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CO 시장은 작년의 투자 열풍이 사라지고 신중한 투자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버블이 꺼지면서 나타난 분위기입니다.

버블이 꺼지고 수영장의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을 하고 있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이제 준비가 된 기업과  실력없이 말만 앞선 발가벗은 기업의 민낯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2017년 6월, 국내 최초로 보스코인이 ICO 시작한 이래 우후죽순 수많은 알트코인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하여 많게는 수백억 이상, 적게는 백억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리고 1년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 ICO 시장 참여자들은 준비가 안 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거부하며 냉랭한 시선으로 시장을 바라만 볼 뿐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습니다.

대다수 기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투자했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거래조차 잘 안 되는 알트코인만 잔뜩 들고 있는 실정이며, 투자금은 1/10 토막이 난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버블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으며, 이제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 체계적이며 잘 짜여진 팀웍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뒷받침 되는 알짜 블록체인 기업, 더 나아가 상장 일정까지 잘 짜여져 투자금의 회수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준비된 암호화폐만 골라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ICO를 시작한 모 기업의 CEO는 대규모 밋업에 나가서 이러한 ICO 시장의 변화를 몸소 체험했습니다.

나름대로 준비도 많이 했고, 비즈니스 모델도 좋았으며, 현장 발표도 괜찮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객석을 가득 채우고 열렬히 호응해주던 천여 명에 달하는 관심 투자자, 그리고 지인들의 투자를 기대했지만 ICO는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행사 당일 객석을 가득 메웠던 나이 지긋한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에 무지했으며,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ICO 투자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있으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ICO 행사장에는 일반인들의 예상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대거 참석합니다.

이는 최근 새롭게 백서를 작성하고 ICO에 돌입하는 쟁쟁한 교수진들로 구성된 D사의 출범식에도 확인된 바와 같이 백발이 성성한 투자자들로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필자가 볼 때도 암호화폐 투자가 젊은이들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착각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석자들의 연령대는 높았으며, 이들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시장의 반응과 흐름은 일반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몇 달 전 ICO 실패를 경험했던 모 기업의 CEO는 사전에 마케팅을 충분히 해놓고 시작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하는 마케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마케팅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마케팅입니다.

이렇게 마케팅의 대상과 방향, 전략은 시시각각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ICO와 대비되는, 정식으로 기업이 주식을 공개하고 자금을 모으는 IPO는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일정한 규칙과 참여 기업에 대한 기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거래소 상장기업에 대한 기준, 즉 외형, 수익률 기업의 펀더멘탈등 일정한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IPO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물론 코스닥 상장 기업에 대한 기준, 더 나아가 VC들이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 투자의 기준 역시 어느 정도 일정한 판단 기준과 투자의 틀이 짜여져 있습니다.

반면에 역사가 짧고 기존의 투자 패턴과 전혀 다른 암호화폐 ICO 시장은 현재까지 일정한 기준이나 정해진 틀이 없으며 하루가 다르게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화의 방향과 변화로 시장에 정형화된 기본 틀을 제공할 수 없기에 외부에서 피상적으로 바라보아서는 절대로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내부의 변화는 빠릅니다.

직접 시장에 참여하고 수없이 많이 열리는 밋업에 참여하면서 투자자 한명 한명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투자자의 관심의 방향의 흐름을 제대로 캐치하고 따라잡아야 ICO에 성공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직무유기를 한다고 할 정도로 이 시장을 방치하고 제대로 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기에 투자자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고도 판단됩니다.

결국, S 그룹과 같이 말도 안 되는 보물선 이야기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건전한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스캠에 가까운 코인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현재까지의 우리나라의 ICO 시장은 버블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산업의 방향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명제는 변함이 없으며, 이는 지난 1999년과 2000년대 초반에 불어 닥친 인터넷 버블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현재 블록체인 ICO 시장 저변에 깔린 많은 문제점은 인터넷 버블을 한참 뛰어넘고도 남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많다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겪고 넘어야 할 산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빨리 블록체인 산업과 ICO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기준을 밝혀 선량한 투자자와 선량한 사업가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냉정하게 바라볼 때, 지금 상태에서는 건전한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조차 지난 몇 개월 전의 기준으로 준비해서는 ICO를 통한 자금 조달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자칫 ICO 시장이 여기에서 붕괴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모든 신기술은 반드시 버블의 산을 넘어야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제대로 된 기업이 나타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버블은 반드시 겪고 넘어야 할 필수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버블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버블을 넘어야 버블로 흘러들어온 투자금을 바탕으로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새로운 산업의 기틀이 잡힌 것을 역사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ICO는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빛의 속도로 투자 방법과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참고로 ‘ICO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제목으로 한국 블록체인 협회가 개최하는 좌담회가 30일 월요일 오후 5시 여의도에서 개최됩니다. 반드시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기업의 대표이사만이 참석 가능하며 참가 신청은 ims57@daum.net으로 신청 가능합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