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미국 국익 위주로 세계 각국을 몰아붙이며 미국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보호무역을 앞세운 무역전쟁까지 일으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방, 적국 구별 없이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고, 타국의 부를 빼앗는데 광분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이 단순히 그의 성격이나 재선을 노린 노림수로 보기에는 여러 부분에서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다 그 원인이 있습니다.

물론 트럼프의 돌출 행동이나 이해하기 힘든 정책의 이면에도 당연히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1944년 미국 브레튼우즈에서 세계 44개국이 모여 체결한 브레튼우즈 협정에 의해 달러는 공식적으로 글로벌 기축통화가 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축통화를 움켜쥔 미국은 시뇨리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오랜 기간 풍요로운 삶을 이어 왔습니다.

당시 미국 달러는 금본위제도 화폐로써 금을 담보로 발행된 신뢰할 수 있는 화폐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의 실패에 따른 막대한 전비 사용으로 달러의 유통량이 급격히 증가하자 달러 가치에 의혹을 품은 유럽국가들이 연이어 금과 달러를 바꿔가면서 미국의 금 보유량이 바닥을 보이자 급기야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금본위제의 폐지를 선언하고 변동 환율제를 도입했습니다.

그 후 ‘키신저밀약’으로 알려진 OPEC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미 국무장관인 키신저와의 담판으로 전 세계 석유 수출입 거래의 유일한 화폐로 달러가 지정되면서, 어찌 보면 달러는 석유 본위 화폐가 되었고,

미국은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마다 중동에서 위기를 고조시켜 달러 강세를 유도하면서 석유 가격을 주무르고 기축통화의 위상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 후 1998년 소련의 모라토리엄으로 그 유명한 LTCM(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 사건이 터졌으며, 화들짝 놀란 미 재무부는 신속하게 40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풀어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금융위기의 확산을 초기에 막았습니다.

그러나 LTCM 사건은 미국의 기업들에 대마불사의 원칙을 각인시켜준 아주 나쁜 사례로 기억되면서 미 월가는 점점 탐욕스러운 파생상품을 마구 찍어 내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후유증으로 정확하게 10년 후 2008년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되었고, 금융 산업의 붕괴와 달러의 기축통화 상실 위기가 닥쳐 왔습니다.

이후 해결사로 투입된 ‘헬리콥터 벤’이라 불린 FRB 의장 벤 버냉키는 3조 달러가 넘는(미 연준 자료) 달러를 마구 찍어 금융 시스템의 연쇄 붕괴를 막아냅니다.

이때 풀어낸 3조 달러는 M2(광의통화)를 감안하면 최소 24조 달러 이상의 어마어마한 규모로써 이렇게 풀린 자금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곳곳에서 버블을 키워 왔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부동산 버블 현상이나 증시의 과열 현상(금융위기 직후 2009년 초 다우지수는 7,000선이었으나 현재 25,000을 넘어 거의 4배 가까이 오름)은 이러한 유동성의 과잉에 따른 버블이라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여러번 금융위기를 겪었습니다.

건국 초기 독립전쟁으로 전비가 부족하자 연방정부는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냈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화폐가치의 폭락과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했으며 민간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는 수십종류가 넘었습니다.

오랫동안 미국은 국책 은행의 설립과 폐지등을 거치며 수차례 금융위기도 경험하면서 결국 JP모건이 주도하는 현재의 FRB(연방준비이사회)라는 민간 연방 은행을 구성하게 됩니다.

이후 FRB는 100년 가까이 달러의 발행과 관리를 책임지면서 현재의 세계 금융 산업의 기조를 만들어 옵니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여러 번 금융 시스템의 붕괴 과정을 경험한 미국이 비교적 최근인 1998년과 2008년, 10년 주기로 이어진 아찔한 금융 산업 붕괴 직전의 아슬아슬한 사태를 겪으면서 한층 위기의식이 높아진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실물 경기가 안정되기 시작하자마자 풀려나간 달러의 회수를 위한 강력한 금리 인상 정책을 펴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미정부는 막무가내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을 앞 세워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전쟁까지 감행하면서 미국 경제의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들은 만약에 한 번만 더 미국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 될 경우,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잃는 것은 물론 국가 부도 사태 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사력을 다해 풀려나간 달러의 회수에 목을 매고 있다고 보입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로부터 10년이 되는 올해는 이른바 10년 주기 위기설과 맞물려 미국인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풀려나간 달러의 회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심각한 국가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갖춘 트럼프의 당선은 이미 잘 짜여진 각본이라고 보여지며, 최근 트럼프의 모든 정책과 행동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차단과 기축통화의 지위 유지를 위한 저들의 치밀한 정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은 자신들의 방만한 달러 사용으로 야기되는 유동성 위기를 전 세계로 분산 처리 하는 전위 부대장으로 예측불허의 트럼프를 앞세워 보호 무역 전쟁까지 전선을 확대 시키며 자신들의 위기를 전 세계에 전가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들의 계획대로 트럼프 정부가 이를 무사히 달성할 경우,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트럼프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시작한 무역전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자칫 미국 금융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질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단순히 미국의 어려움을 넘어 전 세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혹독한 경제 공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반면에 이러한 위기 상황이 도래 할 경우,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어쩌면 새로운 암호화폐 기반의 기축통화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물론 전 세계가 하나로 단일화된 경제 블록의 형성과 새로운 국제 질서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조금은  앞선 상상을 해봅니다.

필자의 이런 생각이 과연 상상만으로 끝날지 머잖은 미래가 매우 궁금합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