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팔로어십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모 임원이 코칭세션에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제가 볼 때 꽤 똑똑한 젊은 직원인데 일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승진을 예상했지만 탈락하자 저에게 항의하는 거예요. 평소 업무 성과를 내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한편 “우리 회사는 정년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50대 후반인 직원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고 묻는다. 그는 본인만큼 일하고 성과를 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리더와 팔로워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리더십이 발휘되려면 구성원의 팔로어십이 있어야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팔로워십은 추종자 정신으로 어떤 개인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맡은 역할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팔로어는 직위에 따라 정해진다. 상대적으로 권한, 권력, 영향력이 상급자에 비해 적은 하급자이다. 때로는 팔로어는 공식적으로 조직의 위계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는 대부분 리더이면서 동시에 팔로어다. 한편 우리 거의 모두는 처음에는 팔로어로 시작한다. 장자크 루소는 “이끄는 법을 배우려면 먼저 따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버라 켈러먼은 모든 팔로어를 행동, 참여도 등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5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즉 ▪무관심자 ▪방관자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 다. 이들 특징과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 캘리먼은 팔로워가 리더만큼 모든 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직 내에서 누가 리더이고 팔로워인지 항상 명확하지 않다고도 했다. 우리는 누군가의 상사이면서 누군가의 부하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켈리 주장이다. 그는 조직 성공에 리더가 기여하는 바는 10%-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90%는 팔로어가 결정한다고 한다. 이런 가정 하에 팔로어십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팔로어십 유형을 사고와 행동 측면에서 나누어 5가지 유형을 만들었다. 즉 독립적, 비판적 사고와 적극적 행동의 모범형 팔로어, 독립적 비판적사고와 수동적 행동의 소외형 팔로어, 의존적, 무비판적 사고와 적극적 행동의 순응형 리더, 의존적 무비판적 사고와 수동적 행동의 수동형 팔로워 그리고 가운데 지점의 실용주의형 팔로어가 그것이다.

  팔로어십과 관련된 필자 생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리더는 팔로어와 함께 가야 한다.

 먼저 팔로어십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팔로워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아이라 셀러프는 팔로어를 이렇게 정의했다. “팔로워란 리더가 본인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든든한 조력자이자 제어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모든 팔로워가 리더를 조력하고 제어하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켈러먼과 켈리 등의 유형분석이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리더는 팔로어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셀러프는 용기있는 팔로어십 5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책임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섬길 수 있는 용기▪도전할 수 있는 용기▪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용기▪도덕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 진정한 리더란 이러한 5가지 용기를 지닌 팔로어들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팔로어들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 조직의 지속 성장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리더를 과대평가하고 팔로워를 과소평가한다. 그러나 팔로어를 과소 평가하는 것은 잘못됐다. 켈리도 “팔로어를 리더의 하수인 정도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능동적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하여 모범형 팔로어가 될 수 있도록 리더가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때 리더는 효율적이고 윤리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팔로워들은 저항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성해야 할 조직목표를 팔로어들과 함께하고 그 과정에서 그들이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리더가 도와줘야 한다. 리더는 팔로어십을 존중하고 그들의 주체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리더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전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