀이다.

하늘이 열리는 날인 10월 3일 개천절에는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보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한 가지라고 한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깨우는 일이라고 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
그들을 깨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 자신을 먼저 깨우는 것이라는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 자신부터 개천절의 뜻을 기리고
나 자신부터 태극기를 게양해보자.
그러다보면 주변의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깨어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