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역] 헤드헌팅업의 사업성 예측
(110-22) 남북교역 : 헤드헌터 사업성



남한 사람이 북한에서 사업을 하고, 북한 사람이 남한에서 사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사업 분야를 잘 알고 남북한을 같이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한동안은 북한 사람이 남한에 와서 사업하기보다는 남한 사람이 북한으로 올라가서 사업하려고 하는 경우가 월등하게 많을 것이다. 그럼 사람 수요도 북한 사람 수요가 더 많아지겠다.

남북경협을 하려고 하는 남한 사업가에게 북한 사람을 추천해주는 비즈니스를 하면 승산 있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할 때 여러 명의 재벌 총수들도 같이 갔고, 이들의 표정을 보면 다 괜찮다는 듯했다. 여건만 허락하면 분명 상당히 많은 건수의 사업들이 이루어진다. 아마 베트남으로 갈 투자의 상당 부분이 북한으로 갈 것이다. 그럴 때 필요로 하는 사람을 분류해보자.

1) 북한 주민들의 직업 생태계를 잘 아는 사람

2) 해당 사업 분야의 경영과 노동당을 잘 아는 사람

3) 해당 분야에서 숙련된 기술이 있는 사람

4) 해당 분야의 숙련/단순 노동자를 추천할 수 있는 사람

5) 해당 분야에 대하여 잘 몰라도 교육하면 곧 적응할 수 있는 사람

북한에는 저런 리스트가 작성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 있어도 많지 않을 것이다. 워낙 비밀로 하는 게 많고, 워낙 자주 숙청당하거나 정치 교화소로 보내는 일이 흔하니까. 혹시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정치 교화소에 있는 인재들을 다시 불러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건상 정치 교화소에 있는 사람들이 지식수준이 높을 수도 있다. 건강하게 다시 일할 수 있다면.

북한에서 헤드헌팅을 하려면 노동당이나 보위부와 연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무래도 인적자원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관이니까.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을 탐문해서 미리 북한의 인재 목록을 만들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이 목록은 국정원이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탈북자들을 하나원에서 교육하면서 북한의 인맥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곳이 국정원이다. 그럼 국정원의 북한 담당을 미리 스카웃해야 할 듯하다. 빅데이터 수집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와 협업해서 탈북민들을 만나 생각나는 이름과 인적 사항을 가능한 한 많이 모은 다음, 이를 종합 분석하는 방법도 있다. 미리 북한 전문 헤드헌팅 회사를 남한에 차려놓고 지금부터 모으면서, 북한이 개방되는 즉시 평양, 평성, 개성, 신의주, 김책시 등과 같은 주요 도시에 헤드헌팅 자회사나 사무소를 차려놓고, 자천/타천을 받는 것도 좋겠다. 북한 전역에 자기의 재능과 경력을 헤드헌팅사에 제출하면 이를 근거로 필요로 하는 남한의 사업가들에게 제공하고, 취업되면 수수료를 받는다. 이때의 수수료는 개인과 노동당도 같이 협상해야 할 수도 있다. 북한도 고등학교까지는 무료 의무교육이니 적당한 선의 중간 등급의 노동자까지는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고급 노동자/과학자/경영자를 구하려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의욕은 있었을지 몰라도 환경이 바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천 소개서를 제출한 사람의 평가도 쉽지는 않겠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거나, 초라한 외모에 남한 헤드헌터가 저평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에서 헤드헌팅을 하려면 남한에서 상당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 출신 헤드헌터를 양성하고, 기회가 되었을 때 같이 북한 사무소로 보내거나, 그걸 싫어하면 남한에서 같이 데이터 분석하는 일을 맡겨야 한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