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이 가장 무서운가?”

“마누라죠. 그 서슬퍼런 눈빛과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바가지엔 당해낼 수가 없죠.”

“저는 신용카드가 더 무섭습니다. 나중에 청구되는 걸 생각하지 않고 지금 필요한건 구입하게 만들거든요.”

“다른 사람의 눈입니다. 사람들은 서로 감시하고 평가하길 좋아하죠. 내 모습이 남들에 의해 평가되기 때문에 늘 자신을 숨기게 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말이 나올때 마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수긍의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가장 많은 공감을 자아낸 말은 다른 말이었다.

“저는 오로지 ‘한 가지 밖에’ 아는 것이 없는 전문가들이 가장 무섭더군요.”.

그리고 머리 속에 떠 오른 한가지 말…

‘이 세상에 가장 무서운 사람은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다’



‘오직 이것뿐’, ‘오직 한가지’라는 다른 것은 닫아버린 경직된 사고는 자신의 삶도 편협하고 협소하게 하지만,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분통이 터지게 하고, 고집불통이며 앞뒤가 꽉 막혀 안 통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유연성을 가지고 수용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배운 사람이다. 외골수들은 오직 한가지만을 보고 배운 사람들은 그것이 확신을 넘어 신념으로 굳어지면서 다른 이견(異見)이나 생각은 무조건 배척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한 분야에서만 전문가인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다.



“사고를 멈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 가지 분야의 책만 읽고 한 가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만 대화하는 것이다.”

– 존 로크



정신적 사춘기를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아는게 많다고 생각한다. 깊이와 상관없는 앎은 깨달음과는 다른데도 불구하고 조금의 일면식만 있으면 안다고 말한다. 좀 더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귀찮게만 생각하고, 뭐하러 시간을 낭비하면서 이렇게까지 말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좋은 책은 나이와 경험에 맞춰 재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곱씹어 볼수록 제 맛을 찾는다. 글자는 변하지 않았지만 생각과 관점이 변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얕지만 많이 알려고 하고, 나이든 사람들은 깊게 알려고 한다. 그래서 어른들일 수록 어렵고 난해한 ‘지식’에 공감하기 보다 기본적이지만 변하지 않는 ‘지혜’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얕아도 많이 알게 되면 지식의 화학적 결합으로 다른 것을 깨우치게 되기도 하고 깊이를 경험할 수도 한다. 그런데 그건 많이 알아야 한다. 세상엔 한가지 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당신이 계속해서 한가지만 고집한다면 사람들은 결국 그 사람과 더 이상의 대화를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관점을 달리하던지, 수용성을 키우던지, 유연하게 받아들이던지, 다양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하라. 오늘과 같은 나를 고집하지 말고 달라진 나를 경험하고 싶다면 우선 외고집을 버려라.