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업무가 바뀌었을 때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글로벌 기업 모 임원과 코칭세션 과정 중 있었던 일이다. 그의 업무가 바뀌었다. 핵심 업무이긴 하지만 비교적 소규모 조직을 운영했었다. 그때는 산하에 팀 단위 조직이 7개였다. 그런데 영업본부를 맡게 됐다. 산하에 임원이 7명이나 되고 팀 단위가 40개인 대규모 조직이다. “어떻게 대 조직을 운영하면 좋을까요?” “영업조직 특성상 CEO가 판매량, 매출액 등 숫자에 민감하여 다소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하지만 돌파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의 고민이다.


  그는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꺼냈다.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의 총탄을 맞아 전사하였다는 것은 전쟁의 최 일선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영업의 최 일선에서 뛰겠습니다.”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성웅 이순신 장군은 1598년 12월 일본과 7년 전쟁을 종식시킨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한국 영화사상 1,700만 명 이상이 관람하여 관객 1위를 기록한 <명량>도 이순신 장군 이야기다. 명량해전에 앞서 “전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는 숙연하게 한다.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하면서 필자가 질문을 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의 상황과 지금 영업본부의 현실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그리고 “영업의 최 일선에서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면 산하 임원이 자발성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제가 최 일선에서 뛰는 것과 임원들이 최 일선에서 뛰게 하는 것 간의 균형이 요구되네요. 임원들의 자발성을 갖게 하는데도 신경을 쓰겠습니다.”라고 했다.

  누구든지 새로운 업무를 맡았을 때 초기에 반드시 해야 할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자신이 이루고자 할 목표를 명확히 선언하는 것이다. 코칭 시 그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그룹 본사에서 신임 영업본부장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국 사장은 무엇을 바라고 있나요? ▪영업본부 임직원들은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해 정리하여 연말, 3년 후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보겠다고 했다. 그 모습을 명확히 하여 선언하도록 요청했다.

  둘째, 산하 조직과 인원의 재편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조직이 클수록 더욱 필요하다. 조직의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구성원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바둑에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교훈이 있다. 내부 정비를 먼저하고 그다음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조직 내 강약점을 분석하고 내부역량을 모아야 한다. 관련된 부서 간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협업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구성원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사기(Morale)를 북돋아야 한다.

  셋째, 조직 전체 차원에서 우선순위에 의한 시간 관리를 해야 한다. 당면 과제뿐만 아니라 전체 목표를 함께 봐야 한다. 하그로브 박사가 <First 100일 리더십 전략>에서 강조한 경영자의 시간 관리 4등분을 참고할 만하다. 그것은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 일상 업무, 경영진 팀 구성원 역할, 재충전을 균형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영자와 리더는 하루를 네 등분으로 나누어 스스로 다음 질문을 하고 실천해야 한다.

  즉  ▪당신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를 실현하는 데 있어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하라. ▪당신의 일상 업무 중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하라. ▪오늘 다른 경영진을 도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하라. ▪당신의 개인적 회복을 위해 오늘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하라.

  넷째, 목표 달성, 즉 성과 측정 지표에 대한 구성원과의 공유다. 특히 영업 부분은 숫자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피터 드러커 교훈을 새길 필요가 있다. 그는 경영자를 포함한 지식 근로자에게는 목표달성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공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목표달성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숫자로 된 직접적인 결과 산출 ▪우리 조직의 존재 이유인 가치를 창출하고 재확인 ▪내일의 조직을 운영할 인재육성 3가지가 성과라는 것이다.

  새로운 조직을 맡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망설여지거나 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하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객관화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사내외 코치와 대화함으로써 자신이 하려고 하는 방향성과 추진력을 성찰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무엇이든지  힘들 땐   <같이> 하면 <가치>를  낼 수 있다.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