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오르내리듯 ICO에 엄청난 돈이 몰리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2억명 가까운 사용자를 보유한 텔레그램은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이른바 적격 투자자들에게서 순식간에 모집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한 프로젝트의 ICO는 100억, 200억을 손쉽게 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모집한 자금이 온전히 개발비등 생태계 구축과 사업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ICO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금액에서 이것 빼고 저것 빼고 실제로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실질 자금은 모집했다고 하는 금액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애기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먼저 대다수의 ICO 기업들은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즉,  ICO 이전에 상당한 비용이 여기 저기로 새어 나갑니다.  특히 마케팅 대행사를 활용할 경우, 적게는 3%(텔레그램과 같이 유명한 기업이 여기에 해당)에서 많게는 15% 이상(일반적인 기업)의 마케팅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여기에 홍보 대행사에게 지급되는 비용과 값비싼 호텔에서 진행되는 각종 밋업 행사에 지출되는 금액, 그리고 부풀대로 부풀어진 개발자 스카우트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조달되었다고 하는 금액보다 적어도 20% 이상의 비용이 낭비되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 골드러시 시대의 금 캐는 사람보다 청바지 파는 사람이 더 수지를 봤다는 얘기와 겹쳐 보이며, 이보다 더 무서운 요람에서 무덤까지 따라다니는 세금이라는 강적에 대한 진지한 검토는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ICO는 대부분 암호화폐로 투자를 받으며, 이 암호화폐는 아직 지불능력이 법정화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결국, 암호화폐는 거래소를 통해 법정화폐로 환전해서 직원 급여등 개발비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대다수 세계 각국의 정부 입장은 ICO로 획득한 자금을 일종의 소프트웨어의 판매 수익으로 보아 암호화폐 매각에 따른 차익을 수익으로 간주,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매긴다는 정책을 표명하고 있으며,  더나아가 이를 소급 입법하여 적용하려는 움직임까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결국 ICO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은 물론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의 상당부분을 사전에 세금 납무용으로 공제하여 남겨 놓지 않을 경우, 후일 세금 부과 시 ICO 관련 회사와 경영진들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세금을 포함한 모든 경비를 감안해 볼 때 ICO로 조달한 금액, 특히 해외에서 ICO로 조달했을 경우는, 전체 ICO의 40% 정도가 없어지고 실제로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됩니다.

더구나 아직 사업의 경험이 일천하여 어려움을 겪어 보지 못한 많은 초보 경영자들은 암호화폐 붐에 편승하여 손쉽게 조달된 ICO 금액을 마치 자신의 실력이고 대단한 실적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허상에 사로 잡혀 허세가 잔뜩 들어간 경영자들이 철저한 사업 계획 없이 수백억에 달하는 엄청난 자금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다는 얘기도 여기 저기서 확인됩니다.

그래서 내일 모레로 다가온 지방 선거가 끝나고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지침이 정해질 것으로 에상되는데,

어영 부영 일정 시간이 지나다 개발 등에서 한 두번 실수를 할 경우, 많은 기업이 세금을 내려해도 낼 돈이 없어 첵임있는 경영자는 자칫 체납자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됩니다.

더구나 해외에서 ICO를 했다고 해당 국가의 납세 의무를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아마도 인터폴에 수배되어 외국으로 압송되어 국내보다 더 심한 고초를 겪을 수도 있다고 예상되며, 그 어느 나라에도 살기 힘든 국제 고아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세금은 무덤까지 따라 갑니다.

절대로 감면이나 면피가 안되고 오리발도 안 통하는 무서운 추적자입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니며 손에 쥐었다고 모두 내 것이 아닙니다.

미리미리 대비해 놓고 정직하게 경영하고 철저하게 사업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신근영 한경닷컴 컬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