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많은 개발자가 블록체인 개발과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합니다.
샤딩이 어쩌고 세그윗이 어쩌고 하면서 암호학에서나 회자되는 witness도 이야기합니다.

마치 의사가 전문 용어를 써가며 환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를 하듯, 일부 개발자들은 자신의 지식수준을 뽐내며 블록체인 세계를 환상적으로 표현합니다.

오페라가 종합 예술이듯 블록체인은 IT 기술의 융합 분야입니다.

AI와 초고속 네크웍,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암호학과 각종 하드웨어의 성능까지 복합적으로 반영하여 개발해야 하는 융합 소프트웨어 분야라고 봅니다.

그렇기에 블록체인에 쓰이는 일부 전문 용어가 블록체인의 전부인양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블록체인에는 기존의 IT 분야와 다른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필자는 솔직히 전문 개발자 출신은 아닙니다.

하지만 30년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밥을 먹고 살면서 한 때 수십 명의 박사급 개발자와 함께 아주 다양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해본 경험은 블록체인에 대한 기술적 구현이나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필자가 현재의 IT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완전히 탈 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의 Main-Net과 Application이 탄생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비트코인과 같이 단순히 암호화폐를 구현하고 거래하는 플랫폼은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되고 있으며, 이미 10년 동안 안전하게 가동되고 있는 비트코인만 보더라도 단순 화폐의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개발과 실용화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존하는 각종 App 서비스가 가미된 이른바 백 오피스가 존재하는 어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적용을 탈 중앙화된 방식의 서비스로 구현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블록체인상에서 연결된 다양한 노드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의 비약적인 발전이 더해질 때까지는 완벽하게 탈중앙화된 dApp 서비스의 구현이 어렵다고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인류가 컴퓨터를 개발한 이래 현재까지의 모든 어플리케이션은 중앙화된 시스템 중심으로 구동되고 서비스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대용량, 그리고 빠른 처리속도 그리고 무한정의 빅데이타를 보유한 중앙 서버 시스템에서 외부의 모든 접근 소스를 분석하여 분당 처리속도가 백만 건이 넘는 빠른 속도로 분산처리합니다.

이렇게 처리된 결과물을 전 세계의 디바이스에 순식간에 전송 반영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기에 1초에 수십만 건까지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중앙화된 시스템에서 처리하던 엄청난 기능을 처리 용량이 부족한 낮은 사양의 노드, 그것도 성능조차 일정하지 않은 노드에 올려놓고 실시간으로 처리하여 원하는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것은 아무리 천재 비탈릭 부테린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쉽지 않은 작업일 것 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적 배경으로 볼 때 블록체인 개발에 요구되는 여러 기술적 요소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네트웍 관련 각종 트래픽 분산 처리 기술이라고 봅니다.

블록체인은 글자 그대로 분산된 데이터베이스(블록)의 연결입니다.

이렇게 연결된 데이터 블록들이 암호학과 만나 해싱을 통해 산출된 64개의 글자로 구현된 해시값으로 재탄생되어 불가역적으로 수정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과거에 무한 복제되던 디지털 신호에 자산 가치를 부여한 것이 비트코인이며 블록체인입니다.

따라서 블록체인 생태계의 개발에 가장 적합한 기술을 지닌 IT 인력을 꼽는다면 네트워크 개발 경력자와 네트워크 관리 경험자,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전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저는 순수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블록체인 개발자 모임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는 젊은 그들의 도전에 커다란 박수를 보내며 적극 성원하지만, 그들이 그 어떤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들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과 개발 후 실제로 상용화 시킬 때까지 수없이 나타나는 버그와 사용자들의 이해할 수 없는 접근 방식까지 수용하여 고치고 안정화 해 나가야하는 기나긴 시행착오를 겪어본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서비스의 실질적인 구현과 이론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블록체인 산업에서 뛰고 있는 아마추어들은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용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해본 경험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이미 공개된 각종 오픈 소스를 분석하고 연구했다는 수준으로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었다면 그들이 실용적인 블록체인 메인넷이나 dApp을 개발해서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까지 겪어야 할 수많은 시행착오가 눈에 선하게 보입니다.

모르긴 해도 그들은 반드시 기존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해야만 생태계 구축을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투자자라면 그런 젊은이들에게 투자하기보다는 오랜 개발 경험을 가진 기존 업체들이 개발하는 블록체인 서비스가 더욱 시장에 접근하기 쉽다는데 한 표를 던지고 거기에 투자할 것입니다.

이울러 필자가 알기에 현재 수많은 대기업들 혹은 대기업 관련 개발 회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제공 솔루션을 개발 완료하여 이미 상용화 서비스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개발한 것은 대부분 Private 블록체인입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형태의 메인넷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최근에 국내 최초로 메인-넷을 개발한 카이스트 최우수 기업인 ‘데이터 젠’의 등장을 우리나라 블록체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위대한 기업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능은 작지만 잘 가동되는 Main-Net과 상용화된 dApp 서비스의 등장으로 이제는 더 이상 이론에 불과한 개발 계획서, 즉 백서를 내세워 ICO하는 관행이 사라질것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실제 개발 완료되어 가동되는 생태계를 보여주면서 ICO 혹은 IEO를 해야만 투자자들이 움직이는 시기가 도래하였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기술을 이야기하면서 돌이켜 보면, 역사적으로 기술이 시장을 이긴 경우가 없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기술은 잘 준비된 비즈니스 모델과 만났을 때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며 기술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좋은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블록체인 생태계도 메인넷이 아닌 킬러 dApp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며, 블록체인 기반의 세계적인 위대한 기업이나 생태계가 탄생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제는 암호화폐 투자자가 아닌 블록체인 서비스 사용 고객이 중요한 시기가 코앞에 다가 왔습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